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결의' 시진핑 권력 공고화...미얀마 억류 미 언론인 징역 11년형

11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서 시진핑(가운데) 국가주석 등 참가자들이 거수 표결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년 만에 세 번째 역사결의안을 채택하고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3대 지도자 반열에 올렸습니다. 미얀마 법원이 미국 언론인에게 불법 조직과 비자 규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11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벨라루스 국경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민 사태가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발트 3국이 경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오늘은 먼저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중요한 결의안이 채택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 마지막 날인 11일 ‘역사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공산당이 ‘역사결의’라는 걸 채택한 게 이번이 세 번째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945년 마오쩌둥, 1981년 덩샤오핑에 이어, 이번이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상 세 번째입니다. 1945년 1차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의 1인 지배 체제를 확립했고요. 1981년 2차 결의에서는 덩샤오핑의 주도로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신호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당의 핵심 권력기관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맞습니다.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등 약 300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는 임기 5년의 매 기수마다 7번 전체회의를 갖고 당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데요. 1921년 공산당 창당 이후 이번이 19번째 기수고요. 6번째 열리는 전체회의라고 해서 ‘19기 6중전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의마다 특징이 있나요?

기자) 네. 통상 새 기수가 시작되는 1중 전회에서는 당 지도부 인선, 2중 전회에서는 정부 구성과 개편, 3중 전회에서는 경제 관련 정책을 다루고요. 4중 전회에서는 3중 전회 정책의 수정과 강화, 5중 전회는 국민경제계획, 6중 전회에서는 당의 지도 사상과 미래에 관한 중요 정책을 결정하고, 7중 전회에서는 차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위한 절차 등을 준비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이번 19기 6중 전회에서는 역사결의가 채택될 것으로 널리 예측됐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역사결의가 어떻게 시 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하는 발판이 된다는 거죠?

기자) 역사결의란 중국 공산당의 역사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건이나 내용을 평가하는 건데요. 앞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역사결의는 매 기수에 나온 게 아니라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시 주석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국의 3대 지도자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행자) 이번 역사결의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역사결의 전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시진핑 주석의 업적과 성과, 지도자로서의 역사적 지위를 격상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공보를 통해 이번 6중전회의 회의 결과를 알렸습니다.

진행자) 공보의 주요 내용을 좀 보죠.

기자) 네. 공보는 약 7천 자 분량으로 되어 있는데요. 3분의 1가량을 시 주석 집권 이후 9년간의 성과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중국 공산당이 중대한 도전을 이겨냈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관철하며, 역사적 성취와 변혁을 이뤘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특히 마오쩌둥, 후진타오 등 전임 지도자들에 대해서는 ‘주요 대표’라고 표현한 반면, 시 주석에게는 당의 ‘핵심’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게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또 다른 주요 내용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홍콩과 타이완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홍콩에 대해서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이라는 원칙에 의해 홍콩의 혼란상에 대처하기 위해 중요한 전환을 이뤘다고 평가했고요.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견지하며, 타이완의 독립 분열 행위를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시 주석 재임 기간,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고 양안 관계의 주도권을 확실히 유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주석이 다시 연임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이미 지난 2018년, 헌법에서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사실상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해놨는데요. 이번에 역사결의를 통해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의 역사적 위상을 더 공고히 하면서 3연임을 뒷받침할 사상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 대회는 언제 있습니까?

기자) 내년입니다. 시 주석이 내년 당 대회에서 공산당 총서기로 재선출되면 적어도 2028년까지는 다시 중국을 통치하게 되는 건데요. 장쩌민 전 주석 이후 10년 마다 지도자를 교체했던 중국에서 마오쩌둥 이후 다시 장기집권이 가시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취임한 이래,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등 당·정·군 3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이 조만간 회담을 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 AP 등 매체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양국은 교역, 인권, 군사 등의 분야에서 갈등의 골이 깊은데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열리는 첫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활동한 미국 언론인 대니 펜스터 씨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미얀마로 가보겠습니다. 미국인 언론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군요?

기자) 네. 미얀마 법원이 12일, 미국 언론인 대니 펜스터 씨에게 불법 조직과 비자 규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1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진행자) 대니 펜스터 씨가 어떤 사람이죠?

