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는 유엔 전문가패널의 분석에 대해 미 국무부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기존의 평가를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이 국제 평화와 안보, 비확산 체제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와 관련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내용과 일치하는 자체 평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 국무부 대변인] “The United States assesses that the DPRK is preparing its Punggye-ri test site for what would be its seventh nuclear test. This assessment is consistent with the DPRK’s own recent public statements.”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폭장치를 시험했으며, 핵실험 준비 최종단계에 돌입했다는 전문가패널의 평가에 동의하느냐’는 VOA의 질의에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평가는 북한 자체의 최근 공개 성명들과도 일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지난 3일 대북제재위에 제출한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북한이 추가 핵실험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복구작업을 계속해왔으며, 핵기폭장치 시험도 실시했다는 것입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문가패널은 6월 초를 기준으로 북한의 핵실험 준비가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미 고위 당국자들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일 유엔본부에서 개막한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오늘 모인 가운데 북한은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이 보기: 블링컨 "북한, 주요 핵확산 위협"...세계 각국 "북한 CVID 비핵화 촉구"북한은 그동안 핵개발을 계속하고 핵실험 유예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올해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2018년 4월 선언했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유예를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당시 정치국 회의는 “우리가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했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해 검토해 볼 것”이라는 결론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3월 24일 ICBM 시험에 나선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4월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핵무기를 전쟁 방지용으로만 ‘속박’하지 않고 ‘국가 근본이익 침탈’ 시도가 있을 때 사용하겠다며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핵 무력 과시 열병식 개최...김정은 "국가 근본 이익 침탈시 핵 사용"이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를 통해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을 발표하고, 극초음속 미사일 도입,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 5천km 사정권 안의 타격 명중률 제고, 수중과 지상 고체발동기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호주에 핵무기 기술 이전하지 않아”…“북한, 국제 평화∙안보에 위협"
한편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에서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이전했다”며 미국을 핵전파의 주범이라고 주장한 것을 일축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The AUKUS submarine program does not transfer any nuclear weapons technology to Australia.”
국무부 대변인은 “오커스 잠수함 프로그램은 호주에 어떠한 핵무기 기술도 이전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오커스는 미국, 영국, 호주의 안보 파트너십으로,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협약에 따르면 호주는 2040년까지 8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게 됩니다.
앞서 블링컨 국무장관도 10차 NPT 평가회의에서 “이 잠수함은 핵무장이 아닌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른 국가들도 이런 잠수함을 갖고 있다”며 “이 잠수함은 NPT에 따른 최고의 안전과 비확산 기준을 준수할 것이고 이를 확실히 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또 ‘북한이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NPT를 탈퇴했으며 누구도 이를 지적할 명분이 없다’고 북한대표부가 주장한 데 대해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제기하는 위협을 상기시켰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As reflected in longstanding series of resolutions by th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the DPRK’s unlawful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constitute a threat to international peace and security and to the global nonproliferation regime. The United States has a vital interest in deterring DPRK provocations, defending against any use of force, limiting the reach of its most dangerous weapons programs, and above all keeping the American people, our deployed forces, and our allies safe.”
국무부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의 오랜 일련의 결의들에 반영됐듯이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국제 평화와 안보, 그리고 세계 비확산 체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고 무력 사용을 방어하며 가장 위험한 무기 프로그램의 범위를 제한하고, 무엇보다 미국 국민, 배치된 미군, 동맹국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중요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