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첫날, 북한 미사일 ∙우크라이나 전쟁 핵심 의제... "러시아 공격에 우크라이나인 1천만 명 단전 피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6개국 지도자들이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관련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한덕수 한국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태국 방콕에서 제29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막했습니다. 첫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심 의제가 됐습니다. 러시아가 17일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곳곳을 또다시 대대적으로 공습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 1천만 명이 전기 없이 살고 있습니다. 2022 월드컵 축구대회를 주최한 카타르가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를 파는 것을 금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APEC 정상회의가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PEC 정상회의가 18일과 19일 이틀 일정으로 태국 방콕에서 개최됐습니다. APEC은 환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경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989년에 출범한 국제기구인데요. 현재 21개국이 회원국입니다.

진행자) APEC 회의가 보통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장인데, 올해는 예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상회의가 개막한 날인 18일 오전에 북한이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하자 미국과 몇몇 나라가 현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올해 APEC은 경제협력 방안과 더불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얀마 사태 등 정치∙ 안보 의제도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었는데요. 그런데 북한이 회의 첫날 ICBM을 쏘면서 이런 의제들이 잠시 뒤로 밀렸습니다.

진행자) 긴급회의에는 누가 참석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윤석열 한국 대통령을 대신한 한덕수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그리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이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이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나요?

기자) 네. 회의를 주재한 해리스 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면서 이는 지역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더 이상의 불법적이고 불안정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한덕수 한국 총리는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한덕수 총리는 북한이 올해 내내 전례 없는 숫자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오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한반도, 나아가 아시아와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도발”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는 북한의 불법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이를 통해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모든 도발 행위가 자신을 고립시키고 국민들을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참석자들은 무슨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네. 기시다 일본 총리는 북한이 올해만 50차례가 넘게 미사일을 반복적으로 발사했다면서 “이 자리에 있는 모두와 함께 북한의 이런 행위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정학적 긴장이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우리가 모두 동의하는 핵심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경제적 측면에서도 지금 세계가 처한 상황이 여러 위기가 겹쳐서 매우 절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위기를 언급했는데, 지금 국제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 가운데 하나라면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안보 위기뿐만 아니라 식량, 에너지 위기까지 고조되고 그 여파로 지금 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이번 APEC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한목소리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호소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APEC 회원국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올해 APEC 의장국인 태국 초청으로 참석했습니다. 태국 정부는 마크롱 대통령 외에도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그리고 올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의장국인 캄보디아의 훈센 총리도 초청했는데요. 하지만 훈센 총리는 코로나에 걸려서 불참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이번 회의에 참석했죠?

기자) 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을 이유로 오랫동안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진핑 주석은 이번 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이어 APEC 정상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 시 주석은 개막 전날인 17일 방콕에 도착해 기시다 일본 총리와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 등 활발한 외교 활동을 벌였습니다.

진행자) 중일 정상회담이 마지막으로 열린 것이 언제였나요?

기자) 네. 마지막 정상회담이 지난 2019년 12월이었으니까 약 3년 만입니다. 당시 일본 총리는 아베 신조 총리였는데요.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실 중국과 일본이 올해 수교 50주년을 맞았는데요. 하지만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부터 북핵 문제에 이르기까지 입장차가 커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정상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 관계 중요성과 협력을 강조하고 약 40분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소방관들이 러시아 미사일 공격으로 열병합발전소 설비에 난 불을 끄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인데요. 러시아군이 다시 우크라이나를 대대적으로 공습했군요?

기자) 네. 러시아군이 17일 또다시 우크라이나 내 전력∙ 가스 등 에너지 기간시설을 미사일로 공격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날 (17일) 첫눈이 내렸다는데요. 그런데 우크라이나인 1천만 명이 매서운 추위 속에 전기 없이 지내고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최근 연이어 우크라이나 내 목표물을 공격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시와 드니프로강 서안 지역에서 철수한 뒤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군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을 동원해 수도 크이우에서 남부 오데사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있는 에너지 기간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이 이번 공격에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우크라이나 당국 발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순항미사일 2발, 공중 발사 미사일 5발, 그리고 이란제 샤히드-136 드론 5대를 격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 발표를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면 현지 주민들이 앞으로 더 어려움을 겪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지난 15일에도 크이우 등지에 있는 에너지 시설에 100발에 가까운 미사일을 퍼부으면서 700여만 가구에 들어가는 전기가 끊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이 몇 시간 만에 전기 공급을 대부분 복구하기는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연이은 공격으로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겨울이 다가오니까 우크라이나 당국이 하루속히 전력 공급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겠죠?