기자) 네. 독립 인터넷 매체인 ‘프론티어미얀마’의 편집인입니다. 펜스터 씨는 지난 5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출국하려다 양곤 국제공항에서 미얀마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진행자) 무슨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겁니까?

기자) 펜스터 씨 변호인에 따르면 당초 경찰은 펜스터 씨가 ‘미얀마나우’를 위해 일하는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경찰은 당시 펜스터 씨의 ‘미얀마나우’ 이름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얀마나우’도 미얀마의 독립 언론 매체죠?

기자) 맞습니다. 미얀마의 대표적인 독립 언론매체로,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외부에 알리는 주요 통로로 활동해왔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는 지난 4월, 미얀마나우를 포함해 5곳의 매체에 대해 활동 금지 조처를 내리고 폐쇄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펜스터 씨는 미얀마나우와 무관한 건가요?

기자) 펜스터 씨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미얀마나우에서 일하긴 했는데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기 몇 달 전에 이미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치러진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습니다.

진행자) 펜스터 씨는 이번 선고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펜스터 씨의 변호인은 현재로서는 아직 항소할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펜스터 씨는 이 외에도 중형에 처해질 수 있는 다른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혐의죠?

기자) 테러와 선동죄입니다. 미얀마 검찰은 지난 10일, 펜스터 씨를 테러와 선동 혐의로 추가 기소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16일 판결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변호인은 만일 이들 혐의에 유죄가 인정되면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검찰은 펜스터 씨의 추가 기소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미얀마 검찰이나 군부 측은 이번 기소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펜스터 씨 변호인은 어떻게 새 혐의를 받게 됐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펜스터 씨는 양곤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펜스터 씨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얀마 당국이 펜스터 씨를 추가 기소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는 결코 범죄 행위가 아니며, 펜스터 씨의 구금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펜스터 씨 석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조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중동 등지 출신 이주자들이 벨라루스-폴란드 접경에서 불을 쬐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벨라루스가 자국 국경에 모여 있는 난민들을 두고 주변 나라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 사태가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군요?

기자) 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발트 3국의 국방부 장관들이 11일 공동성명을 내고 이같이 경고했습니다. 성명은 “유럽연합(EU)이 부과한 제재에 보복하기 위해 벨라루스가 난민들을 이용함으로써 유럽 안보에 위협을 준다”라면서 “이는 무력 영역으로 번질 사건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참고로 발트 3국이라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말합니다.

진행자) 이번 사태가 어떻게 된 내용인지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중동과 아시아 출신 난민들이 대거 벨라루스를 경유해서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로 진입하려고 시도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난민들이 대거 자국 안으로 진입하려고 하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은 국경에 군과 경찰을 배치해서 진입을 막았는데요. 이들 나라는 벨라루스가 난민의 월경을 부추긴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이 폴란드나 리투아니아로 넘어가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그리고 라트비아가 EU 회원국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나라에만 들어가면 다른 EU 지역으로 갈 수 있는데요. 이들 나라는 모두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는 벨라루스가 난민들을 막지 않고 월경하는 것을 오히려 부추긴다고 비난했는데요. 벨라루스가 왜 그러는 건가요?

기자) 네. EU 측은 EU가 벨라루스를 제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벨라루스가 이주민들의 불법 월경을 부추긴다고 주장합니다. EU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국내 민주화 세력을 탄압한 것에 대응해 벨라루스를 제재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에서 국경에서 무력충돌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온 건데, 이에 대한 벨라루스 정부의 입장은 뭔가요?

기자) 네. 앞서 벨라루스 국방부는 폴란드가 국경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는 것에 대응해 전략적 협력국인 러시아와 함께 적절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도 벨라루스 쪽에서 난민들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군인과 경찰 8천 500명, 그리고 헬기 15대를 배치할 것이라고 1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현 사태의 책임을 물어 EU가 벨라루스를 다시 제재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네. 벨라루스 정부와 벨라루스로 난민들을 실어나른 항공사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EU가 검토 중인데요. 빠르면 오는 15일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 서방 언론이 전했습니다. 언론들은 제재 대상으로 터키와 러시아 항공사가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로이터' 통신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