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는 정황이 담긴 위성사진이 공개됐습니다. 1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최근 영변 내 다른 움직임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 센터’는 최근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곳에서 확장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위성사진은 ‘맥사테크놀로지’가 지난 8월3일과 9월1일, 14일에 촬영한 것으로, 이들 사진들은 이 일대의 움직임과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공장으로 알려진 건물은 알파벳 ‘U’자 형태로 가운데 부분이 비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8월3일까지만 해도 이 빈 부분은 나무가 심어져 있고 잔디가 깔린 공터였지만 9월1일엔 나무 등이 제거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어 9월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빈 공간의 바깥쪽 부분에 외벽이 생기면서 양쪽의 건물들과 연결돼 있었고, 비어 있던 공간에는 건축자재 등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만약 14일 상태를 기준으로 지붕이 연결되면 가운데 움푹 패인 부분만큼 건물 크기가 더 커지게 됩니다.
이 단체는 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해당 공간이 약 1천m²라며, 이는 1천 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1천 개의 원심분리기는 이 시설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양을 25% 늘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 마틴 비확산 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북한이 초대형 핵탄두 생산을 추진할 것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이 건물에서 확장 공사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당초 이 건물은 2012년까지만 해도 남쪽에 위치한 긴 직사각형 건물 1개 동과 이 건물의 약 절반 크기의 건물 2개가 북쪽에 각각 떨어져 있는 형태였지만, 2013년 남쪽 건물과 북쪽 건물들 사이에 큰 지붕이 세워지는 형태로 확장됐습니다.
이번에 확장되는 곳은 북쪽의 2개 건물 사이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고농축 우라늄 개발을 시인했으며, 2010년 지크프리드 헤커 미 스탠포드 교수에게 우라늄 농축 공장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움직임이 포착된 우라늄 농축 공장이 헤커 교수가 방문한 시설과 같은 곳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북한 핵 시설을 감시해 온 민간 전문가들은 이 시설을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 지목해 왔습니다.
최근 북한의 영변 핵 시설에선 우라늄 농축 공장과 관련된 움직임 외에도 다양한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북 핵 관련 연례 총회 보고서에서 영변 핵 시설 내 5MW(메가와트) 원자로에서 지난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한 가동 정황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보고서에는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약 5개월 동안 5MW 원자로 근처에 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정황도 담겼습니다.
이와 더불어 그로시 사무총장은 13일 IAEA 정기 이사회 개막에 맞춰 공개한 성명에선 최근 영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에서 냉각장치를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움직임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