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관리들, 북한 ‘누리호 이중기준’ 주장에 “북, WMD 개발하며 주변국 위협…한국은 국제의무 준수”

지난달 21일 한국 고흥에서 자체 제작한 누리호 로켓이 발사됐다.

북한이 한국의 누리호 발사 성공에 또다시 ‘이중기준’ 주장을 내세우며 비판에 나선데 대해 전직 미국 관리들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며 주변국을 위협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국제 의무를 준수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6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한국의 우주 발사체 '누리호' 성공과 관련해 '이중기준'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북한을 한국 등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북한의 국제조약 위반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이 그 시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There's a reason why some countries are treated differently than others. Because North Korea goes back to their original withdraw from the NPT back in 1993. So North Korea undertook a commitment when they join the Non Proliferation Treaty not to develop nuclear weapons and to declare all of its nuclear facilities to the IAEA for international inspection. And North Korea violated that. that obligation, that treaty commitment."

북한은 NPT 가입 당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모든 핵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해 사찰을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탈퇴를 선언하고 조약 의무와 약속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나아가 북한은 모든 핵 활동,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활동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위반하며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을 한국 등과 “다르게 취급하고 있다”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등이 한국의 우주개발을 허용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은 금지하는 상황을 '이중기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대해 북한의 대외선전매체는 “북의 우주 개발은 아무리 평화적 목적이어도 '도발'과 '위협'으로 제재 대상”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들이(한국이) 하는 건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우주 군사화를 노린 것이라도 '평화적 목적'이라며 아무 일 없는 듯 하는 것이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월 정찰위성에 쓰일 카메라 성능을 점검했다며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월 27일과 3월 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용 시험’이라고 규정하면서 우주 개발 명분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인공위성 등 우주 발사와 탄도미사일 발사는 각각 위성과 탄두를 우주에 올리는 추진체 기술 등에서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On the issue of space launch I think the important point here is that the technology for space launch rockets is very similar in some ways to the technology for ballistic missiles especially in the the booster system that you know, lifts the satellite or a warhead into space that technology can be very similar"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와 관련된 활동’을 금지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우주 발사체 금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북한과 중국 등이 논쟁거리로 삼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우주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것이 미국과 한국 정부 등의 해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미 국무부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등에 대해 “어떤 물체를 탑재하고 궤도를 돌 수 있게 하는 로켓은 장거리 미사일 개발과 직접 관련이 있다”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왔습니다.

1874호 등 다수의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2016년 채택된 대북 결의 2270호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어떤 형태의 기술협력도 금지한다”면서 “위성발사 또는 우주발사체 포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유엔 안보리 결의는 대량살상무기(WMD) 활용이 가능한 미사일 기술이 포함된 북한의 이른바 ‘평화적인’ 우주 활동도 분명히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반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 “I mean, the the resolutions are pretty clear that, you know, if they're engaged in, quote, peaceful and quote space launch activity that involves the technology for WMD capable missiles, that's prohibited you know. If they somehow came up with some sort of space launch vehicle that did not use that technology, you know, maybe they might have a case but you know, effectively all you know, all of their rocket technology comes from rocket systems that they're using for military purposes, including for the delivery of WMD.”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는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우주 발사체의 경우도 일부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북한의 모든 로켓 기술은 WMD 운반수단을 포함해 군사적 목적을 위한 용도인 로켓 체계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다양한 관련 조약의무를 준수하고 있지만, 북한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며 이런 조약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과 북한의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월 북한 평양에서 열린 야간 열병식에 화성 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등장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북한의 이중기준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해묵은 주장”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한국의 우주개발은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North Korea has been in constant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s it has forged ahead with its WMD programs. North Korea's leader has made clear the DPRK's goal is to develop a credible nuclear capability with which to threaten the United States and others. That is the reason that the United States,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ve taken offense, sought to stop North Korea, and imposed sanctions and other measures on the Pyongyang regime. In contrast, the ROK is a member in good standing of the United Nations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has scrupulously adhered to its treaty and other international obligations as it has developed a peaceful space exploration and launch program. It has developed this program with full transparency and in accordance with international norms and requirements.”

북한은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해왔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북한 지도부는 자신들의 목표가 미국과 다른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핵 능력을 개발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 때문에 북한 정권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유엔과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평화적 우주탐사와 발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조약 등 국제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한국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완전한 투명성 함께 국제 규범과 요구사항을 준수하며 개발되고 있다”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말했습니다.

한국은 지난달 21일 자체 개발한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에 두 번째 도전 만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1993년 6월 최초의 과학로켓을 발사한 지 30년 만에 1.5t급의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말부터 위성 발사를 시도해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 등 2기의 위성을 궤도상에 띄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 위성은 여전히 궤도를 운행하고 있지만 지상 교신과 데이터 전송 등 정상 작동은 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