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흑해 곡물 수출 협정 4개월 연장" ...미얀마 군부, 외국인 4명 포함 대사면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화물선이 흑해와 연결된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해온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협정이 만료를 이틀 앞두고 연장됩니다. 미얀마 군부가 외국인 4명을 포함해 약 6천 명을 석방하는 대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이란 법원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사람 4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관련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가 연장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9일로 끝날 예정이었던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가 4개월 연장된다고 유엔과 우크라이나, 터키 관리들이 17일 밝혔습니다.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는 지난 7월 유엔과 터키 중재 아래 흑해를 통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곡물과 식량, 비료를 안전하게 수출하기 위해 체결한 4자 협정입니다.

진행자) 협정 연장에 대해 유엔이 환영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로부터 곡물과 식량, 비료의 안전한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계속하기로 한 모든 당사국 합의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유엔은 이 중요한 공급선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러시아 당국자 말을 인용해 이날(17일) 중에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자국산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합의 부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제기해왔습니다.

진행자) 유엔은 이런 러시아 측 불만에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네. 구테흐스 총장은 성명에서 “유엔은 러시아 식량과 비료 수출을 막는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한 때 협정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한 적도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무인기)을 써서 흑해에 주둔해 있는 자국 함대와 곡물 수출 관련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면서 협정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전 세계 식량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로 전 세계를 기아 위기로 몰아넣는 ‘헝거 게임’을 한다고 규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가 협정에서 완전히 탈퇴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참여를 중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결국 러시아는 나흘 만에 다시 협정에 복귀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통해 수출된 곡물 양이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7월 이래 지금까지 옥수수 450만t, 밀 320만t 등 곡물 1천110만t이 수출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가운데 2/3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 개발도상국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15일 폴란드에 미사일이 떨어져서 긴장이 고조됐었는데, 이와 관련해서 새로운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폴란드 정부와 미국,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이에서는 폴란드 동부 마을에 떨어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방공미사일이란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습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16일 현재 시점에서 자국에서 폭발한 미사일을 러시아가 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가 방공무기로 쓰는 미사일임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면서, 이는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나토 측에서는 뭐라고 말했나요?

기자) 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초기 분석 결과를 설명했는데요. 그는 “미사일 폭발은 러시아 순항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방공 시스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또 “이는 우크라이나 잘못이 아니"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불법적인 전쟁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인 만큼 궁극적인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건 직후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진 것이 러시아 소행이라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는 16일 자국 언론과의 회견에서도 군 보고를 토대로 미사일을 러시아가 쏜 것으로 믿는다면서 진상 조사에 우크라이나도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나토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사일을 러시아가 쏜 것으로 본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17일 미얀마 양곤 인세인 교도소에서 석방된 한 남성이 환영나온 사람들과 인사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미얀마 소식입니다.

기자) 네. 미얀마 군부가17일 국경일을 맞아 6천 명에 달하는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대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사면자 가운데는 외국 정부가 그동안 석방하라고 요구해온 외국인 4명도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석방된 외국인들이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요?

기자) 네. 비키 보먼 전 미얀마 주재 영국대사, 호주인 경제학자 숀 터넬 씨, 일본인 다큐멘터리 작가 구보타 도루 씨, 그리고 미국인 차우 흐타이 우 씨 등 4명입니다.

진행자) 이들이 왜 수감됐던 겁니까?

기자) 네. 먼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미얀마에서 근무했던 비키 보먼 전 대사는 미얀마인 남편과 함께 시민단체 ‘미얀마책임경영센터’를 이끌었는데요. 미얀마 법원은 이민법 위반 혐의로 그에게 1년 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또 일본인 작가인 구보타 씨는 지난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반군부 시위 현장을 취재하다가 체포됐는데요. 미얀마 법원은 구보타 씨에게 선동, 허위정보 유포, 이민법 위반 등 혐의로 13년 형을 선고했었습니다.

