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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부모, 북한 자산 회수 노력 지속…최근 24만 달러 승소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 2018년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부모인 프레드 웜비어, 신디 웜비어 씨가 지난 2018년 5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인권 토론회에 참석했다.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 아들 죽음의 책임을 묻기 위한 오토 웜비어 부모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토 웜비어가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지났지만 미국 등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적극적으로 추적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법원은 최근 뉴욕 주가 보유한 북한 자금 24만 달러를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신디와 프레드 웜비어 씨가 회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지난 2018년 워싱턴 DC 연방법원으로부터 북한이 5억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은 이후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자산을 찾아왔습니다.

특히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차단한 미국 내 북한 자산과 관련한 정보를 꾸준히 요구해 왔고, 이 과정에서 조선광선은행의 자금 24만 336달러가 동결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지난해 3월 해당 계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습니다.

뉴욕북부 연방법원에 따르면 미국의 한 금융기관은 최초 조선광선은행의 자금 보유 사실을 뉴욕 주 감사원실에 알리고 자산을 동결했으며, 또 뉴욕 주 감사원실은 이 자금의 차단 사실을 재무부에 통보했습니다.

조선광선은행은 지난 2009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6년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2270호에 의해 자산 동결 대상이 된 기관입니다.

웜비어 부모 측은 해당 자금에 대한 소유권 주장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조선광선은행이 북한 정권과 연계된 기관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를 위해 조선광선은행을 북한 정권 소유인 조선무역은행의 하위 기관이라고 판단한 과거 미국 수사기관의 자료를 인용했으며, 같은 내용을 확인한 대북 전문가인 이성윤 터프츠대학 교수의 증언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내용들을 검토한 재판부는 지난 12일 뉴욕 주가 해당 자금을 웜비어 측에게 넘길 수 있도록 승인하는 판결문을 냈습니다.

웜비어 부모가 북한 자산을 회수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9년에는 북한산 석탄을 불법 운반하다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된 뒤 미국 정부에 몰수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해 이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웜비어 부모는 이에 따라 이 선박의 매각 대금을 일부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웜비어 부모는 매년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차단한 북한 자금에 대해서도 꾸준히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020년에는 미국의 웰스 파고와 JP모건 체이스, 뉴욕멜론 은행 등 3곳에 북한 관련 자금 2천 379만 달러가 예치된 사실을 파악했으며, 지난해에도 재무부가 보유한 북한 자산 3천 169만 달러의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웜비어 부모는 미국 외에 있는 북한 자산을 추적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하면서, 독일주재 북한 대사관이 불법으로 운영했던 호스텔과 스위스의 비밀 계좌 등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9년 한국 서울을 방문한 프레드 웜비어 씨입니다.

[녹취: 프레드 웜비어 씨] “My mission will be to hold North Korea responsible to recover and discover their assets around the world.”

이처럼 웜비어 씨 부모는 북한 자산 압류와 의회 로비활동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북한 정권을 압박하고 아들의 죽음에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왔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 미 의회가 오토 웜비어의 이름을 딴 대북 제재 관련 법안을 의결할 당시 기자회견에 나선 신디 웜비어 씨는 “북한에 대한 자신의 메시지는 늘 그랬듯 사람, 특히 오토 웜비어가 소중하다는 것이며, 절대로 북한이 아들을 잊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디 웜비어] “My message is to North Korea, like it always says, people matter. Otto matters. We're never going to let you forget our son.”

오토 웜비어는 지난 2015년 12월 북한 여행길에 올랐다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뒤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2017년 6월 혼수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엿새 만에 사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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