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중국발 입국자 코로나 검사 정당화 불가"... 축구 황제 펠레 타계

중국에서 들어온 여행객들이 이탈리아 밀라노공항에 도착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보건당국이 중국에서 오는 여행자들에 대한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가 중국의 새 외교부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축구 황제 펠레가 타계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크게 확산하면서 많은 나라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속속 강화하고 있는데요. EU 보건당국이 이에 대해 일단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29일 중국에서 들어오는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 검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CDC는 이날(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 대처 방안을 조율한 뒤 이같이 발표했는데요. 중국 내 코로나 감염자 증가가 EU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CDC가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뭡니까?

기자) 네. 이와 관련해서 ECDC가 성명을 냈는데요. 성명은 일단 “중국의 낮은 면역률과 최근의 방역 규제 완화로 중국 내 신규 감염 건수가 매우 많아지리라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EU 내 높은 면역률 덕에 중국의 이런 상황이 EU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성명은 또 “중국에서 돌아다니는 코로나 변이들이 이미 EU에서도 유행하고 있고, 중국에서 들어올 잠재적 감염 건수도 EU에서 이미 발생한 감염 건수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EU 시민들은 비교적 높은 백신 접종률과 면역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EU 시민들이 코로나 백신을 많이 맞았고 면역률이 높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ECDC는 또 “우리는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필요하면 긴급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EU 안에서도 ECDC와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나라가 있지요?

기자) 네. 최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한 이탈리아는 다른 EU 회원국들도 이탈리아 결정을 따라서 중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검사하고 필요하면 이들을 격리해야 한다고 29일 주장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만일 다른 EU 나라들이 이에 따르지 않으면 중국에서 들어오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이탈리아의 노력이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 외에 유럽 내 다른 나라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스페인은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코로나 검사 음성 결과나 아니면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영국도 비슷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나라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그리고 타이완 등이 이미 중국에서 입국 시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했고요. 한국은 내년 1월 2일부터 중국발 입국자 전원에게 PCR 검사를 하고, 이달 5일부터는 비행기 탑승 48시간 전에 나온 PCR 검사 확인서나 24시간 전에 나온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요구할 계획입니다. 호주와 필리핀도 영국처럼 비슷한 조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방역을 강화하는 나라들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는 이런 조처가 차별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 신문은 29일 기사에서 해당 조처가 근거가 없고 차별적이라면서 “진짜 의도는 3년 동안 적용된 중국 정부의 코로나 방역 노력을 방해하고 중국 국가시스템을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최근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많은 나라가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들에 대한 정책을 바꾸지 않았다”면서 “어떤 조처든 모든 나라에서 오는 사람들을 공평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왕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는 미국의 입국 제한 조처를 묻는 말에 “각국은 과학적으로 방역을 하고, 안전한 왕래를 보장해야 한다”며 “방역 조처가 정상적인 인적 교류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제사회는 코로나 방역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태도를 우려하고 있죠?

기자) 네. 특히 중국이 코로나 관련 정보를 충분하고 투명하게 공유하지 않아서 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중국 내 발병의 심각성이나 특히 병원과 집중치료실(ICU)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이 2013년 당시 외교부 정보국장 신분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 나와 연설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 외교부장이 새로 임명됐군요?

기자) 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올해 56세인 친강 미국 주재 대사를 외교부장으로 임명했다고 30일 보도했습니다. 신임 친강 외교부장은 지난 17개월 동안 주미 대사로 일했습니다.

진행자) 전임 왕이 부장은 어떤 직위를 맡게 됩니까?

기자) 네. 올해 69세로 10년 가까이 중국 외교를 이끌었던 왕이 전 부장은 지난 10월에 개최된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영전한 왕 전 부장은 중국 외교 정책에서 더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신임 친강 외교부장은 어떤 이력을 갖고 있나요?

