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서해상 선박 간 환적 또 포착...바지선 양 옆에 대형 선박 2척 접선

24일 북한 초도 인근 해상에서 포착된 선박 간 환적 추정 모습. 100m 선박 2척이 작은 선박을 가운데에 두고 접선 중이다. 자료=Planet Labs

북한 서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또다시 포착됐습니다. 길이 100m가 넘는 선박 2척이 바지선을 사이에 두고 무언가 주고받는 듯한 장면이 찍혔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북한 서해 초도 해상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 위성사진에 선박 3척이 나란히 붙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 초도 남단에서 약 1.5km, 초도 안쪽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2.4km 떨어진 지점에 길이가 각각 100m로 추정되는 선박 2척이 작은 선박 1척을 사이에 두고 접선 중입니다.

100m 길이의 두 선박 모두 앞부분 적재함이 덮개로 덮여 있는 듯 밝은색을 띠지만 뒷부분은 열려 있는 듯 어두운 색상입니다. 특히 어두운 부분에 작은 선박이 바짝 붙어있습니다.

24일 선박 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움직임이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 해상 위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등에서 지적한 전형적인 불법 환적 모습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선박 2~3척이 맞닿은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3척이 맞댄 경우엔 가운데에 자리한 1척이 크레인용 바지선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두 선박 사이에 놓인 제3의 선박은 크레인용 바지선인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이 공해상에서 제재 품목을 거래한다는 각국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은 해 9월 채택한 결의 2375호에서 이 문제를 처음으로 언급하고, 북한이나 북한을 대리하는 선박이 공해상 환적을 통해 물품을 건네거나 넘겨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두 선박이 물품을 주고받았다면 이는 안보리 결의 위반입니다.

물론 바다 한 가운데에서 이뤄진 선박 간 접선을 즉각 불법 환적으로 단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연례보고서 등을 통해 북한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 영해에서 선박 간 환적을 벌이는 신종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선박 간 환적 의심 행위가 포착된 북한 초도 인근의 ‘서조선만’, 즉 북한 서해 일대를 새로운 환적지로 지목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북한은 해외에서 출항한 선박과 이 지점에서 만나 환적한 뒤, 종류를 알 수 없는 화물을 북한 남포로 옮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 왔습니다.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지난 4월 이후 21건의 선박 간 환적 의심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번 1건을 더할 경우 북한 서해에서 확인된 환적 의심 사례는 올해에만 22건으로 늘어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