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 중 하나로 조사됐습니다.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정권과 유혈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들의 청렴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국제투명성기구(TI)가 25일, 전 세계 180개 나라의 국가청렴도를 조사한 ‘2021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북한은 16점에 그쳐 아프가니스탄, 예멘과 함께 공동 174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년도와 비교해 점수는 2점, 순위는 4단계 하락했습니다.
부패인식지수는 부패 정보를 0부터 100까지 점수로 환산해, 점수가 높을수록 청렴도가 우수한 나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북한보다 순위가 낮은 나라는 베네수엘라, 소말리아, 시리아, 남수단으로 내전이나 분쟁을 겪는 나라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보고서에서 “유혈 분쟁을 겪는 나라들 혹은 권위주의 국가들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곤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시민적, 정치적 자유가 잘 보호된 나라들이 일반적으로 부패를 잘 통제한다”며 “부패와의 전쟁에서 표현과 결사의 근본적인 자유가 핵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조사 대상에 오른 이래 줄곧 청렴도가 세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계속 8점으로 5년 연속 세계 최악의 부패국가에 올랐습니다.
2017년 17점을 받아 171위, 2018년에는 14점을 받아 176위, 이어 2019년에는 17점으로 172위, 2020년에는 18점으로 170위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국제 기업 위험관리사인 ‘트레이스 인터내셔널’의 ‘뇌물위험 매트릭스 평가’(Trace Bribery Risk Matrix 2021)에서도 세계 최악의 뇌물 부패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공직자로부터 뇌물을 요구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 단체의 지수에서 북한은 94점을 받아 194개국 중 최하위인 194위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국제투명성기구는 이번 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2년간 지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패 수준이 더 악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사 대상 국가의 3분의 2 이상이 청렴도 점수 100점 만점에 50점 이하를 기록했으며, 전체 국가 평균이 43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북유럽 국가들이 대부분 청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덴마크, 핀란드, 뉴질랜드가 8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이어 노르웨이와 싱가포르가 85점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67점으로 27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이 상위 25등 안에 들지 못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미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이 있었고 이런 상황이 의사당 난입 사태로 최고조에 달했으며, 선거 자금 제도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62점을 받아 32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45점으로 66위를 기록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