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극심한 전력난으로 공장 가동 중단은 물론, 정전 사태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게 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29일 열립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탓에 많은 나라에서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중국으로 가봅니다. 지금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최근 극심한 전력난으로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전력난이 특히 심각한 곳은 10여 개 성으로, 중국 전체 지방 정부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이 지금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지역인가요?
기자) 네. 우선 장쑤성과 저장성, 광둥성 3곳입니다. 이들 3곳은 중국 제조업의 본거지이자, 전 세계 제조업의 기지라는 말을 듣는 곳인데요. 현재 이들 지역에 있는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당국이 전력 공급을 일시 중단하거나, 전력 사용이 많은 저녁 시간대 전력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면서 현지 공장들이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일반 가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반 가정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특히 랴오닝성과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부 3성에서는 최근 자주 예고 없이 정전 사태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데요. 갑자기 신호등이 꺼지면서 도로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거나, 승강기가 갑자기 멈춰 갇혀버린 주민들이 속출하는 등 대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이 왜 이렇게 전력난을 겪고 있는 건가요?
기자) 여러 매체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우선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생산 활동이 증가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히 전력 사용 증가로 이어지는데요. 참고로 올 상반기 중국의 전체 전력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이유를 꼽을 수 있을까요?
기자) 호주와 중국 간 외교 갈등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은 호주와 갈등을 겪으면서 지난해 10월, 호주산 석탄 등의 수입을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대체 수입원을 찾지 못하면서 석탄 가격이 오르고 전력난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중국과 호주가 어떤 외교적 갈등을 겪고 있는 건가요?
기자) 호주는 미국의 전통적인 맹방이기도 한데요.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표면적으로 어긋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기원과 관련해서입니다. 지난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코로나 기원지를 조사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국제적이고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것으로 맞선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를 시작으로, 보리, 와인 등 수입 금지를 확대해나갔고요. 급기야 석탄과 철광석 등 에너지 자원 수입까지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호주에는 적지 않은 경제적 타격이 됐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석탄 수입국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석탄 수입 금지 조처는 호주에 경제적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는데요. 하지만 중국 역시 석탄 수요의 절반 가량을 호주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오히려 그로 인해 지금의 전력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호주산 석탄 말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방안은 없습니까?
기자) 당초 중국 정부는 수입 다변화를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는 관측입니다. 일례로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콜롬비아 석탄을 수입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호주산 석탄보다 질도 떨어지고, 운송비도 상대적으로 더 들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입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 중앙 정부의 환경 정책을 주목하는 지적도 있군요?
기자) 네, 현재 중국 당국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데요. 지방 정부들이 중앙 정부의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공장과 가정에 전력 사용 제한 등 각종 규제를 가하면서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으로 겨울철이 되면 전력 사용이 더 늘지 않겠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겨울철에는 난방 수요까지 더해져 중국의 전력난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공장들이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않으면 전 세계 물류 공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세계적인 투자 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산업계의 40% 이상이 전력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그러면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P. 4분기에는 2%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중국의 올 한 해 GDP 성장 전망치를 종전의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다른 국제금융기업 ‘모건스탠리’도 중국의 전력난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4분기 GDP 성장률은 1%P 추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일본으로 가봅니다. 일본의 현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 선거가 29일 실시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초,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선거가 됐는데요.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 노다 세이코 자민당 간사장 대행 등 4명이 도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여성도 있군요?
기자) 맞습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노다 간사장 대행은 여성 후보들인데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여성 후보가 2명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누가 승리할지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왔습니까?
기자) 현재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조 회장 간의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선거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만큼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은 오랫동안 내각에 몸담아온 인물이다 보니, 대중적인 인지도가 꽤 높은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적하신 대로, 일반 여론 조사에서는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 26일 발표한 여론 조사를 보면, 고노 후보 약 46%, 기시다 후보는 17%, 다카이치 후보 17%, 노다 후보 5% 순입니다. 마이니치 신문, 교도통신 등의 여론 조사 결과도 비슷하게 고노 후보가 압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총재 선거가 여론 지지도만으로 가늠할 수는 없는 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소속 국회의원 382명과 전국의 당원과 당우를 대표한 382명의 표를 더해 764표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소속 국회의원들의 표심이 누구로 향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결정적으로 갈릴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총재 선거에서 소속 국회의원들의 표가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현재 자민당 출신 국회의원들 안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전 정조회장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강한데요. 그러다 보니, 막판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이 27일까지 분석한 동향에 따르면 기시다 전 회장이 130표 중반, 고노 장관이 약 100표대고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의원은 약 20명입니다.
진행자) 전체적으로 몇 표나 얻어야 총재가 되는 겁니까?
기자) 764표의 과반을 얻어야 합니다. 만일 과반 표를 획득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들 간에 결선 투표를 해야 하는데요. 이때는 국회의원 382명 표와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지부에서 각 1표씩 총 429표를 놓고 재투표를 해야 합니다.
진행자) 결선 투표까지 갈 경우, 좀 더 유리해지는 후보가 있습니까?
기자) 좀 전에 설명한 대로, 결선 투표에서는 의원 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지지가 더 많은 기시다 후보가 좀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현재 3위인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하는 표까지 기시다 후보에게 몰리면, 1차 투표에서 고노 후보가 1위를 했다 해도, 결선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게 됩니다.
진행자)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기시다 후보를 미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자민당의 개혁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는 고노 후보에 맞서, 당내 보수층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노 후보는 특히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지지하고 있는데요. 만일 고노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지난 10여 년간 일본 정치를 주도해온 아베 신조 전 총리 중심의 자민당에는 커다란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현재 아베 전 총리는 고노 후보가 아닌 다카이치 후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확산 여파로 많은 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이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이 학술지인 국제전염병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담긴 내용인데요. 29개국 주민들의 지난해 기대수명을 조사한 결과, 몇몇 지역에서 지난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기대수명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기대수명이 구체적으로 어떤 개념인가요?
기자) 네. 기대수명은 어떤 사회에 인간이 태어났을 때 앞으로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를 말합니다.
진행자) 조사 대상인 29개 나라가 어디를 포함하는 겁니까?
기자) 네. 미국과 칠레, 그리고 유럽 대부분을 포함합니다. 그런데 조사 결과 이들 29개 나라 중에 27개국에서 지난해 기대수명이 줄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대수명이 줄어들지 않은 나라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유럽의 덴마크와 노르웨이만 기대수명이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에서 기대수명이 줄어들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연구진은 이들 나라가 코로나 대유행 초기에 개입했고 강력한 보건체제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조사대상 중에 기대수명이 가장 많이 감소한 나라가 어디입니까?
기자) 네. 미국입니다. 미국 남성의 경우 2019년과 비교해서 2.2년, 그리고 여성은 1.65년이나 줄었습니다.
진행자) 역시 코로나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많이 감소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많이 감소한 것이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뒤로는 어떤 나라가 뒤를 이었나요?
기자) 네. 스페인 여성, 그리고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남성들의 기대수명이 1.5년 이상 감소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벨기에 등 많은 서유럽 나라에서 한 해에 이렇게 기대수명이 많이 감소한 것은 지난 2차 대전 때가 마지막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성별로는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남성이 더 기대수명이 줄었습니다. 조사 대상 29개 나라 가운데 남성들 기대수명이 1년 이상 감소한 나라가 11개 나라, 그리고 여성의 경우엔 8개 나라였습니다.
진행자) 연구진은 조사 대상 국가 주민들의 기대수명이 줄어든 이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들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런 기대수명 감소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연관시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475만 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뒤에 숨졌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