“미 행정부, 북한 문제 우선순위 더 떨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기자회견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와 대응이 미국의 최대 국내적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선 국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카니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를 비상사태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당연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음식점, 여행업계, 도소매상 등 각계 대표와 간담회를 여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대외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를 둘러싸고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중국의 일부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이 바이러스의 발원지가 미국이라는 근거없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지칭하며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도 연일 코로나와 관련한 중국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은폐가 전 세계에 두 달 동안 피해를 입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대외적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깊어가면서 그렇잖아도 대선 국면에서 낮아진 북한 문제의 우선순위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VOA에,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대응과 국제유가 폭락, 주식시장 폭락 등으로 궁지에 몰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really think this president is right now very embattled with the is-sue of corona disease but especially from his advantage point the issue of oil market and stock market collapse I don’t think you can expect much from the President on this…”

따라서 북한은 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고, 행정부 고위 관리들도 북한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선거 국면에서 불필요한 뉴스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폼페오 국무장관의 최근 2019 연례 인권보고서 발표는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폼페오 장관은 인권 유린 국가의 사례로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를 구체적으로 꼽았지만 북한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을 대표적인 인권 유린 국가로 공개리에 지적해왔던 것과는 분명 달라진 양상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최근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상기시키는 원론적인 수준의 논평 외에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것도 두드러진 변화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북한 문제에서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따라서 앞으로도 공개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짐 쇼프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입니다.

[녹취: 쇼프 연구원] “And I think Trump is very focused on the election this year. There's not a whole bit, there's not much confidence in the White House right now, that they can have success with North Korea.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선거에 집중하고 있고, 백악관은 북한과의 대화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오는 11월 대선 때까지는 북한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리두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카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