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러시아에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을 즉시 우크라이나에 돌려주라고 촉구했습니다. 타이완은 중국이 ‘타이완백서’에서 제시한 ‘일국양제’ 방식을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정부가 런던 지역에 사는 1세부터 9세 아이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요. 주요 7개국(G7)이 관련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 측에 자포리자 원전의 완전한 통제권을 즉각 우크라이나에 이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이 장악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개전 초반이었던 지난 3월 초, 러시아군의 수중에 넘어갔습니다. 자포리자 원전은 6기의 원자로가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인데요. 현재는 2기만 운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G7 외무장관들의 성명 내용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주요 7개국 외무장관들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하고, 즉각 병력을 원전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원전의 통제권도 원래 권리를 갖고 있는 우크라이나 측에 완전히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원전에는 러시아 병력이 얼마나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약 50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고요. 일부 우크라이나 기술 인력이 계속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며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공격이 계속 발생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 연속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있었습니다. 9일 밤에는 러시아군이 원전 인근에 공습을 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니코폴 지역의 학교와 문화시설, 주거용 건물, 시 의회 건물 등에 적어도 80발의 로켓을 퍼부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 니코폴에서는 적어도 1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부상자 가운데는 상태가 위중한 사람들도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니코폴 외에도 자포리자 지역 다른 여러 곳에도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서 원전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상대방이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러시아가 이번 공습은 인정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발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고요. 현재 우크라이나의 주장이나 피해 현황 등에 대해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사일 공격을 당한 자포리자 원전은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네. 당시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폐연료 저장고의 지붕과 창문 등이 일부 파손됐고요. 또 외부 전력을 끌어오는 전력선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가 있었는데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0일 성명을 내고, 외부 전력 공급 장치가 복구됐다면서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방사능 누출 등의 위험은 없는 겁니까?
기자) 네. IAEA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IAEA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한 즉각적인 핵 안전 위협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총장은 그러나 IAEA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해 원전의 안전 상태를 세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 상황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크름반도 ‘사키’ 공군기지 일대를 찍은 인공위성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위성사진 서비스 업체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11일 제공한 사진들을 보면 미사일 공격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3개의 커다란 분화구와 함께 적어도 8개의 전투기가 파괴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의 주장과는 다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일 사키 공군기지에서 연쇄 폭발 사건이 발생한 후 러시아는 취급 부주의로 탄약고에 있던 탄약이 폭발했고, 다른 시설이나 항공기 등의 피해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위성사진은 러시아의 이런 주장과는 배치되는 것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폭발 사건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앞서, 아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일축하면서 적어도 9대의 전투기가 파괴됐다는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크름반도는 현재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이래 러시아가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크름반도 수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9일 대국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자유 유럽을 상대한 러시아의 전쟁은 크름반도와 함께 시작됐다면서, 전쟁은 크름반도 해방으로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는데요. 러시아는 크름반도에 대한 공격은 러시아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타이완을 가보겠습니다. 타이완 정부가 중국의 정책을 반발하고 나섰군요?
기자) 타이완 외교부가 11일, 중국의 이른바 ‘일국양제’ 방식을 거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전날(10일) 공개한 ‘타이완백서’에서 타이완에 대한 ‘일국양제’ 구상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일국양제’라는 건 ‘한 나라 두 체제’ 방식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게 홍콩 사례입니다. 중국은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받으면서, 이른바 ‘일국양제’를 적용했습니다. 서구식 민주주의에 익숙한 홍콩에 대해 향후 50년간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하겠다는 건데요. 엄밀히 말하면 체제를 인정한 게 아니라, 한동안 서구식 제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마카오에도 약간 변형된 일국양제 형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를 타이완에도 적용하겠다는 구상인가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이번에 발간한 ‘타이완백서’에서 타이완에 대한 통일 방법과 통일 후 타이완의 사회 제도 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통일 과정에서 중국과 타이완의 사회 제도가 다르다는 점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포용적인 방법으로 ‘일국양제’를 거론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정기적으로 타이완에 대한 백서를 발간해왔습니까?
기자) 지난 1993년에 처음 발간됐고요. 2000년을 끝으로 한동안 뜸하다가 다시 발간한 겁니다. 최근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계기로 타이완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이 22년 만에 타이완 백서를 다시 발간한 것은 타이완이 자국의 영토라는 것을 국내외에 재확인하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백서의 또 다른 주요 내용,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은 이번 백서에서 타이완 통일 후 군대와 행정 인력을 타이완에 파견하지 않겠다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이전 두 백서에는 통일 후 타이완에 주둔할 병력이나 행정 인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명기했었는데요. 이번에 삭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통일 후 타이완에 외국 영사 기구를 설치할 수 있다고 명기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과의 통일을 기정사실로 한 구상들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을 이탈한 하나의 성으로 간주하고 언젠가 반드시 통일해야 할 자국의 영토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 이번 백서에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고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외교부의 반응 좀 더 들어 보죠.
기자) 네. 어우장안(조앤 우) 타이완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타이완의 미래는 오직 타이완인들만 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우 대변인은 또,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을 “타이완 사람들을 위협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으로 만들 구실”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언급한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백서 발간과 관련해 중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는데요. 관련국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중국의 내정에 개입하거나 타이완 분열 세력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타이완을 통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영국 정부가 런던 지역 아동들에게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영국 보건당국은 런던 지역에 사는 1세부터 9세 사이 아동 전원에게 소아마비 백신 부스터샷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번 소아마비 추가 접종 대상에 포함되는 아동의 수는 약 1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영국 정부가 런던 지역 아이들의 소아마비 접종을 서두르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런던 북부와 동부 하수구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다량으로 나왔기 때문입니다. 런던에서 하수구 검사를 하면 보통 1년에 한두 번 정도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는데요.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2형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116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그럼 최근 런던에서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보고된 것이 있나요?
기자) 영국 보건당국은 아직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없고, 소아마비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 대부분은 위험도가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런던 안에서 바이러스가 전이되고 있는 구역이 소아마비 백신 접종률이 낮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소아마비가 과거에는 무서운 질병이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55년에 비활성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두렵고 종종 치명적인 병이었습니다. 소아마비 백신을 완전하게 맞지 않은 사람 1천 명 가운데 5명은 영구 마비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영국 안에서 소아마비가 마지막으로 발병한 것이 언제였나요?
기자) 네. 지난 1984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대규모 백신 접종이 도입되기 전에 영국 안에서는 매년 약 8천 명이 소아마비에 걸려 마비 증상을 보였습니다. 참고로 전체 유럽에서는 지난 2002년에 소아마비가 사라졌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소아마비가 발병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뉴욕주 락랜드 카운티에 사는 20세 남성이 지난 6월에 소아마비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이 걸린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외국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이 남성은 병원을 퇴원하기는 했지만, 현재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에서 소아마비 환자가 나온 것은 거의 10년 이래 처음입니다.
진행자)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인 대부분은 어린 시절 백신 접종을 통해서 소아마비 감염으로부터 보호받습니다. 하지만, 뉴욕주 락랜드 카운티 내 정통 유대인 공동체같이 소아마비 백신을 맞지 않는 경우 소아마비에 걸릴 위험이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외에 이스라엘에서 소아마비가 발병했다고 보고되기도 했는데요. 참고로 이 소아마비는 걸리면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