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해외선박 구매 방지 노력…한국과 협력하고 권고사안 마련”

북한 선적의 SF 블룸호 혹은 부양 2호가 북한 남포와 중국 룽커우 항을 운항한 항적. 자료=MarineTraffic

최근 한국과 타이완 등 제3국 중고 선박이 북한에 매각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한국 정부와 관련 사안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공개될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이런 거래를 방지하기 위한 권고 사안을 담았다고 확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제 3국 중고 선박 거래를 막기 위해 한국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패널의 에릭 펜튼 보크 조정관은 29일 타이완 화물선의 소유권이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는 최근 VOA 보도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우리는 제재 회피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조사 내용은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펜튼 보크 조정관] “As you know, we don’t usually discuss ongoing investigations into sanctions evasion. This is indeed an interesting vessel, and some ownership and management structures responsible for it (in the past) are also of great interest to the Panel.”

그러면서도 “이건 흥미로운 선박이며, 이 선박에 책임이 있는 (과거) 소유와 관리 구조는 전문가패널의 큰 관심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른 나라 깃발을 단 타국 소유 화물선과 유조선이 북한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과정은 복잡하긴 해도 매우 중요하다”며 조만간 공개를 앞둔 올해 전문가패널의 중간보고서에도 다뤄진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펜튼 보크 조정관] “The transition process of cargo and tanker vessels from other flags/ownership structures to the DPRK fleet is extremely important (although complex), and features in our latest report. The Panel works closely with ROK authorities in monitoring both the transition process, and the networks of entities involved in the purchase or transfer. Our latest report also makes a number of recommendations which will help sellers of vessels from “inadvertently” selling ships to DPRK-linked brokers.”

펜튼 보크 조정관은 “전문가패널은 소유권 전환 과정은 물론 구매 혹은 (소유권) 변경에 관여한 주체의 네트워크를 감시하는 데 있어 한국 당국과 긴밀히 협력한다”면서 “전문가패널의 최신 보고서 또한 북한과 연계된 브로커들에게 무심코 선박을 팔지 않도록 선박 판매자들을 도울 여러 권고 사안을 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VOA는 2021년 7월까지 타이완 소유였던 화물선 ‘더블 해피니스 1’호가 올해 3월 북한 선적의 ‘SF블룸’호로 다시 태어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중고 컨테이너 화물선 구매 정황…타이완, 홍콩 거쳐 소유권 바뀌어

‘부양 2’호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선박은 2021년 7월을 전후해 홍콩 소재 ‘시노 에버 트레저’사에 매각됐으며, 선명과 선적을 몇 차례 변경한 끝에 북한 소유가 됐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위장회사를 동원해 한국 중고 선박 등을 구매하는 행위가 최근 몇 년간 부쩍 늘었습니다.

실제로 2019년 12월 한국 인천항을 떠난 지 불과 9일 만에 북한 송림항에서 발견돼 논란이 일었던 한국의 ‘리홍’호는 북한 자성무역회사의 ‘도명’호로 탈바꿈했습니다.

또 2019년 북한으로 벤츠 차량 등을 옮기며 제재 위반에 연루됐던 ‘지유안’호는 불법행위 포착 두 달 전까지만 해도 한국 깃발을 달았던 ‘서니 시더’호였고, 2020년 10월부터 북한 선적을 갖게 된 ‘수령산’호도 같은 해 7월 16일까지 한국의 한 해운회사가 선주였습니다.

같이 보기: 북한 소유된 한국 선박 3척 더 확인...2~3년 사이 최소 6척 불법 매각

그 밖에도 VOA는 지난 3월 발행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연례보고서를 인용해 현재 북한 소유가 된 유조선 ‘오션 스카이’호와 ‘신평 5’호가 매각 직전까지 한국 깃발을 단 한국 선박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 몇 년간 수십 차례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가 포착된 선적 미상의 ‘뉴콘크’호도 한 때 한국 선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매각을 위해 한국을 떠나면서 차항지를 ‘북한’으로 보고했지만 어떤 제지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일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