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아 북한 정권이 도발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정권이 지난 2018년 폐쇄했다고 선전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복원을 위한 굴착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들이 이어져 주목됩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맞아 도발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드 프라이스 / 미국 국무부 대변인
“관련 보도나 정보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는 않습니다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것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과거 북한이 도발에 관여하기 위해 기념일과 북한 내 주목할 만한 시기를 이용해왔다는 점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런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정권의 도발 등 전반적인 국제사회의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해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정 박 부대표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복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황이 연일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되고 있습니다.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위원은 14일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민간연구단체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를 통해 발표한 풍계리 핵실험장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달 28일과 지난 6일 보고서 발표 당시와 비교해 남쪽 3번 갱도에서 계속된 추가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지난 8일과 1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3번 갱도 주변에 통나무 더미가 쌓여 있던 면적이 더욱 확장된 것을 확인했다며, 이는 3번 갱도 내부 구조의 복구를 위해 더 많은 통나무가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3번 갱도 입구 주변에서 검은색 선형 구조물이 포착됐다며, 이는 1차와 2차 입구를 잇는 배수로, 혹은 통로이거나, 흙으로 덮인 전기 케이블 선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3번 갱도 2차 입구 근처에서 상자 또는 지지대로 보이는 구조물도 새롭게 설치됐으며, 기존에 철거됐던 구조물 재건과 개조 징후, 갱도 근처 개활지에 교통 표지판과 차량 이동 흔적도 포착되는 등 갱도 굴착과 관련된 움직임들이 지속해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최근 위성사진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은 3번 갱도 복구를 위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3번 갱도에 핵실험 관련 장비 설치 준비를 시작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5월 핵실험장 폭파로 인한 3번 갱도 내부 구조의 손상 정도와 북한 정권이 계획하고 있는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횟수가 핵실험 가능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