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휴양지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계획이 많은 어려움에 부닥쳐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중국이 내년 2월 개최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중국 국내 관중의 입장만 허용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와 터키 정상 회담 소식부터 살펴보죠.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9일 러시아 흑해 연안 휴양도시 소치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시리아 내전과 군수· 국방 등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두 정상이 얼마 만에 다시 만난 거죠?
기자) 지난해 3월 모스크바에서 회동했으니까, 약 1년 6개월 만입니다. 양국 정상은 2019년 시리아 사태가 악화한 이래 여러 차례 접촉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그간 대면 정상회담을 갖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얼마 전까지 자가격리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 가운데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푸틴 대통령도 자가격리에 들어갔는데요. 이날 정상회담은 자가격리를 끝낸 푸틴 대통령의 첫 대외 일정이었습니다.
진행자) 양국 간에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여러 현안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두 나라는 시리아 사태에 함께 개입하고 있고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갈등,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리비아 내전 등 여러 국제 분쟁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습니다. 터키는 또 지금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추가 구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터키의 러시아산 방공미사일 구매 계획에 반대하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터키는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맹국인데요. 미국은 터키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배치하면 미국과 동맹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반대해왔습니다. 하지만 터키는 이를 무시하고 2019년 S-400을 도입했고요. 이에 미국은 터키에 미국산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 판매 금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터키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F-35는 레이더에 거의 포착되지 않는 최신예 전투기인데요. 하지만 러시아 S-400 방공미사일은 F-35 같은 스텔스 전투기를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터키가 S-400과 F-35를 동시에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터키는 또다시 S-400을 추가 구매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 후 어떤 공동성명이나 구체적인 발표도 내놓지 않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래서 두 정상의 논의가 어디까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는데요. 하지만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은 회의 시작 전 모두 발언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터키의 러시아 무기 구매에 반대하고 있지만 “되돌리는 길은 없다”면서 러시아와 국방 협력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이 얼마 전에도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찾았는데요. 총회 참석 후 터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전 미국 정부들과는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했는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정부는 터키가 14억 달러를 지불하고 구매한 F-35를 아직까지 인도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터키는 중동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우방국의 하나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터키는 또 냉전 시대, 구소련의 팽창을 저지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등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친서방 국가로 꼽혀왔는데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있습니다. 로이터 등 주요 매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자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터키 간에 또 어떤 갈등 거리가 있습니까?
기자) 터키는 미국의 시리아 내 쿠르드민병대(YPG) 지원을 놓고도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터키는 자국에서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YPG를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 IS를 견제하기 위해 쿠르드반군을 지원해왔습니다. 양국은 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정적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신병 인도, 터키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미국인 목사 석방 문제 등을 놓고도 갈등을 벌여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터키와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터키와 러시아의 이해관계도 복잡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 사태만 해도 러시아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밀고 있고요. 터키는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내전을 겪고 있는 리비아에서도 러시아는 동부 군벌을 중심으로 한 반군 세력을 지지하고, 터키는 리비아 통합정부를 미는 형국인데요. 양국은 갈등을 빚고 있는 의제들에 대해서는 두 나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사업이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윌리엄앤드매리대학 산하 연구소인 에이드데이터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인데요. 보고서는 중국 일대일로 사업이 실행 동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제창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대일로는 지난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안해서 시작된 국가 전략인데요. 대대적인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통해 중국을 중앙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과 연결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이런 일대일로 사업이 실행 동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보고서는 부패 문제, 노동 규약 위반, 환경 오염, 그리고 공공 항의로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이런 어려움에 부닥친 사업이 35%가량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사업이 현지에서 반발을 사고 있다는 보도가 종종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나라들이 부패나 과다한 비용, 부채 문제, 그리고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걸 어렵게 하는 여론변화 때문에 규모가 큰 일대일로 사업을 유치한 것을 후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나라들의 부채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중국으로부터 과도하게 돈을 많이 빌리는 나라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에이드데이터 보고서는 조사 대상 가운데 42개국이 중국에 진 빚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업들도 꽤 많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21년 사이에 말레이시아에서 약 120억 달러, 카자흐스탄에서 약 15억 달러,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보고서는 이 기간 많은 일대일로 사업이 이렇게 취소되거나 연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도 일대일로 같은 해외개발 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 있죠?
기자) 네. 보고서는 중국이 해외개발금융 명목으로 매년 85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미국의 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서구 진영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먼저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세계적으로 연결된 유럽(A Globally Connected Europe)’ 계획이 있습니다. 이 계획은 사회기반시설에 대대적으로 투자해서 EU와 세계를 연결한다는 겁니다. 다음 주요 7개국(G7)이 올해 ‘더 나은 세계 재건(B3W: The Build Back Better World)’ 출범에 합의한 바 있는데요. 이 사업은 전 지구적 규모로 개발도상국 내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이 동계올림픽대회 관중을 제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이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중국 본토 관중만 허용하기로 했다고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29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가 언제 열리죠?
기자) 내년 2월 4일부터 시작해2월 20일 끝나고요. 장애인들의 올림픽대회인 ‘패럴림픽’은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립니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지난 2008년 하계올림픽대회를 치른 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본토 관중만 허용하겠다고 하는 건 아무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이겠죠?
기자) 맞습니다. IOC는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안전하고 성공적인 대회 운영을 다짐하면서 관중 제한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방역 요구 조건에 충족하는 중국 본토 거주자들에게만 경기 관람표를 판매한다는 방침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중국의 국내 관중들도 특정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이징올림픽위원회 측은 구체적인 방역 요구 조건은 10월과 12월 말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최근 중국은 대형 행사를 열 때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쳤고, 48시간 내 검사에서 음성인 사람들만 입장을 허용하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선수들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합니까?
기자) 베이징동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백신 접종이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등 일부 국가는 베이징대회에 참가하는 자국의 모든 선수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신을 맞지 않은 선수나 관계자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IOC 측에 따르면, 선수와 직원을 포함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에 입국한 사람들 가운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은 21일 동안 격리 조처됩니다. 대회 기간이 16일이니까 한 달 이상 중국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코로나 검사도 계속 받겠죠?
기자) 맞습니다. 백신을 맞고 입국한 선수와 직원들도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고요. 또 선수촌과 훈련장, 경기장 등 중국 당국이 특별 관리하는 올림픽 관련 장소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7월, 도쿄 하계올림픽대회도 외국인 관중을 받지 않고 치렀죠?
기자) 도쿄올림픽대회 때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관중 입장도 제한했었습니다. 당초 중국 관영 매체들은 동계올림픽 특성상 많은 경기가 실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관중을 제한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했었는데요. 하지만 결국 대회를 약 5개월 앞두고 국내 관중으로만 제한하는 조처를 내린 겁니다.
진행자) 일부 국가에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 거부 움직임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미국, 캐나다 등 서방국을 중심으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이유로, 올림픽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미국의 권력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올림픽에 선수들은 파견하되 정부 고위급 인사들로 구성된 대표단은 보내지 말자고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중국은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고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