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AEA 사무차장 "북한 잠수함 건조에 진전...역내 방어체계 위협"

미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가 지난 2020년 분석한 북한 신포 조선소 위성사진 (자료사진= Middleburry Institute of International Studies at Monterey/ Planet 제공)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새 잠수함 진수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이곳에서 잠수함 건조 활동 또한 계속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큰 영향을 끼칠 북한의 잠수함 역량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신포조선소 부두 인근 건물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점에 주목했습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23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1년 간 차량 통행이 거의 없던 현장의 교통량이 최근에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넓은 부지에 인접한 여러 건물들은 잠수함 부품을 제조하는 곳으로, 공정에 필요한 금속과 장비 등을 필요로 한다”면서 주변의 움직임은 잠수함 건조에 진전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올리 하이노넨 특별연구원] “The buildings next to the wide area that there are several buildings. So this is where the parts of the submarine are manufactured. And those parts when they are there, they need supplies, they need PCs or metal, and may need additional equipment. And this may be indications that is approaching advances what they are manufacturing.”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1일 신포조선소의 건조건물 주변에 바지선 등 선박 6대가 집결했다며 북한이 새 잠수함 진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건조건물과 연결된 선박 진수용 부두에는 바지선이 잠수함을 바다로 끌고 가는데 필요한 철로, 예인 시설도 위성사진에 나타났습니다.

38노스는 이번 새 잠수함 진수 준비는 아직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하이노넨 연구원은 VOA에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경우 역내 핵 방어 역량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하이노넨 연구원] “Yes, that’s true. I think that this is a step forward. It makes more unpredictable, and it will be very difficult for people to detect most likely where they launch it.”

발사 위치를 예측하고 탐지하기 매우 어려운 잠수함의 특성상 (미국과 한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국장은 VOA와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잠수함 건조 동향과 관련해 더 큰 규모의 새 탄도미사일잠수함(SSB)를 제조하거나 3년 전 개조 정황을 노출한 로미오급 잠수함을 추가로 개량하려는 시도로 진단했습니다.

[녹취: 제프리 루이스 국장] “One possibility is it will be a new larger ballistic missile submarine. But another possibility is it will be the modified Romeo that we saw them working on three years ago.”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9년 7월 신포조선소를 방문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사진을 토대로 이 잠수함이 미사일 발사관을 개조한 '로미오'급(1800톤급) 개량형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SSB나 개조된 로미오급 잠수함 중 무엇을 건조하든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려는 분명한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국장] “This is a capability they've had for a long time. So, it's an incremental improvement. They're developing to launch ballistic missiles. They are working on modifying their existing submarines. They're developing a nuclear-powered submarine. And that's, you know, they've been clear that that's their goal across the board. And so, it's consistent with the kinds of statements we've seen from Kim Jong Un over the years.”

그러면서 북한이 핵탄두 장착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역량을 선보일 경우 미국의 핵 방어 전략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최종 단계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능력을 갖추는 것으로, 북한은 이 능력의 핵심인 SLBM 탑재 전략잠수함 개발을 추진해왔습니다. 기습적인 핵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이른바 보복 타격(second strike)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38노스의 최근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신포조선소 부두 주변에서 포착된 선박과 바지선의 종류와 수를 고려할 때 북한이 신형 잠수함 진수를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 몇 년간 더 큰 규모의 신형 탄도미사일 잠수함(SSB)을 건조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온 만큼 이런 움직임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타운 선임연구원은 “주요 건조 공정이 완료된 듯한 상황에서 문제는 잠수함의 가동과 진수 시기”라고 지적했습니다.

[제니 타운 선임연구원] “The question is - when will it be operational (when will they launch it) as the major construction appears to have ended. This is will improve their ability to field SLBMs, but not significantly in the near future with only one submarine. But it would indicate another milestone in the North’s WMD development.”

이어 “이번 잠수함 진수가 SLBM 배치 능력을 향상시키겠지만 잠수함 한 척만으로 가까운 장래에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긴 어렵다”며 “그래도 이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제프리 루이스 국장은 북한이 건조하려는 잠수함의 종류에 따라 기술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루이스 국장] “It's definitely possible they could be a ballistic missile submarine, but we don't really know until it pops out into the water. Regarding the capabilities of ballistic missile submarines, it just depends on how big the new submarine is how many missiles he carries. It's just very hard to say because the only thing we've ever seen is the large segments for the new submarine outside the hall, so we've never actually seen the new submarine. So it's very hard to assess its capability now.”

루이스 국장은 신형 SLBM 탑재 잠수함의 역량을 평가하려면 미사일 탑재량이 중요한데, 잠수함이 완전한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파악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