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 출신 의용군 우크라이나서 전사...미, 80여 년만에 '무기대여법' 재가동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가하려는 남성이 지난달 군장을 챙긴 채 폴란드 국경을 넘어 입국하고 있다. (자료사진)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 편에서 참전했던 미국인 윌리 조셉 캔슬 씨가 지난 25일 전사한 것으로 최근 유족들이 언론에 확인했습니다.

향년 22세인 캔슬 씨는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도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첫 미국인입니다.

캔슬 씨는 뉴욕주 오렌지카운티 출신으로, 미 해병대에서 복무한 뒤 테네시주에서 교정 직종에 근무해왔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 직전, 캔슬 씨는 민간 군사업체와 계약했다고 어머니 레베카 카브레라 씨가 CNN에 밝혔습니다.

전쟁 발발 후 해당 업체가 우크라이나에 보낼 사람들을 물색했고, 캔슬 씨가 파견에 동의했다고 카브레라 씨는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폴란드로 향한 뒤, 국경을 통해 당일 또는 다음날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참전 중 보수를 받았고, 다국적 병력으로 구성된 부대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 측은 "캔슬은 우크라이나가 맞서 싸우고 있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밖으로 확전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참전 동기를 설명했습니다.

다만, 미 국방부와 해병대 관계자는 29일 VOA와의 통화에서, 캔슬 씨 전사에 관해 공식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밝히고, 현역 군인 신분이 아니어서 논평할 사안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국무부는 "해당 보도를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자세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CNN에 밝혔습니다.

캔슬 씨의 사체는 아직 수습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 미국인 희생 사례 잇따라

전투 중 사망은 캔슬 씨가 처음 알려진 사례이지만, 미국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현장에서 희생되는 일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언론인 브렌트 르노 씨가 지난달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 인근 이르핀에서 러시아군에 피살된 바 있고, 이어서 언론인 사망이 잇따랐습니다.

같이 보기: 우크라이나서 미국 언론인 사망...미, 중국에 "러시아 생명선 불허" 경고

28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방문한 크이우 시내에 미사일이 떨어져, 미국 국제 매체인 '자유유럽방송(RFE/RL)' 기자가 숨을 거뒀습니다.

■ 미, '무기대여법' 재가동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신속한 무기 지원을 위해 무기대여법 개정을 완료했습니다.

미 하원은 28일 본회의에서 무기대여법 개정안을 상정해 찬성 417표, 반대 10표로 가결했습니다.

앞서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까지 통과한 이 법안은 조만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법률로서 효력을 갖게될 전망입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번 개정안 처리에 관해 "우크라이나 국민은 우리 모두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오늘날 우리의 과업은 그대로있다"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그레고리 믹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 연방의회의 일치된 지지를 받아 우크라이나는 승리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습니다.

■ 2차 대전 때 처음 제정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방위 대여법안(Ukraine Democracy Defense Lend-Lease Act)'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개정안은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에 물자를 공급하는 절차를 간소화한 법규를 현재 우크라이나 사정에 맞게 손질한 것입니다.

해당 법률이 발효되면, 무기를 지원할 때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 등을 대폭 정리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무기 등 군수 지원을 집행할 수 있게 됩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필요한 무기를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다음 나중에 대가를 지불하면 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에서 데니스 쉬미할 우크라이나 총리와 만나 군수·재정 원조 확대를 약속할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초상화 앞에 앉았습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40~1941년 무기대여법 의회 통과를 이끌어내고 서명한 인물입니다.

■ 미,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지지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스웨덴과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강력 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8일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합류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결정하기를 물론 기대한다"며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게 지지할 것"라고 답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지난 26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어서 "세계가 극적으로 바뀌었고, 그런 변화들 중 하나는 나토 가입에 대한 두 나라의 아주 강한 관심"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스웨덴과 핀란드가 가입 신청을 결심하면 따뜻한 환영을 받을 것이며,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중립을 표방하며 군사동맹에 관여하지 않는 전통을 깨고 최근 나토 가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 러시아는 핵무기 배치를 거론하며 적극 반발하는 중입니다.

같이 보기: 미 "모스크바함 큰 폭발" 확인...러시아 "스웨덴·핀란드 나토 가입 시 발트해 핵무기 배치"

두 나라는 다음 달 중순경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관측하고 있습니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스웨덴을 방문하는 5월 셋째 주에 관련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