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이 향후 5년 간 저소득 국가의 기반 시설 구축과 개선 사업에 민·관 합동으로 총 6천억 달러를 투자합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결정입니다.
26일 독일 바이에른주 엘마우성에서 개막한 G7 정상회의 첫날 일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가자들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글로벌 인프라·투자 파트너십' 출범을 발표했습니다.
6천억 달러 자금은 저소득 국가들의 저탄소 에너지, 보육, 첨단 통신, 상하수도 시설 개선, 백신 공급 등을 위한 사업들에 배정합니다.
이 중에 3분의 1에 해당하는 2천억 달러는 미국이 담당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것은 (저소득국가들에 무상 제공하는) 원조나 기부가 아니"라고 밝히고, "투자로서 모두에게 성과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인들과 모든 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가져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일대일로' 견제
G7 국가들이 이처럼 저소득 국가 기반 시설에 대규모 투자하는 것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 사업을 견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겨냥해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합하면,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G7 정상회의 개막 직전,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증가하기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보다 공격적으로 변한 중국의 강압적 경제 관행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 주요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저소득 국가들을 '부채의 덫'에 가두는 관행을 비판해왔습니다.
미국의 경우 이번 6천억 달러 투자에서 담당할 2천억 달러 재원의 상당 부분을 정부 직접 지출이 아닌, 공적 자금과 민간 자본에서 조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악관이 이날(26일) 공개한 설명자료에는 G7 국가들이 함께 "다른 생각이 비슷한 파트너들, 다자개발은행, 개발금융기관, 국부펀드 등을 통해 수천억 달러의 추가 자본을 동원할 것"이라고 명시됐습니다.
이날 G7 정상회의 실무 회담과 기자회견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위원장 등 EU 집행부 인사들도 동참했습니다.
◼︎ 러시아산 금 수입 금지
G7은 또한 대러시아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26일)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방침을 발표하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대주지 않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주요 금 생산·수출국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금 거래를 막아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신흥 재벌특권층)들과 푸틴의 '전쟁 기계' 심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G7 국가들은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오는 28일 금 수입 금지에 관해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미사일 공격
이날(26일) G7 정상회의 개막 직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전날(25일) 크이우를 비롯한 체르니히우, 수미와 르비우 등에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한 데 이어, 이틀째 북·서부 지역을 타격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26일 오전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외곽도시에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5명의 부상자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비탈리 클리치코 크이우 시장은 "러시아의 이번 (크이우) 공격은 약 3주 만에 이뤄졌다"며 "나토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정상회의(28~30일)를 앞두고 우크라이나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권을 공격한 것은 지난 5일 군사시설과 사회 기반 시설 등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 이후 21일 만입니다.
우크라이나 의회 올렉시 콘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미사일 최소 14발이 날아왔다"고 이날 텔레그렘을 통해 밝혔습니다.
◼︎ 수도권 공격 영상 속속 소셜미디어에 올라와
26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미사일로 추정되는 검은 물체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상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영상 속 물체는 굉음을 내며 움직이다가 건물이 밀집한 구역에 떨어졌습니다. 직후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계속됐습니다.
파괴된 아파트와 병원, 유치원의 잔해 등을 담은 장면들이 속속 온라인 공간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목격자들은 셰브첸키프스키 구역에서 4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증언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전날(25일) 르비우를 비롯한 중 서부 주요 도시에 미사일 수십 발을 쏴, 의용군 훈련소를 타격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유럽 순방 돌입...러시아군, 우크라이나 북·서부에 미사일 쏴 의용군 훈련소 등 타격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장악해 돈바스 전선에서 전과를 올린 러시아 군이 수도권을 포함한 북·서부로 전선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됩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25일 오후 긴급 발표문을 통해, 세베로도네츠크와 주변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루한시크 주 전역이 러시아 쪽으로 넘어간 상황입니다.
같이 보기: 러시아,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시크주 사실상 점령..."산산조각난 상태" 방어군 퇴각◼︎ 바이든 "야만에 가깝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 직전 일어난 크이우 폭격에 관해 "그들(러시아)의 야만이 계속되는 것"라고 취재진 질문에 답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군의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집에서 잠자던 중 미사일 폭격을 당한 7세 어린이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유하고, "G7이 러시아에 대한 더 많은 제재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더 많은 중화기 지원으로 대응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26일 시작된 G7 정상회의는 28일까지 독일 바이에른주 알프스의 엘마우성에서 진행되고, 나토 정상회의는 28일 사전 행사 이후 29일과 30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립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