기자) 네. 유엔은 만약 올겨울에 이런 단전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규모 인도주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기업인 ‘우크레네르고’는 갑작스러운 추위로 전력 공급이 복구된 지역에서도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그래서 지역에 따라 순환 단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시작된 뒤에 거의 매일 국민들에게 전황을 알리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전력 공급을 재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테러국가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길 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17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미국의 군사 지원에 감사를 전했고 추가 방공무기를 신속하게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얼마 전에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최첨단 방공무기를 제공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백악관과 의사당 방어에 사용하는 최첨단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나삼스(NASAMS)’ 1차분을 우크라이나에 인도했습니다. 나삼스는 최대 사거리가 160km 이상, 속도는 음속 4배, 그리고 레이더는 최대 120km 밖에 있는 미사일, 항공기, 드론까지 식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최근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이 나삼스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는데요. 하지만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나삼스 명중률이 100%라면서 그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카타르 도하 카니쉬 산책로에 설치된 월드컵 축구대회 로고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20일부터 2022 월드컵 축구대회가 카타르에서 시작하는데요. 그런데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를 마실 수 없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카타르 정부가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를 파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8일 성명을 내고 “주최 당국과 FIFA가 논의한 결과, 알코올음료 판매를 'FIFA 팬 페스티벌'이나 '다른 팬 목적지들', 그리고 '허가받은 장소'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FIFA는 또 “이번 결정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있는 맥주 판매소를 없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카타르 정부는 경기장 주변에서 제한적으로라도 맥주를 파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카타르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버드와이저사가 자사 제품을 경기장이나 팬 구역 등 지정 구역에서 팔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했습니다. 카타르 정부는 또 지난 9월에는 경기장에 들어가는 표를 산 사람이 경기 시작 3시간 전이나 경기 종료 후 1시간 동안 맥주를 사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경기장 주변에 설치된 맥주 판매 천막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기라는 명령이 지난주에 내려왔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평소엔 주류 판매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네. 주류를 살 수는 있는데, 판매를 엄격하게 제한합니다. 카타르를 찾는 사람들은 고급 호텔에 있는 바나 아니면 고급 식당 같은 곳에서나 아주 비싼 값으로 맥주나 다른 주류를 살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정으로 가장 당혹스러울 쪽은 월드컵 후원사로 맥주를 파는 버드와이저사일 텐데, 이 회사에는 어떤 반응이 나왔습니다?

기자) 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에 회사 트위터 계정에 “이것 참 불편하네…”라는 글이 올라왔다가 곧 삭제됐습니다. 버드와이저의 모회사인 AB인베브사 대변인은 “계획된 경기장 활동 일부를 통제할 수 없는 환경 탓에 계속 추진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버드와이저는 FIFA와 7천 500만 달러 규모의 후원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류 판매 금지 결정이 월드컵 경기장을 직접 찾는 축구팬들에게도 실망스러운 소식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영국에 있는 축구팬 단체인 ‘축구후원자협회’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팬들과의 소통이나 투명함이 없었던 것이 진짜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성명은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설명도 없이 생각을 바꾸면 팬들은 숙박이나 교통, 그리고 문화적 문제 등과 관련해 조직위가 팬들에게 약속한 것들에 대한 우려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경기장 주변에서 맥주를 살 수 없게 됐지만, 많은 축구팬이 기다려온 2022 월드컵은 예정대로 20일부터 시작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대회는 20일 주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 간 경기를 시작으로 막을 올립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오는 12월 18일까지 진행되는데요. 지역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오른 32개국이 8개 경기장에서 먼저 조별 예선을 벌입니다.

진행자) 한국 국가대표팀도 이번 대회에 출전했죠?

기자) 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함께 H조에 속해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 먼저 우루과이와 예선 1차전을 치르고요. 28일에는 가나, 그리고 12월 2일에 포르투갈과 맞붙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