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하반기 의정 활동 종료일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상하원에 계류 중인 총 16건의 한반도 관련 안건 중 대부분이 연내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미 상원과 하원에 계류 중인 한반도 외교안보 관련 법안과 결의안은 총 16건입니다.
이중 연내 의결 여부가 주목되는 안건은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과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대응 법안’입니다.
이들 법안은 모두 초당적 안건으로 심의에 일부 진전이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을 5년 더 연장하는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은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영 김 하원의원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상원의 법안은 지난 7월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를 통과해 본회의 심의를 거치고 있으며, 하원의 법안은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미북 이산가족 상봉 법안’은 지난해 중순 하원 본회의를 통과했고, 상원 법안의 경우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공화당의 롭 포트먼 상원의원의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 법안’은 북한 정권의 정보 통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6월 상원 본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9월 중순 하원에서도 유사 법안이 발의돼 외교위에 계류 중입니다.
미 정부의 대북 정책과 외교에 대한 의회의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북 정책 감독 법안’의 연내 처리 여부도 주목됩니다.
지난 9월 중순 발의된 이 초당적 법안은 소관 상임위 의결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의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장이 대표 발의했습니다.
하반기 의회는 각종 예산안 처리로 바쁜 데다 올해는 11월 8일 치러지는 중간선거까지 겹쳐 대부분의 한반도 안건들은 연내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미 의회의 117대 회기가 종료되는 해이기 때문에 하반기 중 처리되지 못한 안건은 내년으로 이월되지 않고 자동 폐기됩니다.
계류 중인 한반도 안건 가운데 이미 의회 내 동력이 크게 떨어져 연말 폐기 가능성이 높은 안건들도 많습니다.
지난해 민주당의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반도 평화 법안’은 1년 넘게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의회 내 주류의 호응을 받지 못한 데다 올들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이어지고 종전선언을 추진했던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까지 종료돼 의회 내 관심과 동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지난 회기에 이어 재상정된 상하원의 ‘대북 인도 지원 개선 법안’은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지만, 의회 내 민주당과 공화당 주류 세력의 호응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소원장인 민주당의 에드워드 마키 의원과 민주당의 앤디 레빈 하원의원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법안은 대북 인도 지원 절차 개선을 위해 제재 규정을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북한에 나포된 푸에블로호 반환을 촉구하는 2건의 하원 결의안도 지난해 초 발의된 이후 의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의회의 하반기 활동에서 주목되는 한반도 관련 사안은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 관련 조항과 문구입니다.
하원 본회의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에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상원 군사위를 통과한 법안에는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을 재확인하는 의회의 입장을 명기한 수준에 그친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구만 담겨 상하원 조율이 필요합니다.
한편 올해 미 의회에서 의결 절차가 마무리된 한반도 관련 안건은 상원의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 기념 결의’가 유일합니다.
이 결의는 최근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준공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을 지원한 한국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한 것으로,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이 지난 6일 대표 발의한 직후 상원 본회의를 만장일치로 통과했습니다.
의회는 오는 11월 14일 의정 활동에 복귀해 12월 말 117대 회기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