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지출안 “북한 등 적국 ‘사이버 공격’ 보고 요구…대북 지출은 방송·인권 활동 국한”

미국 수도 워싱턴의 연방의사당.

미국 의회가 2023회계연도 일괄 지출안에서 북한을 비롯한 적국들의 사이버 공격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행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이번에도 북한 관련 지출은 인권 증진과 대북 방송 활동에만 국한하도록 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 지도부가 20일 발표한 2023회계연도 일괄 지출안에는 1조7천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의 세부 내용이 4천100여 쪽에 걸쳐 담겼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비공개로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들 나라에 위치했거나 해당 정부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개인, 업체, 정부의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에 관한 조사의 세부 내용과 특징을 보고서에 기술하도록 했습니다.

의회는 이번에도 법안에 명시된 특정 경우 외에 북한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재정 지원이나 원조, 배상금 지급에 예산을 일절 지출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예산 지출이 금지된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쿠바, 이란, 시리아 등 네 나라입니다.

국방, 국무 지출안에 따르면 북한과 관련해 예산 지출을 허용한 항목은 북한 내 인권 증진 활동과 대북 방송,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작업입니다.

구체적으로 국무 예산 중 ‘경제적 지원 기금’과 ‘민주주의 기금’ 일부는 북한 내 인권 증진 활동을 위해 사용하도록 했는데, ‘경제적 지원 기금’의 경우 북한 정부를 지원하는 데는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제방송운용’ 조항에 따라 배정된 예산은 대북 방송 시간을 전 회계연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지출하도록 했습니다.

이번에도 국무 지출안에는 북한 정부의 사이버 공격 활동을 지원할 경우 미국 정부의 원조를 제한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북한 정부의 사이버 공격 역량에 물질적으로 기여하는 상당한 거래에 관여한 나라의 중앙 정부에 대한 원조에 예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캄보디아에 대한 원조 제공에 대북 제재 이행과 같은 조치를 조건부로 연계하는 조항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무 지출안에 포함됐습니다.

캄보디아에 대한 원조금으로 배정된 예산은 캄보디아 정부가 대북 제재 이행과 같은 역내 안보 강화를 위한 효과적인 조치를 한 것으로 판단될 때 제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도 국방 지출안에는 북한과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에 예산 지출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습니다.

한편, 상원과 하원은 임시 지출안이 만료되는 23일 자정 전에 본 지출안을 통과시켜 연방정부 셧다운, 즉 일시적 업무정지를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