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구호단체들은 `신종 코로나’ 방역을 위해 외부 지원을 받지 않기로 한 북한 당국의 조치로 인해 주민들의 인도주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식량과 보건의료 분야가 특히 문제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 대니얼 워츠 국장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북한의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에 따른 외부 지원 불허 결정이 유지될 경우 북한 주민의 고통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It’s certainly possible that they will have significant negative impact of increased food production this year.”
워츠 국장은 2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달부터 추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코로나 여파와 잇따른 자연재해 피해가 북한의 식량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대북 인도주의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워츠 국장은 이번 자연재해로 많은 북한 주민이 집을 잃거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난 7월부터 한층 강화된 코로나 방역 조치로 북한 당국이 피해 복구와 관련한 외부 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That being said, there’s still going to be a large number of North Koreans who are homeless or whose livelihoods are going to suffer tremendously by these natural disasters.
북한에 농업기술을 지원하는 미국친우봉사회는 해마다 이 무렵에는 북한 내 협동농장에 농업 관련 물품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루이스 담당관] “The fall shipment of agricultural supplies AFSC normally sends to partner DPRK farms in September provides materials needed for winter greenhouse cultivation (plastic sheeting, galvanized pipe, steel springs) and to prepare for spring planting (pumps to repair irrigations systems, fertilizer and plastic trays for rice seedlings). Greenhouse vegetables are a critical source of nutrition for farm families in winter, and farmers need essential supplies for a good start to the spring planting season.”
린다 루이스 미국친우봉사회 중국-북한사업단 대표는 21일 VOA에, 9월에는 협력농장에 겨울철 온실 재배에 필요한 비닐 자재와 아연 파이프, 스틸 스프링 등을 보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비료와 벼 종자를 위한 플라스틱 모판 등 봄철 모내기 작업을 위한 물품도 북한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온실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겨울철에 농장 가족들이 영양을 섭취하는데 상당히 중요하고, 농부들도 다음해 봄 농사를 잘 시작하기 위해 필수 물자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데 현재 이런 지원이 모두 중단됐다고, 루이스 대표는 밝혔습니다.
20년 가까이 북한에서 결핵 퇴치사업을 펼쳐 온 단체는 VOA에, 전례 없이 장기화 하는 대북사업 중단으로 북한 주민들의 보건 상황에 대한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 대표는 평소 9월과 10월 사이 방북해 결핵환자를 치료하고 약품을 전달하며, 의료 시설을 점검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결핵 퇴치 사업 단체] “Life of people in DPRK will become even more difficult. Gains made over previous years to lower rates of malnutrition, improve disease control, enhance local food security, etc. are likely to be reversed.”
그러면서, 북한이 코로나 방역 조치를 국가의 최우선 정책으로 삼고 외부 지원을 허용하지 않는 배경은 이해하지만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민들의 영양실조율을 줄이고 질병을 통제하는 한편 지역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등 지난 수 년간 개선돼 온 (인도적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지원단체들의 최근 몇 년간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북한의 의료 지원 요청에 따라 지난 4월 방북할 계획이었던 재미한인의사협회 박기범 국장도 올해는 모든 일정을 보류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는 매년 2~3차례 북한에서 의료사업을 펼쳐 왔으며, 박 국장은 2007년부터 20여 차례 방북해 현지 의료진과 함께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을 집도해 왔습니다.
협회는 북한 의료진과 의료 지식을 공유하는 활동도 지속해 왔습니다.
한편 미국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대북 구호단체들에 복수 방문이 가능한 여권을 발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적극적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