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서방 주요 지도자들의 전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9일, 전쟁이 여러 해 이어지는 데 대비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이날 발간된 독일 빌트 인터뷰에서 "이것(우크라이나 전쟁)이 몇 년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올라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우크라이나를 장기적으로 도와야하는 것은 러시아에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 전쟁과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강제 병합에 관해 별다른 대가를 치르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전쟁을 통해 침략 행위를 계속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비싼 값을 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날(18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장기 분쟁에 대비할 것을 서방국가들에 촉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최종 승리를 이루기 위해, 서방 국가들이 전략적 인내를 제공해야 한다고 존슨 총리는 덧붙였습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국영매체, 미군 출신 포로 2명 영상 공개..."우크라이나 돕던 한국인 의용군 4명 사망"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숄츠 총리는 18일 공개된 독일 dpa 통신 인터뷰에서 "주요 7개국(G70)이 필요한 만큼 오래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독일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G7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 "종전없는 한반도처럼 될 수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반도처럼 종전 없이 수십년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문가 관측도 나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등 서방이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17일자에서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1953년 휴전 협정 이후 종전에 이르지 못한 한반도 상황처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굳어질 가능성을 많은 전문가들이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중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된 남북한 휴전선에서 때때로 충돌이 빚어진다"고 전하면서 "러시아가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서도 이런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이 보기: 우크라이나 동부 LPR, 러시아 연방 가입 추진..."북한과 남한 만들려 시도"러시아는 전쟁 초기 수도 크이우 점령에 실패하고 '특별군사작전 2단계 돌입'을 선포한 뒤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이후 돈바스 일대에서 점령지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장거리 미사일 등으로 그 밖에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공격하는 중입니다.
영국 신문 가디언도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현 상황을 점검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헤르손과 마리우폴 등 우크라이나 남부 주요 점령지를 묶어 '준 국가'로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와 이번 전쟁에서 점령한 헤르손, 마리우폴, 돈바스 일대를 연결해 친러 위성 국가를 세우거나, 아예 러시아에 병합하려 한다는 의미입니다.
■ 푸틴 "전쟁 장기화, 서방에 달려"
이와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기조 연설에서 "전쟁 장기화 여부는 오로지 서방에 달렸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푸틴 "글로벌 경제 위기는 전쟁 아닌 미국 탓"...우크라이나 'EU 후보국' 지위 공식 권고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과제는 반드시 수행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의 용맹과 애국심, 러시아의 단합이 이것을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특별군사작전'을 종료한 뒤에는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도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