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 집결…새 열병식 준비 여부 주목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 14일 병력으로 보이는 점 형태의 무리(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으로 보이는 인파가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열병식 준비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서 이달 들어 병력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VOA가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점으로 표시되는 현장의 인파는 이달 1일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3일과 11일, 12일, 14일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평양 일대는 6월 한 달간 구름이 낀 날이 많아 현장에는 더 많은 무리가 출현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병력은 훈련장 중심부에 여러 무리가 곳곳에 분포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14일 자 위성사진의 경우 병력의 무리가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 점 8~9개가 확인됐습니다.

다만 과거 열병식 훈련 때처럼 병력이 정사각형으로 대열을 이루거나 행진을 하는 듯한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또 훈련이 본격화될 때마다 포착된 주차 차량도 현재로선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포착된 움직임만으론 북한이 새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열병식 훈련 몇 달 전부터 이번과 비슷한 규모의 병력이 훈련장에 나타난 전례로 볼 때 열병식 준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일 열병식 훈련장에 병력으로 보이는 점 형태의 무리가 포착되기 시작했다. 자료=Planet Labs

실제로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기념 열병식을 개최한 북한은 이보다 약 3개월 앞선 올해 1월부터 소규모 병력을 동원해 훈련을 시작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10개 이하의 소규모 대열이 보였고, 인근 공터에서도 차량이 전혀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병식을 약 두 달 앞둔 2월 중순부터 차량이 대거 집결하고 병력 규모도 커지는 등 열병식 정황이 점차 뚜렷해졌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약 3~4개월 뒤 진행될 열병식을 겨냥한 훈련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지금부터 약 3개월 뒤엔 북한 정권 수립일인 9.9절(9월 9일)이 돌아오고, 10월엔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이 이어집니다.

북한은 9.9절과 노동당 창건일에 맞춰 열병식을 진행한 전례가 있습니다.

특히 정권 수립 73주년이었던 지난해 9.9절에는 노농적위군을 중심으로 한 비정규군 열병식을 진행했으며, 2020년 10월에는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열병식을 개최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에 관측된 병력의 움직임이 9월 9일과 10월 10일 열병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의 열병식이 많은 이목을 끄는 건 현장에 동원되는 무기의 종류 때문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