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후미오 후보가 고노 다로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왕조 시대에 제정됐던 헌법을 당분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군 수뇌부는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아프간 철군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 아이티의 총선거가 다시 연기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일본으로 가봅니다.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29일 총재 선거를 치렀는데요. 결선 투표 결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을 누르고 제27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됐습니다.
진행자) 결선 투표 결과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결선 투표는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표 382표와 47개 광역자치단체 지부가 각 1표씩 행사해 총 429표로 결정하는데요. 이날 유효표 427표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이 257표를 얻었고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은 170표를 얻는 데 그쳤습니다.
진행자) 대다수 관측대로 결선 투표까지 간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1위와 2위 후보가 다시 결선 투표를 치러야 했는데요. 결선 투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 표가 월등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초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었습니다.
진행자) 1차 투표 결과는 어떻게 나왔었습니까?
기자) 1차 투표에서는 기시다 전 정조회장이 256표, 고노 담당상이 255표를 받았고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이 188표,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이 63표를 얻었습니다.
진행자) 1차 투표에서도 비록 1표 차긴 하지만 기시다 후보가 앞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대부분의 일본 언론은, 당 소속 국회의원 표와 당원과 당우 표가 각각 382표로 동수인 1차 투표에서는 여론 지지도가 높은 고노 후보가 앞설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하지만 1차 투표에서도 기시다 후보가 1표 차긴 하지만, 고노 후보를 따돌리는 이변을 연출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의 새 총리를 뽑는 선거로 간주돼 왔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직을 맡는데요. 현재 하원 격인 중의원은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넉넉히 확보하고 있고요. 상원 격인 참의원에서도 자민당이 공명당과 연합해 다수 정당의 지위를 갖고 있어, 다음 달 4일 열리는 임시 국회에서 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가 무난히 일본의 새 총리로 선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기시다 신임 총재, 어떤 인물인지 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1957년생으로 온건적 성향의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의 오랜 정치 가문 출신으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중의원을 지냈고요. 아베 신조 총리 정부 시절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외무상을 지냈습니다. 이때 한국 정부와 이른바 ‘한일위안부합의’를 끌어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재가 다음 달, 일본의 새 총리가 되면 일본 정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궁금하군요
기자) 기시다 총재의 승리가 일본의 외교나 국방 등 주요 정책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입니다.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기시다 총리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아베 신조와 스가 요시히데 총리로 이어진 일본의 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의 관계나 중국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은 미국의 주요 우방국으로서 현재 인도, 호주와 함께 ‘쿼드’ 안보 협력체를 결성해 대중국 견제에 나서고 있는데요. 기시다 정부가 들어서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기시다 신임 자민당 총재는 특히 신장 위구르족 등 중국 정부의 소수 민족 인권 처우를 비판해왔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기시다 총재의 당선 소감도 들어보죠.
기자) 네. 기시다 총재는 당선이 확정된 후 연설에서, 일본의 국가적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힘써 노력하고,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올 연말까지 수십조엔 규모의 경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재는 또 당 지도부 선거는 끝났다며, 이제는 당이 하나로 단결해 총선을 준비하자고 역설했습니다.
진행자) 일본 총선이 곧 있나요?
기자) 현 중의원의 임기는 다음 달 21일로 만료되기 때문에 11월 중에는 치러야 하는데요. 일본 언론들은 11월 7일 또는 11월 14일이 유력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총선에서 새로운 수장인 기시다 총재를 중심으로 한 자민당이 얼마나 의석을 확보할지가 관건입니다.
진행자) 이 선거에서 자민당이 이겨야 기시다 총재가 총리직을 계속 지킬 수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만일 자민당이 현재처럼 과반 의석을 유지하면, 기시다 총재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2024년 9월까지 일본의 총리직을 맡게 됩니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지만 만일 자민당이 패하면 전혀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게 되는데요. 기시다 총재의 이번 당선이 11월 총선에서 자민당의 의석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아프가니스탄으로 가봅니다. 아프간 탈레반 정부가 왕조시대에 만든 헌법을 당분간 도입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탈레반 과도 정부의 압둘 하킴 샤라이 법무부 장관 대행이 28일, 수도 카불에서 아프간 주재 중국 대사와 회담 중, 향후 탈레반 정부의 계획을 설명하며 발표한 내용인데요. 샤라이 대행은 이 자리에서, 탈레반은 당분간 모하마드 자히르 샤 전 국왕 재임 시절이던 1964년에 채택된 헌법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모하마드 자히르 샤 국왕은 아프간의 마지막 국왕이죠?
