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구호단체들 "2021년, 대북 사업 가장 어려웠던 한 해...국경 개방과 직원 복귀 희망"

과거 북한을 방문한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 관계자가 현지 의료진에게 기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CFK 2019년 소식지)

북한 당국의 국경 봉쇄 조치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 구호단체들은 올 한 해가 대북 지원 사업에 있어 가장 도전적인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상황을 알 수 없는데다 신종 코로나 사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장기 폐쇄된 북-중 국경이 다시 열려 사실상 중단된 지원 사업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은 올 한 해도 신종 코로나 차단을 위한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대북 지원 활동이 이어지지 못한 안타까운 한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펴낸 ‘2021년 겨울 소식지’에서 북한 내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올 한 해는 주민들에게 매우 가혹한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국경이 굳게 닫혀 인도주의 물품은 장기간 북-중 국경에 대기 중이고, 지난 8월의 폭우와 몇 주 동안 이어진 폭염은 농작물에 악영향을 줘 식량난을 가중시켰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지난 10월 일부 유엔 기구의 구호품이 북한으로 반입되면서 다른 구호단체들도 국경 재개방에 대한 희망을 품었지만 이와 관련한 직간접적 신호는 아직 없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활동으로 그동안 진전을 보여온 북한 내 결핵 퇴치사업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큰 차질을 빚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결핵 고위험국’인 북한에서 올해 결핵 진단과 치료를 시작했어야 할 주민 수가 최대 15만 명에 이를텐데 국경 봉쇄로 일찌감치 치료약품이 바닥났다는 겁니다.

특히 국경 폐쇄 조치가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식량난을 가중시켜 주민들의 영양 상태를 지속적으로 악화시켰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북한 내 결핵과 다제내성 결핵을 빠른 속도로 전파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2년 가까이 대북 지원 사업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민간단체들은 한결같은 바람은 국경이 다시 열려 방북 지원 사업을 재개하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협동농장을 운영하며 농업기술을 전수하는 미국친우봉사회는 앞서 VOA에 대북 지원 사업을 시작한 40년 이래 지금처럼 어려운 적이 없었다며, 북한 파트너들과 다시 협력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재스퍼 지부장] “it's difficult to speak to what's happening inside the country. So we're sort of waiting for the borders to reopen and we're prepared to reengage our partners. We really do look to our partners to identify their needs. At this point, our concerns are with mainly US government regulations where we're sort of waiting for the borders to reopen.”

이 단체는 북한과의 협동농장 4곳에 매년 봄 모내기 작업을 돕기 위해 비료와 벼 종자를 위한 플라스틱 모판을 전달해 왔고, 가을에는 겨울철 온실재배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같은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겨울철 북한 농장 가족들의 영양소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북한에 깨끗한 식수 제공 지원 사업을 진행해 온 미국의 한 구호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내 관련 지원 물품과 장비 재고 상황조차 파악할 수 없는 답답한 해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북 인도적 지원물품에 대한 미 재무부의 특별수출 승인에도 불구하고 국경이 닫혀 물자를 보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북한을 인도지원 대상국에서 제외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북한의 국경 봉쇄 조치로 북한에 대한 접근이 어렵고 검증 가능한 새로운 정보가 부족한 점을 이유로 구체적인 대북 지원 모금 액수를 발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한과 관여하고 있다면서, 보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유엔 직원들의 북한 현장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