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29일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것은 미국의 방위 공약을 최고위급에서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미국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의 한반도 전개에 함께 강력한 대북 신호를 발신한다는 평가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오는 29일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것은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을 가장 최고위급에서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가 평가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her visit to the DMZ will be the highest profile act that the U.S. has taken physically in the region to demonstrate that commitment. And the message especially coming in conjunction with the presence of the aircraft carrier the USS Ronald Reagan and its battle group in Korea, that message is that the U.S. has a whole range of systems and technologies and capabilities that it is prepared to have at the ready in case the U.S.-ROK alliance is challenged. So it’s a pretty blunt message of the U.S. determination to North Korea.”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방문은 특히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비롯해 미 항모전투단이 한국에 전개된 가운데 이뤄진다”며 “미한 동맹에 대한 도전에 맞서 미국이 다양한 체계, 기술, 능력을 가용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의 의지를 북한에 직설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도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은 북한의 도발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한 동맹의 힘과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의지를 강화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독특하고 가시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 Vice President’s visit to the DMZ presents a high level and uniquely visible opportunity to reinforce the strength of our alliance and the U.S. strategic commitment to the defense of the ROK in the face of heightening provocations from the North. It’s fully consistent with other strategic deterrence measures and exercises the U.S. has engaged in in recent months with the ROK and like-minded partners in the region. At the same time, it would be a timely opportunity for the Vice President to also reiterate our commitment to and offer of dialogue with the North.”
랩슨 대사대리는 “이번 방문은 다른 전략적 억제 조치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이 한국, 역내 같은 마음을 가진 파트너들과 함께 해온 연합훈련들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시에 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미국의 제안과 의지를 다시 강조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베 신조 전 총리 국장 참석 등 일본 일정을 진행한 뒤 29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며,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민들에게 방위공약 재확인”
해리스 부통령의 이번 DMZ 방문은 북한에 경고를 보낼 뿐 아니라 한국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27일 VOA와 전화통화에서 한국 내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녹취:스나이더 국장] “There is an active debate in South Korea about how to meet its needs to deter against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y. We all know that the South Korean public is sensitive to that and increasingly they support the acquisition of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So that puts greater pressure on the U.S. to let people know that the U.S. commitment is solid.”
스나이더 국장은 “북한의 핵 능력을 어떻게 억제할 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국 대중은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독자적인 핵 능력 확보를 예전보다 더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 공약이 확고하다는 점을 알려야 할 부담이 미국에 더욱 가중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타이완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앤드류 여 한국석좌는 타이완 비상사태 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해리스 부통령의 DMZ 방문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You could see South Korean domestic audience criticizing Yoon saying ‘well, you’re making the U.S.-South Korea as a centerpiece but it’s the U.S. that’s really dragging us into these other conflicts so are they really committed to defending the Korean peninsula or is it really about Korea supporting the U.S. initiatives elsewhere?’ So I think that this is a good reminder that the U.S. still sees deterrence and defense of the Korean peninsula as an issue of high importance.”
여 석좌는 “한국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미한 관계를 중심에 둔다고 했는데, 미국은 실상 우리를 다른 분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냐? 미국이 한반도 방어에 전념하고 있는가 아니면 한국이 그저 미국의 계획을 지원하고만 있는 것인가?’ 라는 비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은 미국이 한반도 방어와 (북한) 억제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습니다.
여 석좌는 “미국은 확장억제 공약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히고 싶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 국민들이 (방위 공약에 대한) 어떤 의구심이 있었다 하더라도 바이든 정부는 지난 몇 달간 거듭 확신을 줬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think whatever questions South Korea had I think have been answered time and again in recent weeks in recent months by the Biden administration… I think this is a reflection of the U.S. determination to make sure that there is no doubt whatsoever in the minds of our allies. But there’s also no doubt whatsoever in the minds of our adversary that the U.S. means business when it comes to the use and the deployment of our strategic asset to defend the ROK.”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방문은 동맹과 적들에게 미국의 공약에 대해 한 치의 의구심도 없도록 하겠다는 결의를 반영하는 것이며, 미국이 한국 방어를 위한 전략 자산 전개와 사용에 진지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미한 동맹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진화”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이 진화하는 미한 동맹을 재확인하는 차원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앞서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이번 방한 기간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 뿐 아니라 미한 양국 간 경제와 기술협력, 타이완 문제와 다양한 역내, 글로벌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 석좌는 최근 이어진 미국 최고위급 당국자들의 방문을 상기시키며 미한 동맹이 포괄적인 관계로 진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여 석좌] “If you look back at the past year and see what was raised at these high-level visits, it’s a wide range of issues from economic security for President Biden, to the Taiwan issue with Pelosi, and now it’s really a focus on North Korea, defense of the Korean peninsula. It really does show how the U.S.-ROK alliance today is much more comprehensive than what it was at its origin.”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시 경제 안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타이완 문제 집중했으며,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과 한반도 방위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여 석좌는 “오늘날 미한 동맹이 처음 맺어졌을 때보다 지금 훨씬 종합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현재의 미한 동맹은 고도로 제도화되고 긴밀히 조율된 관계”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is is a very highly institutionalized and closely coordinated relationship at this time. I think that South Korea is getting as much attention as it ever has from cabinet-level and higher officials in the U.S.”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장관급 등 미 고위 당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으며, 두 나라가 한반도를 넘어선 공동의 도전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를 선언하면서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스나이더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랩슨 전 대리대사도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 시기와 순서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러한 방문은 미국이 지역적 세계적 도전에 직면해 한국과의 협력과 동맹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랩슨 전 대리대사] “I would not ascribe so much significance to the timing and sequencing of these visits, but they are indicative of the heightened priority the U.S. places on its partnership and alliance with the ROK in the face of a growing range of regional and global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Seoul is a must stop for all US senior leaders visiting the region. The U.S. endorses and supports the Yoon administration’s aspirations towards Global Pivotal State status.”
랩슨 전 대사대리는 “서울은 이 지역을 방문하는 모든 미국 고위 지도자들의 필수 방문지이며, 미국은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지위를 향한 포부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