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해금강 호텔이 물 위에 떠있는 하층 지지부위만을 남긴 채 한 달 넘게 작업을 중단하면서 사실상 철거 작업이 끝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금강산 내 다른 시설에선 새로운 해체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금강산 해금강 호텔은 한 달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VOA가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지난달과 이달 촬영한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해금강 호텔은 건물을 받치고 있던 하층 지지 부위만을 남긴 채 한 달간 이런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하층 지지 부위 위에는 하얀색 물체 등이 놓여 있는데, 한 달간 전혀 이동하지 않은 듯 지난달 촬영된 위성사진과 이달 촬영된 사진 사이에 큰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공개가 제한된 고화질 위성사진을 통해 같은 장소를 살펴보면 이 하얀색 물체는 직사각형 모양의 컨테이너 혹은 잘 정돈된 건물의 폐자재 더미로 추정됩니다.
상황을 종합하면 건물 윗부분부터 순차적으로 해체된 해금강 호텔은 건물이 모두 사라진 채 건물을 지지하던 하층 부위, 즉 물 위에 떠 있는 대형 바지선 형태의 판 위에 일부 물체만이 남은 상태입니다.
이런 모습이 지난 한 달간 유지됐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한이 해금강 호텔의 해체 작업을 마무리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됩니다.
또 지난달까지 건물 자재와 해체 장비 등으로 뒤덮여 있었던 해금강 호텔 바로 앞 육지 부분이 이달부턴 깨끗하게 치워진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더 이상 해체 작업을 하지 않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또 다른 정황입니다.
VOA는 지난 3월 북한이 해금강 호텔에 대한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나섰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4월 해금강 호텔은 중심 부위가 움푹 패이고, 건물 앞쪽 공터에는 기존 해금강 호텔의 규모에 육박하는 건축 폐기물 더미가 쌓이는 등 빠른 해체 속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5월부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서 7월 초까지 작은 변화만이 감지돼 왔습니다.
물 위에 떠 있는 하층 부위만이 남은 상황에서 북한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입니다.
조만간 하층 부위에 대한 철거 작업을 재개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해 활용할지 아니면 이 위에 다시 건물을 지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의 또 다른 주요시설에서 해체 정황이 포착돼 주목됩니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최근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한국 정부와 민간이 소유한 이산가족 면회소와 금강산 문화회관, 온정각, 구룡 빌리지 등에서 철거로 보이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VOA가 이중 일부 건물을 살펴본 결과 건물의 색깔이 바뀌는 등 일부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구룡빌리지의 경우 이곳에 있던 컨테이너 형태의 숙소에 변화가 생긴 듯 이전과는 다른 바닥 색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통일부 관계자는 8월초부터 온정각과 현대아산 금강산 사업소에 대한 철거가 시작됐으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문화회관 등에 대해서는 철거 여부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