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폭격 재개... 중국 공산당 19기 7중전회 개막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시내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 직후 자동차가 불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에 무차별 폭격을 단행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준비를 위한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미국의 경제학자 3명이 선정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10일 아침 혼잡한 출근 시간에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포함해 동부, 중부, 서부, 남부 주요 도시에 미사일 폭격을 단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오전, 러시아가 75발을 발사했으며, 이 가운데 41발은 요격했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CNN은 최신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적어도 84발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CNN은 우크라이나군 발표를 인용해 이 가운데 43발은 무력화했다고 밝혔는데요. 러시아군이 추가로 더 발사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사상자도 발생했습니까?

기자) 네.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적어도 11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앞서 수도 크이우에서만 적어도 8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하지만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북동부 하르키우, 남부 자포리자 등지에서도 미사일 공격이 보고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표적이 된 게 얼마 만이죠?

기자) 70여 일 만입니다. 러시아는 지난 7월 28일, 미사일 6발을 발사해 크이우 외곽에 있는 군사 시설을 폭격한 바 있습니다. 10일 아침 크이우 시민들은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지하철 역사 등 대피할 장소로 달려가면서 놀라고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러시아의 미사일은 시내 혼잡한 교차로, 공원, 관광 명소, 유치원 놀이터 등지에도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미사일 폭격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규탄하며 복수를 언급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격 직후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출근 시간대 공격은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죽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고 하고 있다”고 규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적들은 우리의 땅에 몰고 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라며 복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이 더 고조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지난 8일, ‘크름대교’ 폭발 사건 이틀 만에 벌어졌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10일)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해, 이번 미사일 공습은 크름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군사 지휘시설 등을 타격했다면서, 앞으로도 같은 기준에 따라 보복 공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9일), 크름대교 폭발 사건을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는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초강력 대응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크름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연결하는 다리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강제병합하고 난 후 건설한 다리입니다. 2018년 개통됐는데요. 당시 푸틴 대통령이 개통식에 참석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19km 길이의 크름대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병합의 상징이자 푸틴 대통령의 자부심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크름대교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크름대교는 철도 통행용 교량과 차량 통행용 교량으로 돼 있는데요. 지난 8일 차량 통행 교량을 달리던 트럭이 폭발하면서, 마침 철도 통행 교량을 지나던 유조 열차에 불이 옮겨붙으며 큰 화재가 발생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다리 일부가 붕괴했고요. 적어도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푸틴 대통령은 이 사건이 ‘테러’라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사건 직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는데요. 9일 초동수사 결과, 크름대교 폭발을 기획한 자들과 감행한 자들, 배후에서 지원한 자들이 우크라이나 특수 기관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의심의 여지 없이 러시아의 주요 민간 인프라를 파괴하려는 테러 행위라고 강조했는데요. 10일 회의에서도 우크라이나의 ‘테러 공격’ 시도가 계속된다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용의자들의 신원은 알려졌습니까?

기자) 러시아 언론 매체에 따르면 폭발한 트럭의 소유주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에 거주하는 남성인데요.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용의자들의 신원을 확인해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조사위원장은 이날(9일) 해당 트럭이 불가리아, 조지아, 아르메니아, 러시아령 북오세티야와 크라스노다르를 거쳐 온 게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우크라이나는 크름대교 폭발 사건과는 선을 긋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일반 시민은 물론, 정부 고위 관리들도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통해 크름대교 폭발 사건을 대대적으로 공유하면서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미하일 포돌랴크 대통령 보좌관은 “크름대교는 불법 건축물이고, 모든 불법적인 것은 파괴돼야 하며 이제 시작”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폭발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진행자) 크름대교는 러시아로서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가치가 크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약 36억 달러를 들여 건설한 크름대교는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통해 흑해로 나아갈 수 있는 전술적,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돼 왔습니다. 특히 지난 2월 24일 개전 후에는 러시아군의 핵심 보급로로 이용돼 왔는데요. 이게 끊어지면 크름반도와 헤르손에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군 보급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진행자) 다리의 일부가 붕괴했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일단 통행은 다시 시작됐고요. 복구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러시아 당국은 밝혔습니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폭발로 일부 구간이 붕괴했지만, 선박이 지나가는 다리 부분은 파손되지 않아 여객선 운항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9일 오후부터 크름대교를 통과하는 자동차, 열차, 여객선 운행이 순차적으로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러시아 정부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공습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완전한 잔인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 의지만 강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도 이는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만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주요 7개국(G7) 지도자들은 11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사태를 논의합니다. 이 회의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큰 정치 행사가 열리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 흔히 줄여서 ‘7중전회’라고 하는데요. 7중전회가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했습니다.

