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톡] "북한 최근 무기 현대화 움직임 우려…종전선언 시기상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무기 전시장을 방문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 국장은 북한이 최근 미사일 현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들은 궁극적으로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것인 만큼 미국 등이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22일 VOA 한국어 서비스의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 북한이 기존 합의들을 지키지 않고 대화에 진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제안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전문가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북한은 이번에 시험 발사한 미사일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실제로 이 미사일이 SLBM일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

베넷 연구원)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될 수 있는 미사일을 의미합니다. 문제는 이 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됐느냐는 것입니다. 만약에 일본이 언급한 대로 2발의 미사일이 발사됐다면 그중 하나만 잠수함에서 발사됐을 수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하는 잠수함은 한 개의 발사대만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이 작동을 했는지, 잠수함에서 쏜 것인지, 수중 구조물에서 쏜 것인지는 현재 알 수 없습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이번 미사일 중 하나가 잠수함에서 발사됐다고 가정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진전된 것입니까?

베넷 연구원) “우리는 한국의 사례도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이 잠수함에서 발사한 미사일도 지상 배치용 미사일의 개량형입니다. 현무-2B 미사일이죠. 북한은 자신들의 KN-23 미사일,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렇게 보입니다.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물론 한국 관점으로도 이건 골치 아픈 미사일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길들이려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북한은 우리가 단거리 미사일에 익숙해지도록 만들려고 합니다.그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로 금지됐는데도 말이죠.”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최근 미사일의 시험 발사와 관련해 북한이 기술적 측면에서 어떤 지점에 와있다고 보시나요?

스나이더 국장) “이것은 북한이 개발 노력을 하는 분야이고, 앞으로 더 많은 실험을 필요로 할 겁니다. 북한이 무기들을 실전 배치하기 전에 말이죠. 일각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이 어떤 잠수함에서 이런 미사일을 발사하려는지 우리가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북한의 이런 역량 개발과 관련해 또 다른 큰 의문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미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이런 미사일에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스나이더 국장)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불법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주요 집행 장치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시도하려는 것은 자신들에 대한 합법화입니다. 책임 있는 핵 보유국으로 이런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이죠. 북한의 성명을 보면 매우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이런 개발을 규탄하기 위한 수많은 결의들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또 안보리는 이를 집행하기 위한 1차적 수단이기 때문에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반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이들 결의들을 고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북한이 미사일 역량을 다양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 대해 우려는 없으신가요?

베넷 연구원) “이런 종류의 개발, 특히 현대화에 우려합니다. 오래된 스커드 미사일을 교체하는 역량도 그렇습니다. 북한은 매우 부정확했던 것을 더 정확하고 조종이 가능한 KN-23으로 교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사일 방어 체계에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이 모든 개발들은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서 좋지 않습니다. 북한은 계속 ‘당신들은 이중기준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1천500km 사거리의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며 자신들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이 사거리 800km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우리도 그렇다’고 말합니다. 이중기준이라는 것이죠.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이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제재가 이행되는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중기준이 아닙니다. 우리가 북한에 대응해 행동을 취해야만 하는 상황인 것이죠. 그것의 문제는 핵무기 운반 역량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일련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북한 정권의 대화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위한 지렛대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동의하시나요? 아니면 모순적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요?

스나이더 국장) “그런 관점의 문제는 무기투자의 수준과 범위를 단지 포기를 위한 역량 개발로 본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저는 북한의 전략이 실전에서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을 계속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교’는 북한이 꼭 피하려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 입장에서의 외교를 원합니다. 말하자면 비핵화에 초점을 맞춘 외교라기보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에 초점을 맞춘 외교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한국 당국자들이 계속 종전선언 가능성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뤄졌습니다. 한국의 북 핵 수석대표인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 직후 워싱턴을 방문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님. 이런 방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스나이더 국장) “우리는 실제로 쇄도하는 고위급 협의를 보고 있습니다. 외교뿐 아니라 정보 쪽에서도 이뤄지고 있죠. 그러나 알기 어렵습니다. 협의 강화가 미국과 한국이 좁히고 조율해야 할 견해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보다 상세한 외교 계획 개발 때문인지 말이죠. 또 궁금한 것은 북한이 실제로 외교적 관여에 나선다는 어떤 신호라도 있느냐는 것입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한국 관리들이 며칠 간격으로 두 번이나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을 이례적으로 보셨나요?

베넷 연구원) “북한의 김정은은 한국의 정책과 정치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 공존이라는 유산을 만드는 데 매우 절실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죠. 북한은 문 대통령 임기 초부터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이를 미루고 또 미뤄왔습니다.그리고 이제 문 대통령의 임기 종료 몇 개월을 앞둔 시점에 외교 가능성을 보이고 있죠. 북한이 과거에 외교적으로 어떻게 했었는지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판문점 선언을 보십시오. 그 조항들 가운데 북한이 실제로 몇 개를 따랐나요? 정기적으로 한국과 협상을 계속했나요? 1991년 기본합의서 약속대로 남과 북 사이에 왕래를 허용했나요? 이전의 모든 합의들과 선언들을 이행했습니까?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같은 것 말입니다. 대답은 ‘그렇지 않다’ 입니다. 따라서 북한과의 대화는 해법이 아닙니다. 대화가 어떤 합의로 이어질 수는 있습니다.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그런 목표들을 달성하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들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합의를 어길 준비를 할 겁니다.”

진행자) 베넷 선임연구원님. 한국 당국자들은 종전선언 필요성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베넷 연구원)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엔 깊어진 것은 문재인 정부가 합의에 얼마나 절박한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평화선언은 쌍방의 선언이 돼야 한다는 것이죠. 북한이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정말 끝낼까요? 북한이 주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을 멈출까요? 그들이 미사일 발사를 멈출까요? 핵 개발과 핵 무기 생산도 중단할 건가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가 어떤 선언을 한다고 해서 평화가 정말로 찾아올까요?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진행자) 스나이더 국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미국이 종전선언 쪽으로 좀 더 기울고 있습니까?

스나이더 국장) “베넷 선임연구원께서 계속 북한의 신뢰도 문제를 지적하셨는데요. 매우 심각한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정말로 봐야 할 것은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더 많은 노력입니다. ‘북한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제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것이죠. 어쩌면 스스로 추가적인 자제를 다짐하거나 실험을 억제하겠다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한반도 안정화에 대한 다른 형태의 논의로 돌아가겠다는 것이어도 됩니다.”

지금까지 베넷 선임연구원과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베넷 선임연구원과 스나이더 국장의 대담은 한국 시간 16일(토) 오후 9시 VOA 한국어 방송 웹과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