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이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한 첫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을 진전되고 지속되는 위협으로 분류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22일 발표한 ‘2012~2021년 사이버 안보’를 주제로 한 첫 보고서에서 국가 단위의 사이버 공격은 가장 정교하게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정보당국의 평가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은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이 주요 위협 행위자로서 전략적 우려의 영역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들 나라의 공격에는 컴퓨터 접근을 통한 정부 기관에 대한 스파이 행위와 공공, 민간 기관으로부터 민감한 정보를 훔치는 행위, 지적재산을 훔치고 컴퓨터 장비를 파괴하는 행위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2014~2020년 사이 총 6차례 감행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사이버 공격의 유형을 ‘진전되고 지속적인 위협’(APT)으로 분류했습니다.
북한은 정찰총국 지휘 아래 영화 ‘더 인터뷰’ 개봉을 이유로 제작사인 미국 ‘소니영화사’의 컴퓨터를 파괴하고, 금융기관 간 국제결제 업무를 하는 ‘스위프트’(SWIFT) 네트워크를 훼손해 은행에서 돈을 훔쳤다는 것입니다.
또 ‘워너크라이 2.0’ 랜섬웨어를 만들고 배포했으며 악성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고 암호화폐를 훔치기 위해 암호화폐 회사를 해킹, 방위산업체와 에너지 회사, 항공우주 회사와 기술 회사뿐 아니라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대상으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겨냥한 ‘스피어피싱’ 공격도 감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보고서에 첨부한 기존의 북한 사이버 역량 보고서에서 북한의 공격은 국제 상거래를 방해할 뿐 아니라 비밀 무기와 관련 운반시스템 프로그램에 자원을 투입해 국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 정부는 사이버 작전을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했으며 목표물을 공격하는 능력이 점점 정교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은 북한이 절도와 웹사이트 파손, 서비스 거부 공격 등 점점 더 적대적인 사이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일부 사이버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대규모 파괴 공격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개발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앞서 미 재무부는 돈세탁 등 불법 금융거래와 관련해 북한 등을 고위험 국가로 유지하기로 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최근 결정을 미국 금융기관들에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에서 금융기관은 북한이나 이란 금융기관을 위해 직간접적인 계좌 개설과 유지를 금지하도록 한 미국의 광범위한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의회조사국은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이 사이버 공격을 파악하는 과정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먼저 조사관은 공격자가 사용하는 기술과 악성 소프트웨어의 유형과 같은 속성을 확인하고 공격의 기능과 사용된 기반시설을 살펴본 뒤, 공격자의 의도에 대한 분석과 외부의 정보를 결합합니다.
이어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가설을 입증하는 과정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분석한 뒤 마지막으로 신뢰 수준별 평가를 제공합니다.
평가의 신뢰도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 공격자의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반영된 가장 높은 수준과, 증거가 명확하고 설득력 있지만 공격 실행자의 대안이 있을 수 있다는 중간 수준, 특정 행위자를 지목하는 증거는 있지만 정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낮은 수준으로 나뉩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급증하는 사이버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27일 미국 외교의 현대화를 위해 사이버 안보 분야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녹취:블링컨 장관] “We have a major stake…”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디지털 혁명’을 형성하는 데 큰 이해관계가 있다”며 “미국민에게 부합하고 이익을 보호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가치를 유지하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들과 네트워크, 회사, 주요 사회기반시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사이버 공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버.디지털 정책국’의 신설과 필수적이고 새로운 기술 문제를 담당하는 특사 임명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