기자) 맞습니다. 1933년부터 1973년 쿠데타로 왕위에서 쫓겨날 때까지 아프간의 국왕을 지낸 인물입니다. 자히르 샤 국왕을 끝으로 아프간은 왕조시대를 마감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은 과거 집권 시절, 강력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법’을 채택한 것으로 아는데요. 왜 왕조시대 헌법을 도입하는 겁니까?
기자) 샤라이 대행은 그와 관련해, 왕조시대 헌법을 임시로 도입하긴 하지만, 샤리아법과 충돌하거나 탈레반의 통치 원칙에 맞지 않는 부분은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법과 규범도 샤리아법과 탈레반 통치에 부합하는 한,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샤라이 대행이 샤리아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구체적으로 뭔지도 말했습니까?
기자) 그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여전히 여성들의 투표권은 허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왕조 헌법에는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과거 탈레반 정권은 ‘샤리아법’을 내세워, 여성의 투표권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여성들의 교육과 사회 활동도 금지하고, 공포정치를 자행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지금 탈레반 정부도 공포정치를 자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으로 장악한 탈레반은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과거와는 달리 인권을 존중하고 포용적인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지난주, 서부 헤라트시에서는 범죄자들의 시신을 매달아두는 일까지 자행하는 등, 공포정치가 부활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는 아프간 문제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군요?
기자) 네. 미군 수뇌부가 28일 상원 군사청문회에 참석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케네스 매켄지 중부사령부 사령관 등 미군 최고위급 인사들이 출석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오스틴 국방장관과 밀리 합참 의장, 매켄지 사령관 세 사람 모두 아프간 철군 과정이 완벽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밀리 합참의장은 ‘전략적 실패’였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이었으며, 단기간 가장 많은 인원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철군 과정에서 극도의 대혼란이 빚어지고, 미군 병사 13명을 포함해 인명피해까지 발생하면서 비판이 쏟아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아프간 철군 과정에 대한 집중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오스틴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의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힘들었지만 옳은 일을 한 것이며 지난 몇 달이 아니라, 20년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두둔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군 지휘부 발언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밀리 합참의장과 케네스 사령관이 이날 의원들에게, 바이든 행정부에 탈레반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아프간에 적어도 2천500명의 병력을 남겨둘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군 지휘부로부터 병력 잔류 제안을 받은 적이 없었다고 답한 것과는 상충되는 발언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카리브해에 있는 나라 아이티의 총선거가 다시 연기됐군요?
기자) 네. 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최근 포고령을 내서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9명을 모두 해임했는데요. 이 여파로 11월에 치를 예정이었던 총선이 다시 연기됐습니다.
진행자) 앙리 총리가 선관위원들을 모두 해임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앙리 총리는 미국 CNN 방송에 위원들이 총선을 관리할 수 없어서 그들을 모두 해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새로 선관위원들을 뽑아야 하겠군요?
기자) 네. 앙리 총리도 선관위를 새로 꾸릴 것이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언제까지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언제 총선을 치를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언론들도 앙리 총리가 선관위 출범 시한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음으로써 아이티 총선이 무기한 연기된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아이티에서는 올해 들어서 총선이 이미 한 차례 연기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 선관위는 올해 초 국민투표와 의회, 그리고 대통령 선거를 9월 26일에 하기로 계획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선거를 오는 11월 7일로 연기한 겁니다.
진행자)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기 전에도 아이티가 상당히 혼란스러웠죠?
기자) 맞습니다. 모이즈 대통령이 지난 2019년에 총선이 연기된 이후 의회 없이 통치하면서 정국이 불안정했던데다가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지진까지 나서 나라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였습니다.
진행자) 총선이 계속 연기되면서 아이티에 현재 의회가 없는 상태라는 건데, 그럼 나라 운영은 어떻게 한 건가요?
기자) 네. 그간 모이즈 대통령이 의회가 만든 법이 아닌 포고령으로 나라를 통치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앙리 총리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는 주장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티의 베드포드 클로드 검사장이 지난 14일 법원에 앙리 총리가 모이즈 대통령 암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를 기소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앙리 총리의 출국을 금지해 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는데요. 그 후 클로드 검사장은 해고됐고, 법무부 장관은 교체됐습니다.
진행자) 앙리 총리가 이 사건에 어떻게 연루됐다는 겁니까?
기자) 네.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되던 날인 지난 7월 7일, 앙리 총리가 용의자 가운데 1명과 두 차례 통화했다는 겁니다. 앙리 총리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은 아이티 법무부 관리였던 조제프 바디오로 그는 현재 도주 중입니다.
진행자) 모이즈 대통령 암살 배후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사건 배후나 정확한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