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오는 19일 사망 5주년을 맞습니다. 그의 모친인 신디 웜비어 씨는 10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아들의 죽음을 계속 상기시키겠다며, 그가 큰 실책을 범했다고 경고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정권에 저항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울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신디 웜비어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오토가 2017년 6월 19일 숨진 지 5년이 됐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아드님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5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하시는 행사가 있나요?
신디 웜비어) 우리가 오토와 관련해 (법안 등) 몇 가지 사안을 통과시키려고 워싱턴과 협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 모두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습니다.
기자) 지금 살고 계시는 중서부 오하이오주 출신 의원들도 의회에 있는데, 전혀 관심이나 노력이 없다는 말씀인가요?
신디 웜비어) 그들은 시도하고 있습니다. 의회에서도 노력 중이죠. (한국계인) 영 김 의원이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의회에서 오토에 관해 계속 주목하게 하고 있죠. (오하이오주 출신) 로버트 포트먼 상원의원과 셰로드 브라운 의원도 있습니다.
기자) 그런 일부 의원이 5주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은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관심이 없다는 얘긴가요?
신디 웜비어)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국무부에 이유를 물어봐야 겠군요)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지난 5년 동안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시는 등 여러 활동을 하셨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신디 웜비어) 우리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도 불법이 됐죠. 다른 미국인들에게 오토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북한 정권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북한 정권이 오토를 납치하고 고문해 살해했다고 법원이 판결한 겁니다. 우리는 미국 연방법원에서 그것을 증명했습니다. 그 뒤에 우리는 독일의 베를린에 있는 북한 대사관과 연계된 불법 숙박 시설(‘시티 호스텔’)의 문을 닫게 했습니다. 거기서 불법 활동이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 대사관이 이윤을 챙기지 못하도록 독일 당국이 불허한 겁니다.
기자) 많은 활동을 하셨군요.
신디 웜비어) 아울러 오토와 관련한 일부 법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것도 성과입니다. 일부 제재는 오토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죠. 그리고 우리는 탈북민들을 계속 만났고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납북 피해 가족들과 대화하는 등 긍정적인 일들을 해 왔습니다. 우리는 오토에 대한 기억과 북한 정권이 그에게 한 짓을 사람들이 계속 알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난 5년간 북한 정권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신디 웜비어) 어떤 방식의 변화를 말하는 건가요? 그들이 나쁘다는 의미인가요? 그들이 여전히 사악하다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북한 정권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나쁜 일이 있거나 더 나쁜 일만 있습니다. 그들은 주민들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주민들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오직 자신의 권력 유지에만 신경을 씁니다.
기자) 그럼 바이든 행정부는 어떤가요? 현 대북정책에 만족하시나요?
신디 웜비어) 과거보다는 더 강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우려는 핵 문제입니다. 그들은 인권과 핵을 함께 다루면 둘 다 진전을 거둘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겁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은 자신과 정권 외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다루지 않는 한 성공하기 힘듭니다. 북한 정권이 비핵화를 미루지 않겠다고 말해도 그들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은 오롯이 권력유지에만 신경을 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게) 충분히 저항할만큼 강해지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러기 전에는 어떤 변화도 없을 겁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하지 않고 있는 일입니다.
기자) 이곳 워싱턴에서도 그런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만큼 진실된 외부 정보를 대대적으로 북한에 보내 주민들의 닫힌 눈과 귀를 열어 주민들 스스로 북한을 변화시키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신디 웜비어 씨) 맞습니다. 제가 통과시키려고 노력하는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대응법안’이 바로 북한에 그런 정보를 더 보내도록 하는 겁니다. 그것이 유일한 길입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승인하길 바랍니다. 저는 이것이 모든 형태의 적개심으로부터 일본과 한국,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적이 아니란 것을 알려야 합니다. 그들의 적, 인민의 적은 미국이 아니라 김정은이란 것을 알려야 합니다.
기자) 말씀하신 ‘2021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대응법’은 미국 정부 산하 독립 기구인 국제방송처(USAGM)의 대북 정보 유입 역량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인터넷 자유를 누리도록 하는 기기 등의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데, 기술적 문제보다는 정치적 결단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신디 웜비어) “맞습니다. 그것이 제가 100% 지지하는 겁니다. 그것은 (향후) 저의 재단이 대표하고자 하는 겁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제가 바이든 행정부가 하길 바라는 겁니다. 대북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만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정보를 개방해 세상에 관해 알지 못한 채 그저 생존만을 위해 노력하는 불쌍한 북한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는 겁니다.
기자) 끝으로 아드님의 사망 5주년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에는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으신가요?
신디 웜비어) 그들이 오토에게 한 짓은 실책입니다. 그들은 큰 실책을 범한 겁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것을 정치의 밑바닥에 그저 묻히게 내버려 두지 않을 한 미국인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중요합니다. 오토가 중요합니다. 그의 사람들이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이 중요합니다. 당신은 이것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마세요. 희망만이 당신이 가진 전부입니다. 변화를 염원해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을 자유롭게 할 변화가 올 것입니다. (김정은) 당신은 지옥에 가기 전에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바랍니다. 그들을 자유롭게 하세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 5주년을 맞아 모친인 신디 웜비어 씨로부터 그동안의 활동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 보내는 메시지를 들어 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