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첨단 로켓과 야포, 해안 방어 시스템을 포함한 10억 달러 규모 무기를 추가 지원한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15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통화 직후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동부지역) 방어 작전 수행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첨단 로켓 시스템과 함께 추가 대포와 포탄, 해안 방어 시스템 등 10억 달러 안보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하푼' 해안 방어 시스템 2기과 곡사포 18문, 포탄 3만6천발 등이 포함된다고 국방부가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미국은 명분 없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민주주의와 주권, 영토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 우크라이나가 꾸준히 요구해온 것들
미군 당국자는 이날(15일) VOA와의 통화에서 "이밖에 대함 미사일과 HIMARS(고속기동 포병 로켓시스템) 등이 이번 추가 군수 지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내용은 "우크라이나 측에서 꾸준히 요구해온 항목들을 대부분 포괄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가 군수 지원과 별개로, 인도적 차원에서 2억2천5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해당 자금은 식수·식량과 의약품 공급, 대피소 운영 등 사업에 투입하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긴급 생활필수품 구매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포함해,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안보 지원 총액은 50억 달러를 넘어선다고 국방부 대변인이 이날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 나토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 공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무기 공급 계획을 이날(15일) 밝혔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에 군사장비를 계속 공급할 것이라면서, 승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계속해서 공급할 군사장비에는 중화기와 장거리 시스템이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전날(1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럽 7개국 지도자들와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중화기를 가져야 한다"며 "나토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중화기를 제공해 왔고, 이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에 저항할 수 있느냐가 전적으로 여기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패할 경우 서방에 대한 신뢰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면서 "이는 유럽연합(EU)과 우리의 가치, 그리고 나토에 있어 완전한 실패이자 재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14일) 회동에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폴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라트비아 총리와 루마니아 대통령 등이 참석했습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무기와 관련해, 우리는 이것이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하는데 아주 중요하다는데 공감했다"면서 "나토군 병사와 러시아가 직접적으로 부딪힐 수 없는 만큼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모든 무기를 이용해 전쟁에 이길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훨씬 많은 무기와 야포들을 우크라이나에 전달하길 요청한다"고 밝히고 "그들은 자국을 지키기 위해 이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14일)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나토 회원국들도 동부 방면의 무장 수준과 준비태세를 상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우리는 나토 전진기지를 보다 탄탄하고 전투준비가 되도록 할 필요성과 훨씬 더 높은 준비태세를 갖추고, 장비·물자의 사전배치 규모를 확대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논의했다"면서 "이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태세를 크게 강화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과 관련해선 터키가 반대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단결하여 전진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러시아, 돈바스 요충지 최후통첩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략 요충지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는 러시아군이 14일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거부하고 항전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날(14일) 러시아 국방부는 세베로도네츠크 시내 아조트 화학공장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에 15일까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부를 향해 "무장세력(우크라이나군)에게 '무의미한 저항을 중단하고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고, "항복하면 전쟁 포로의 처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 준수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측은 이 공장안에서 폭격과 공습을 피하고 있는 민간인 500여 명에 관해, 15일 오전 8시부터 인도주의 통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들을 북쪽으로 50여 km 떨어진 스바토베로 이동시킬 계획입니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중순 남동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함락한 당시에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쳤습니다.
■ 루한시크 주 전체 사실상 장악
세베로도네츠크는 루한시크 주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통제하던 마지막 주요 도시였습니다.
러시아가 이곳을 장악하면 사실상 루한스크 주 전체를 차지하게 됩니다. 최근 도시 중심부로 진입한 러시아군은 화력을 총동원해 최종 공세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2개 대대전술단(BTG)을 추가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전술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몰렸습니다.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사이에 두고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를 연결하는 교량 3개 중 마지막 남은 교량마저 최근 파괴됐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보급선이 끊기고, 리시찬스크로 빠져나올 수 있는 퇴각로도 막혔습니다.
세베로도네츠크를 관할하는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시크 주지사는 전황이 현저하게 나빠졌다며, 리시찬스크로 가는 교량 3개가 전부 파괴돼 피란과 인도지원 물자 수송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 우크라이나 항전 의지
올렉산드르 스트리우크 세베로도네츠크 시장은 "러시아군이 도시를 공격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서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도시와 연결하는 방법은 상당히 어렵지만 아직은 존재한다"며 "전투가 잠잠해질 때마다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