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무단 사용 정황 지속…1년 넘게 버스 정차

북한 개성공단 일대를 촬영한 19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 한국 기업 ‘에스제이-지에스’의 공장 앞 공터에 하얀색 물체(원 안)가 등장한 가운데 '제씨콤' 건물 앞 공터엔 버스 여러 대(사각형 안)가 정차해 있다. 자료=Planet Labs

개성공단 한국 자산에 대한 북한의 무단 사용 정황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버스 여러 대가 지속적으로 출입하고 있는 개성공단 내 한 공장건물에서는 1년 넘게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의 전자제품 생산업체 밀집 구역의 한 건물 공터에서 차량 여러 대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됐습니다.

민간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19일 촬영한 사진에 담긴 이 구역은 VOA가 북한 근로자의 통근 가능성을 제기한 한국의 중소기업 ‘제씨콤’사가 위치한 곳입니다.

이 건물 공터에선 지난해 8월 이후 버스 8~9대가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공터에서 확인된 물체도 한국 측이 제공한 버스들로 추정됩니다.

‘제씨콤’사 공장에서 1년 넘게 모종의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 제씨콤 공장 부지에 버스 8대가 서 있는 모습. 자료=Planet Labs

제씨콤이 과거 개성공단에서 인터넷용 광통신 케이블과 커넥터, 인공치아 등을 생산했던 만큼, 북한도 동일 제품을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동원한 차량은 과거 한국이 북한 근로자 통근을 위해 제공했던 현대 자동차의 에어로시티 버스로 추정됩니다.

이 버스 1대당 적게는 25명에서 최대 50명(입석 시)까지 실어 나를 수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장소에서 포착된 8~9대의 버스로 이동한 근로자는 최대 450명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VOA가 새로운 움직임을 감지한 개성공단 내 다른 건물 공터에서도 같은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VOA는 반도체 부품과 전자제품, 유공압 패킹 등을 생산하던 한국 기업 ‘에스제이-지에스’의 공장 앞 공터에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하얀색 대형 물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달 1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이 하얀색 대형 물체가 확인된 것입니다.

이보다 앞선 10일 자 위성사진에선 이 물체를 확인할 수 없지만, 이틀 뒤인 12일엔 더 큰 하얀색 물체가 나타나 이곳에서 지속적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 폐쇄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VOA는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2016년 이후 최근까지 개성공단 내 최소 10여 곳의 공장에서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이중 한국의 ‘쿠쿠전자’와 ‘명진전자’, ‘만선’, ‘태림종합건설’ 등이 운영되던 공장 부지에서는 최근까지 정기적으로 차량이 정차하고 대형 트럭이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북한의 무단 가동 정황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