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침공 대응' 약속...홍콩 민주파 매체 또 폐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고, 러시아가 침공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습니다. 홍콩 친중국 입법회 의원들이 충성을 선언한 가운데 또 하나의 민주파 매체가 문을 닫았습니다. 올해 세계 경제 규모가 사상 처음 100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먼저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들 간의 통화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일 전화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역내 긴장 상황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정초부터 국제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군요. 두 정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네. 두 정상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돈바스 지역의 긴장 완화 조처와 민스크 협정의 적극적인 이행을 위한 외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에 있는 곳이죠?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동부, 러시아 측에서 보면 서쪽에 있는 지역인데요. 이 지역에는 러시아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친 러시아 성향이 강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봄부터는 러시아가 접경 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우크라이나의 안보 우려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르면 이번 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보당국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르면 1월, 러시아가 17만5천 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만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더 침공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은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젠 사키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례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무력 침공해 강제 병합했는데요. 이를 목격한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또다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을 우려하며 러시아의 동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민스크 협정’이라는 건 뭔가요?

기자) 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우크라이나 동부 2개 주인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간에 맺은 정전 협정입니다. 2014년 크림반도 사태가 벌어졌을 당시, 친러시아 성향이 강했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도 분리독립을 꾀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가 이들 주를 지원하면서 결국 교전 양상으로 전개됐는데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나서서 그해 9월, 벨라루스의 민스크에서 4자가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에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는데요. 유엔은 협정 후 지금까지 1만 4천 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민스크 협정의 이행을 촉진할 수 있는 외교적 방안도 함께 모색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또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약속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과 동맹국, 협력국들의 다짐을 강조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야기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공동의 행동과 더 이상의 갈등 방지, 개혁과 탈과두정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지지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며칠 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30일, 두 사람이 약 50분간 통화하고 군사적 긴장 상황과 러시아가 제시한 ‘안보보장안’ 등에 관해 논의했는데요. 하지만 두 정상은 팽팽한 입장 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했는지 알려졌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과 동맹, 협력국들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어떤 제재든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양국 관계가 파열될 수 있다고 맞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양국 간 외교 접촉은 그대로 진행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정상의 팽팽한 대립과 설전이 오갔지만, 양국의 외교 접촉은 무산되지 않았습니다. 두 나라 모두 최악의 파국은 피하기 위한 모양새인데요. 이에 따라 다음 주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 간 실무회담이 진행됩니다.

진행자) 다른 국제 회의도 잇달아 있다고요?

기자) 네. 12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러시아가 사태를 논의하고요. 다음 날인 13일에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가 열립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유럽안보협력기구 회원국이기도 합니다.

3일 홍콩 입법회에서 신임 의원 취임선서를 진행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홍콩으로 가봅니다. 홍콩 입법회에서 신년 행사가 있었군요?

기자) 네. 홍콩 입법회가 3일, 지난달 19일 입법회 선거에서 뽑힌 의원들의 취임식을 거행했습니다. 취임식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주재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홍콩 입법회 의원들은 취임식에서 특별하게 하는 게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에 대한 충성과 법 준수를 맹세하는 이른바 ‘충성 선서’를 해야 합니다. 의원이 취임 선서를 거부하거나 의도적으로 선서문을 제대로 읽지 않으면 의원 자격을 잃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몇 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입법회 취임식에서 민주 진영 의원들이 선서식 도중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 등의 글이 적힌 현수막을 들어 보이거나, 선서문에 임의의 문구를 추가했다가 의원 자격을 상실한 적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는 어땠습니까?

기자) 이번에는 별다른 일 없이 진행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선거에서 90석 의석 가운데 단 1석을 제외한 89석을 친중국 후보들이 싹쓸이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어떻게 그런 압승을 거둘 수 있는 거죠?

기자)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홍콩의 선거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데 따른 겁니다. 중국은 이른바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후보 자격심사를 강화해, 민주 진영의 입후보 기회부터 차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민주 진영에서는 후보를 세우지 못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범민주 진영에서는 1명도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민주 진영은 선거제도 개편에 따른 제약 외에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주요 인사들이 체포되거나 해외로 망명해 후보를 세우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홍콩의 민주파 매체 한 곳이 또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어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의 온라인매체 ‘시티즌뉴스(Citizen News)’가 3일 폐간을 발표했습니다. 시티즌뉴스 측은 전날 밤 자체 페이스북에 폐간을 발표한 데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공식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시티즌뉴스가 갑작스럽게 폐간하기로 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시티즌뉴스 측은 홍콩국가안전처의 연락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홍콩의 언론 자유가 점점 더 악화하면서, 자신들의 보도 내용이 법을 위반하고 있는지 불확실해 폐간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가안전처가 어떤 곳이죠?

기자) 홍콩 경찰 내 홍콩 국가보안법 담당 부서입니다. 앞서 홍콩국가안전처는 지난달 30일, 또 다른 온라인 매체인 ‘입장신문(Stand News)’ 사무실과 자택을 급습하고 전∙현직 간부 등 관계자들을 체포했는데요. 이들 가운데 2명은 현재 기소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그럼 입장신문 사태가 시티즌뉴스의 폐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걸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티즌뉴스를 창간한 크리스 융 주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입장신문에 대한 경찰의 압수 수색과 체포를 지켜보며 더는 안전함을 느낄 수 없어 폐간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로써 홍콩의 민주 매체 3곳이 줄줄이 문을 닫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6월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 매체 ‘빈과일보’가 폐간됐고요. 6개월 만인 지난달 30일 입장신문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시티즌뉴스’마저 폐간을 선언하며 반 년 새 민주 매체 3곳이 문을 닫게 됐습니다.

중국 상하이 시내 전광판에 국내 총생산(GDP) 지수가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올 한 해 경제는 어떻게 풀릴지 큰 관심거리의 하나인데요. 올해 세계 경제 전망 한 번 짚어보죠.

기자) 네. 올해 세계 경제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00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영국 컨설팅 기업인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올해 100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세계 경제가 올해는 회복세를 보인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CEBR은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나면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CEBR은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경제 1위인 미국만 해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 11월, 6.8%까지 오르면서 거의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는데요. CEBR의 더글러스 맥윌리엄스 부회장은 각국이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세계 경제는 2023년이나 2024년, 경기 침체를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국가 별로 한 번 살펴보죠. 미국의 올해 경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CEBR은 올해 미국은 비록 오미크론 변이와 답보 상태 고용률에 따른 하방 위험이 있긴 해도, 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미국이 2030년 전까지는 세계 경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그럼 2030년부터는 다른 나라가 세계 경제 1위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건가요?

기자) 네. CEBR은 중국이 203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1위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2년 늦춰진 것입니다.

진행자) 또 다른 나라 경제 전망도 짚어주시죠.

기자) 네. 인도가 올해는 프랑스, 그리고 내년에는 영국까지 제치고 세계 6위의 경제 강국이 될 것으로 CEBR는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독일이 2033년이 되면 일본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했고요. 러시아는 2036년까지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행자) 한국에 대해서는 어떤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까?

기자) 네. 한국은 꾸준하고 탄력적인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경제 10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CEBR은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2026년부터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다른 국제기관들은 올해 세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참고로 IMF는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5.9%로 제시했는데요. 아직 확정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 P 하락하는 것입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 대로 크게 낮춰 잡았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이 이렇게 낮춰 잡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견실한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불안정한 요소들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와 공급망 병목 현상 외에, 중국과 미국 간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긴장 등 정치적 불안도 세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 기사는 'Reuters'와 'AP'를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