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미군 철수 완료에 "역사적 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가운데) 탈레반 대변인이 31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완전 철수한 가운데 탈레반이 수도 카불 공항을 장악하고 승리를 자축했습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31일 공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역사적인 날이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우리는 강대국으로부터 나라를 해방한 이 순간이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가 야간투시경으로 촬영한 사진에는 마지막 미군 병사가 카불에서 군용기에 탑승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AP' 통신은 탈레반 대원들이 미군 군용기가 공항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둠 속에서 축포를 쏘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어제 아프간 철수 완료를 발표하면서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전으로 불린 아프간전에서는 약 2천500명의 미군과 24만 명의 아프간인이 사망했으며, 약 2조 달러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한때 탈레반을 권력에서 몰아내고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아프간을 미국 공격을 위한 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막았지만, 이후 탈레반이 이전보다 더 많은 영토를 장악하면서 상황은 막을 내렸습니다.

한편 수많은 아프간인들이 정권을 재장악한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탈출했습니다.

지난 2주 동안 미국과 동맹국의 대규모 공수 작전으로 12만 3천 명 이상이 아프간에서 대피했습니다.

하지만 전쟁 중 서방국가들을 도운 수 만 명의 아프간인이 아직 현지에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