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이사회·군축회의 고위급회기 종료 “북한 인권 책임추궁 필요…북한 핵·미사일 개발 규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이번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와 군축회의 고위급회기에서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추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계속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규탄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요 이슈로 다뤄지면서 북한 인권과 핵 문제에 대한 관심은 예년보다 적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49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가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일 영상 기조연설에서 버마, 쿠바, 이란, 니카라과, 남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예멘 등과 함께 북한을 지목하며 이들 나라의 인권 위기는 인권이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블링컨 장관] “The human rights crises in Burma, Cuba, the DPRK, Iran, Nicaragua, South Sudan, Syria, Venezuela, and Yemen, among others, also demand this Council’s ongoing attention. In each of these places, we must not only denounce abuses, but work to stop them and hold perpetrators accountable.”

특히 이들의 인권 유린을 비난할 뿐 아니라 이를 막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며 북한의 인권과 인도적 상황을 깊은 관심과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한국 대표로 연설한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북한과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최종문 2차관] “We wish to underline that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hould continue to engage the DPRK for substantially improving the human rights and standard of living of the people in the North. We also hope that the DPRK will respond to our calls for a lasting resolution to the tragedy of the separated families, which remains as one of the most urgent humanitarian issues on the Korean Peninsula.”

또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에서 가장 시급한 인도적 사안 중 하나”라며 “이 비극의 항구적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방위상 출신인 나카타니 겐 일본 총리 특별보좌관은 2일 연설에서 신장 자치구 등의 중국 인권 탄압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녹취: 나카타니 특별보좌관] “The issue of abductions by North Korea is Japan’s top priority. As the families of the victims continue to age, there is no time to lose on this issue…Japan, in close cooperation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will continue to strongly urge North Korea to take concrete and positive actions towards the immediate resolution of the abductions issue.”

나카타니 특별보좌관은 “북한에 의한 납치 문제는 일본의 최우선순위”라면서 피해자 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북한이 구체적이고 긍정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계속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은 아프가니스탄과 에티오피아와 함께 북한을 거론하며 이들 나라에서 “악화하는 인권 상황에 대해 특히 계속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인권이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던 유럽연합(EU)과 영국, 독일 등은 이번 고위급회기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데 주력하며 북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네바에서 비슷한 기간(2월 28일~3월 2일)에 열린 군축회의 고위급회기에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 위협 발언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회원국들만 북한 미사일 발사 등을 규탄했습니다.

일본의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2일 영상 연설에서 1월 30일 중거리(IRBM)급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미사일 역량 개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일본 하야시 외무상] “Japan reaffirms its strong commitment to the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of North Korea's al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s of all ranges. Japan urges North Korea to abide by all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return at an early date to full compliance with the NPT and IAEA safeguards.”

하야시 외무상은 이어 일본은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와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북한이 올해 들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포함해 모두 8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고 2018년 이후 유지해온 핵과 장거리미사일 시험에 대한 유예를 파기할 것을 위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차관은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역내를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더 이상의 지체 없이 대화와 외교의 길로 복귀할 것을 북한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외교부 최종건 1차관] “We reiterate our deep regret and strongly urge the DPRK to cease all activities that destabilize the region and return to the path of dialogue and diplomacy without further delay. Notwithstanding the challenges, the Republic of Korea will continue to stay the course toward complete denuclearization and permanent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호주의 마리스 페인 외교장관은 2일 호주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고의적인 무시를 포함해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적이고 불법적인 활동을 여전히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페인 장관] “We strongly condemn the continued development of nuclear weapons and ballistic missiles in North Korea. We urge North Korea to comply with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o return to diplomacy and dialogue without preconditions.”

아울러 호주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전제조건 없이 외교와 대화에 복귀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페인 장관은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에스토니아는 2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려는 야심을 포함해 무기 기술을 진전시키려는 북한의 결의는 에스토니아의 중대한 우려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질랜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네덜란드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밝혔고, 이탈리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들을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토니 젠킨스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이 이번 군축회의 고위급회기에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력히 규탄했지만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