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 5개국 '핵전쟁 방지' 공동성명...이란, 솔레이마니 사망 보복 다짐

지난 2020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발효 5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3일, 핵전쟁과 군비 경쟁 금지에 관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세계 주요 5개국이 더 이상의 핵무기 확산을 금지하고 핵 전쟁을 피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무기 보유국들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은 3일 공동성명을 내고 “핵 보유국 간의 전쟁 방지와 전략적 위험 감소를 최우선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3일 공동성명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이들 5개국은 성명에서, 핵 전쟁은 이길 수 없고, 결코 싸워서도 안된다고 단언하면서 핵 사용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공격을 억지하고 전쟁을 예방하는 방어적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런 핵 무기의 추가적 확산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력히 믿는다고 덧붙였습니다.

5개국은 이어, 핵 위협에 대처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자 ∙ 다자간 비확산, 군축, 군비 통제 협정과 약속 준수와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5개국은 또 성명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를 이행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핵무기 경쟁의 조속한 중단과 핵 군축과 관련한 효과적 조처, 엄격하고 효율적인 국제 통제에 따른 군축 조약에 관해 선의의 협상을 추구한다고 명시한 NPT 6조 내용도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승인되지 않았거나 의도하지 않은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한 규정을 강화할 것”이며 “핵무기가 서로 간, 또는 다른 나라를 겨냥하지 않는다는 기존 약속의 유효성을 거듭 확인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5개국은 모든 국가와 협력해 완전한 안보와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어 서로의 안보 이해와 우려를 인정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추구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5개국의 공동성명은 당초 4일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의가 연기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NPT는 5년마다 이행 사항을 점검하는 평가 회의를 갖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거듭 연기됐습니다.

1970년에 발효한 NPT는 핵확산 금지와 군축,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을 골자로 하며, 이들 5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 보유국이 비핵보유국에 핵무기를 양도하는 것도 금지합니다.

NPT에는 현재 190여 개 나라가 가입해 있으며 북한은 2003년 1월 탈퇴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5개국 공동성명 발표 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이번 공동성명은 러시아가 주도하고 러시아 대표단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사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적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상호신뢰와 협력을 강화해 국제 사회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구축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이를 위해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번 공동성명이 강대국이 상호신뢰를 강화하고 서로 간의 경쟁을 조율된 협력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도 성명을 내고 5개 강대국이 핵무기 통제와 군축에 대한 다짐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이 핵무기 통제를 위해 양자와 다자간 접근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유엔도 핵 전쟁과 군비 경쟁 방지에 관한 핵무기 보유 5개국의 공동성명을 환영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동성명은 핵 전쟁을 막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요구하는 유엔의 오랜 호소와 부합한다고 강조하고 향후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5개국의 공동성명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란과의 핵 합의 복원 협상이 3일 재개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2018년, 이란 핵 합의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제대로 억지하지 못하고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습니다. 그리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이후 순차적으로 2015년 핵 합의 이행 사항을 파기해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 합의가 다시 지켜지길 바란다며 이란도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이란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은 중국도 핵군축 조약에 참여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두 핵 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핵 군축 조약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이 유일합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도 포함하는 새로운 핵 군축 조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빠르게 핵무기를 증강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미 국방부는 중국이 오는 2027년에는 7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으며, 2030년에는 1천 개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카셈 솔레이마니(가운데) 전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총사령관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란이 카셈 솔레이마니 사망 2주기를 맞아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3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판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1월 3일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 카셈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이 사망한 지 2년째 되는 날입니다.

솔레이마니 전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이었던 2020년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미국의 무인기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솔레이마니 암살을 지시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당시 국무장관 등 관련자들의 재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3일)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된 연설에서 “만일 트럼프와 폼페오가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한 행위에 대해 공정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지 않는다면, 무슬림들은 우리의 순교자를 위해 복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란은 또 전날(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미국과 이스라엘에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사건 발생 며칠 후 유엔에 이란의 향후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차원의 공격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 국방부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확인했습니다.

국방부는 솔레이마니가 지난 몇 달간 중동 일대에서 미군과 미국 시민을 겨냥한 공격 계획을 활발히 주도해왔으며, 미국 정부는 미국민과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행동도 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습니다.

당시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으로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도 불편해졌습니다.

사건 당시 솔레이마니는 시리아 방문을 마치고 이라크를 찾았습니다.

솔레이마니 일행은 몇 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바그다드 공항을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드론의 표적 공격을 당해 폭사했습니다.

당시 이라크는 자국 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미국이 이라크의 주권을 무시했다고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후 이란은 이라크 서부 안바르주에 있는 아인 알사드 공군기지와 쿠르드 자치구의 아르빌 공군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 공격을 단행했습니다.

이 공격은 이라크의 암묵적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이란은 이라크 정부에 공격 작전을 사전에 알렸습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은 모두 정권이 교체된 상태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정부로, 이란은 지난해 8월, 에브라힘 라이시 정부로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하지만 사법부 수장 출신의 초강경파 라이시 대통령은 관련자 처벌과 보복을 다짐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란은 사건 당시 이스라엘이 미국에 솔레이마니의 이동 경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그의 암살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 정부는 이스라엘과는 무관하다고 줄곧 부인해왔습니다. 하지만 타미르 하이만 전 이스라엘 정보국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솔레이마니를 살해한 것이 자신의 업적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일의 하나였다며 이스라엘의 개입을 인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언론사가 3일 자체 웹사이트가 해킹을 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일간 영자지 ‘예루살렘포스트’ 홈페이지에는 이날 기사 대신, 붉은 반지를 낀 주먹에서 미사일 같은 물체가 발사돼 시설을 폭격하는 그림이 올라왔습니다.

이 반지는 평소 솔레이마니가 착용했던 혁명수비대 장교 반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솔레이마니는 공습으로 폭사해 신원을 확인하기 힘들었고, 당시 그가 끼고 있던 반지로 신원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

또 폭격 당하고 있는 시설은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네게브 핵 연구센터의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AP’통신은 보도했습니다.

이 연구센터는 이스라엘이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얻기 위해 원자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현재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해킹을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친 이란 성향 해커들의 소행으로 보이지만 해커들이 이란 출신인지, 또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았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