진행자) 19기 중앙위의 마지막 소집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이른바 ‘영도기관’인 중앙위원회는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즉 당대회 사이에 통상 7번 회의를 갖는데요. 이번 7중전회는19기 중앙위의 마지막 소집입니다. 19차 당대회는 지난 2017년 10월 열렸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모이는 7중전회는 차기 당대회를 최종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7중전회의 가장 큰 일은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고 국가 핵심 사업과 목표 등을 정해 당대회에 제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공산당 중앙위원 약 200명, 후보위원 170명 등 370명이 인민 대회당에 모여 다음 주에 있을 20차 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모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차기 지도부의 윤곽은 언제쯤 알 수 있습니까?

기자) 20차 당대회가 폐막한 바로 다음 날, 20기 1중전회가 열리는데요. 이때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당 최고지도부의 면면과 서열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헌법 개정으로 국가주석의 3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하면서, 집권 연장의 포석은 이미 깔려 있고요.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이를 확정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입니다.

진행자) 중국의 주석 임기가 몇 년이죠?

기자) 5년으로 지금까지는 연임만 가능했습니다.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이 5년씩 두 차례 집권한 바 있고요.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선출돼 지금까지 10년 집권했는데요. 이번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면 15년 집권하는 거고요. 중국 초대 국가주석인 마오쩌둥 이후 3연임하는 중국 지도자가 됩니다.

진행자) 차기 총리는 누가 될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3연임이 유력한 시 주석 외에 중국의 경제를 이끌 총리에 누가 임명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에 이어 ‘2인자’로 일컫던 리커창 총리는 10년 임기 제한에 걸려 내년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때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되는데요. 중국 내에서는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옮겨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20차 당대회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네. 16일 개막일은 나왔지만, 폐막일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통상 1주일 정도 진행됩니다. 한편 베이징시는 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고강도 방역과 경비 태세 강화에 들어갔습니다.

10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202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화면 왼쪽부터 벤 버냉키,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필립 딥비그(이상 미국).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됐군요?

기자) 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포함해 미국의 경제학자 3명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딥비그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경제학 교수 등 3명을 ‘2022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선정 이유도 들어보죠.

기자) 네. 노벨위원회는 은행과 금융위기에 관한 이들의 연구를 선정 이유로 꼽았습니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경제에서 은행의 역할, 특히 은행의 붕괴를 막는 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이들의 연구는 2008년과 2009년 전 세계에 닥친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기간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국제 사회에서 꽤 지명도가 있는 인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결정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큰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미 연준 의장의 발언과 행보는 늘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습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년간 연준 의장을 지냈습니다.

진행자) 버냉키 전 의장 재임 당시 금융위기가 있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버냉키 전 의장은 매우 과감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쳤는데요. 금융위기를 벗어나는 시기를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양적완화라는 게 뭐죠?

기자) 양적완화는 아주 간단히 말해, 금융당국이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될 때, 국채를 매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중에 직접 돈을 푸는 걸 말합니다.

진행자) 버냉키 전 의장의 연구 성과라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버냉키 전 의장은 1983년 박사 논문으로,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기 은행의 역할에 관해 작성했는데요. 이 논문에서 버냉키 전 의장은 이른바 ‘뱅크런(bank run)’, 즉 경제 상황에 심리적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이 은행에서 앞다퉈 돈을 인출하는 사태가 어떻게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위기의 주요인이 됐는지 등을 분석, 진단했습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 논문으로 이미 30대 때 경제학계에서는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진행자) 다른 두 교수의 연구 업적도 전해 주시죠.

기자) 네. 다이아몬드 교수와 딥비그 교수는 뱅크런 사태를 막기 위한 정부의 역할, 또 빠른 인출을 원하는 예금주들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경제가 충돌할 때 할 수 있는 은행의 역할을 분석하고, 이른바 ‘다이아몬드-딥비그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진행자) 자, 그럼 노벨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발표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물리학상, 5일 화학상, 6일 문학상, 7일 평화상에 이어 10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모든 발표가 마무리됐습니다.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있는데요. 노벨평화상 시상식만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따로 열립니다. 스웨덴 출신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였던 노벨은 유언에서, 다른 상과 달리 평화상은 노르웨이가 위원회를 만들어 선정할 것을 주문했는데요.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