진행자) 풀려난 외국인 가운데 호주인 경제학자 숀 터넬 씨는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 측근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터넬 씨는 수치 전 고문의 수석 경제자문관으로 오래 활동했는데요. 지난해 군부 쿠데타 직후 구금된 뒤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로 3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그밖에 차우 흐타이 우 씨는 미얀마에서 태어나 10대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데요. 지난 2017년 미얀마에 돌아가 시민사회 활동을 하다 지난해 9월 테러 혐의로 체포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자국 국민 석방에 대해 관련국들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네. 마츠노 히로카즈 일본 정부 대변인은 17일 기자회견에서 구보타 씨가 이날(17일) 미얀마를 출발해 18일 일본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구보타 씨 건강 상태가 좋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주재 영국대사관은 보먼 전 대사 석방 소식을 환영한다면서 아직 그가 출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은 터넬 씨 석방 소식을 환영했지만, 당분간 관련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에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항의 시위와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지금까지 2천465명이 숨졌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으리라 추정했습니다. AAPP는 또 쿠데타 후 지금까지 수감된 사람이 1만 3천 명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수치 전 고문의 형량이 최근 추가됐다고요?

기자) 네. 미얀마 법원이 지난달 12일 수치 전 고문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형을 추가로 선고했습니다. 이로써 수치 전 고문에게 선고된 징역형이 총 26년형이 됐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미얀마 군부가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인권을 유린하고 반인도적 범죄를 자행한다고 비판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도 강해지고 있는데요. 미얀마가 회원국으로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지난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미얀마 대표를 초청하지 않았습니다. 또 태국에서 18일부터 시작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미얀마 대표가 배제됐는데요. APEC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사태를 주요 의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경찰 오토바이가 불타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란에서 장기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란 법원이 시위에 참여했다 기소된 사람들에게 추가로 사형을 선고했군요?

기자) 네. 영국 BBC 방송은 이란 관영 미잔통신을 인용해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혁명 법원이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 기소된 사람 4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17일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법원이 이들에게 적용한 혐의가 뭔가요?

기자) 네. 미잔통신은 폭도들 가운데 1명은 경찰 1명을 차로 치어 살해했고요. 두 번째 사람은 칼과 총을 소지했으며 세 번째 사람은 교통을 막고 테러를 유발했고, 네 번째 사람은 칼로 사람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혁명 법원은 최근에도 반정부 시위에 관련된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혁명 법원은 정부 건물 방화, 공공질서 교란, 반국가안보, 그리고 신의 적이 됐다는 죄목으로 기소된 사람에게 지난 13일 사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모두 5명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사형선고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더군요?

기자) 네. 인권 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BBC 방송에 이번에 사형선고를 받은 5명을 포함해 적어도 21명이 치안 관련 혐의로 기소됐는데, '신에 대한 증오'나 '지상에서의 부패' 등 죄목을 다루는 현 이란의 이슬람 법 체제 아래서는 법원이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국제앰네스티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란 법원이 반정부 시위 참여자에게 사형을 선고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많은 인권운동가는 이들이 불공정한 재판을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노르웨이에 있는 인권 단체인 ‘이란인권’의 마흐무드 아미리 모가담 대표는 AFP통신에 “사람들이 심문 과정에서 변호사 도움을 받을 수 없고, 허위 자백을 위한 정신적, 육체적 고문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자백들에 근거해 처벌받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밖에도 많은 인권 단체가 반정부 시위 참여자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국제사회가 긴급하게 이란 정부를 압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안에서 반정부 시위가 오래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체포됐죠?

기자) 네. ‘인권운동가통신(HRANA)’에 따르면 이란 당국이 지금까지 약 1만 6천 명을 체포했다는데요. 그런데 시위를 하거나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해 지금까지 적어도 348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15일부터 이란 안에서 다시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달 전에 22세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 씨가 머리 스카프를 쓰지 않았다고 경찰에 체포된 뒤에 갑자기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여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는데요. 시위가 점점 확산하고 격렬해지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유엔은 이란 정부에 구금한 사람들을 풀어주라고 촉구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측은 최근 이란 정부에 평화적으로 시위한 사람 수천 명을 즉각 석방하고, 이들에게 적용한 모든 혐의를 취소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사무소는 또 이란 법원이 시위에 참여한 사람에게 최근 사형을 선고한 것을 비난하면서 앞으로 사형선고를 중단하고 이미 내린 사형선고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