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 대통령 "쿠데타 당일 사임 협박"

미얀마 쿠데타에 저항하는 양곤 시민들이 지난 2월 원 민 전 대통령 초상화를 들고 시위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축출된 원 민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쿠데타 당일 군부가 자신에게 사임하라고 협박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미국 'CNN' 방송 등은 원 민 전 대통령이 전날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선동죄 재판 특별법정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고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원 민 전 대통령의 증언은 앞서 쿠데타 혐의 자체를 부인하며, 권력은 합법적으로 대통령 대행에 의해 군부에 이양됐다는 군부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원 민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외신기자들에게 “쿠데타 당일 오전 고위 장교 2명이 대통령 관저로 들어와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지만 원 민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변호인은 또 군부는 “제안을 거절하면 큰 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그러나 윈 민 대통령은 제안에 동의하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른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1일 원 민 대통령을 구금하고 군 출신인 민 쉐 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해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