기자) 네. 외교부 대변인을 두 번이나 했고요. 또 주영대사관에서 공사직을 역임하는 등 여러 직위를 거치면서 외교부 안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됐습니다. 그는 또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외교부 의전실장에 해당하는 예빈사 사장을 맡기도 하는 등 시진핑 국가주석이 신뢰하는 참모 중의 1명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친강 부장은 과거 외교부 대변인을 할 때 공격적인 언변으로 화제가 됐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변인 시절 강경 발언을 자주 했고요. 또 외국 언론이나 외교관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 신랄한 발언을 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특히 지난 2008년 중국 정부가 티베트에서 불교 성직자들과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는 외국 언론 보도에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친강 부장이 두 번째 대변인을 할 때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발언이 화제가 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네. 2014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한 연설에서 미국이 다음 세기에도 세계 지도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며칠 뒤에 친강 대변인이 이에 대해 내놓은 논평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그때 친강 대변인은 “세계 맏형이 되는 것이 분명 좋은 모양이다. 국제 현안의 미래를 예측하는 ‘점쟁이 문어 파울(Paul the Octopus)’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비아냥거리면서 “하지만 중국은 과거 1세기 이상 맏형 노릇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친강 대변인이 언급한 점쟁이 문어 파울은 독일의 한 수족관에 있었는데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회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했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습니다.

진행자) 친강 부장의 이런 경향은 중국이 새롭게 추구하는 외교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 ‘공영라디오(NPR)’ 방송은 친강 대사가 젊은 중국 외교관들이 선호하는 국수주의적이고 거친 외교 정책을 예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외교 방식을 이른바 ‘전랑외교’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전랑은 ‘늑대 전사’를 뜻하는데요. 친강 부장은 늑대처럼 강경하게 자국의 국익을 관철하는 중국의 이른바 ‘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신임 친강 외교부장 체제의 중국 외교 정책,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친강 부장의 성향, 그리고 최근의 중국 외교정책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분명하게 중국의 이익을 내세우고 이를 관철하려는 성향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강 부장은 최근 미국의 격월간지인 ‘내셔널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에 실은 글에서 외교 정책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개관하고 미국과 중국 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축구 황제 펠레가 2006 독일 월드컵 개막행사에서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 올려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축구 황제로 불리던 펠레가 별세했군요?

기자) 네. 브라질 출신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인 펠레가 29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향년 82세로 별세했습니다. 펠레를 치료해온 병원 측은 사망 원인에 대해, 기저질환과 연계된 대장암이 진행된 결과 다수 장기의 기능이 정지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펠레는 지난 몇 년간 신장과 전립선 문제로 고통 받았는데요. 지난해 9월 대장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지난 11월부터 병원에 있었습니다.

진행자) 펠레란 이름이 본명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본명은 이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다인데요. 하지만 ‘펠레’란 이름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펠레도 자기가 왜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진행자) 펠레는 축구 선수로서 전설적인 기록들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그는 21년 동안 선수로 뛰면서 1천 363 경기에 나와 1천 281 득점을 했는데요. 국가간 경기에서는 92 경기에서 뛰면서 77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펠레는 또 월드컵 축구대회와 관련해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월드컵에서 세 번이나 우승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진행자) 브라질 대표로 월드컵에 나가 세 번이나 우승했다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펠레가 뛴 브라질 대표팀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과 1962년 칠레 월드컵, 그리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우승했는데요. 그는 월드컵에서 모두 14 경기에 출장해 12골을 넣었습니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0년 펠레를 ‘세기의 선수’로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펠레가 상당히 어린 나이에 프로축구 선수가 된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15세였던 1956년 브라질 산토스팀에서 처음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펠레란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는 2년 뒤인 1958년에 열린 스웨덴 월드컵이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이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17세였던 펠레는 이 대회에서 눈부시게 활약해서 국제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는 웨일스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요.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는 ‘해트 트릭’, 즉 세 골을 넣었습니다. 이어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주최국인 스웨덴을 5대 2로 완파했는데요. 이 경기에서 펠레가 2골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은 다음 대회인 칠레 월드컵에서 다시 우승함으로써 월드컵을 2연패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당시 21세였던 펠레는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득점했지만, 다음 경기에서 다치면서 이후 벤치에서 브라질이 우승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펠레의 월드컵 여정은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마무리됐는데요. 이 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이탈리아를 4대 1로 꺾고 세 번째로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이후 펠레는 미국프로축구에 진출해 몇 시즌을 더 뛴 뒤에 은퇴했습니다.

진행자) 펠레는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0년 영국 ‘BBC’ 스포츠 방송이 진행한 투표에서 펠레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네덜란드의 요한 클루이프 같은 전설적인 인물들을 제치고 가장 위대한 선수로 뽑혔습니다.

진행자) 펠레 별세에 대해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축구는 세계를 하나로 모으는 독보적 스포츠다. 초라한 곳에서 출발한 펠레가 축구 전설의 자리에 오른 것은 어떤 일이 가능한지 보여 준다"는 말로 고인을 기렸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펠레의 유산이 영원할 것이라고 그를 추모했는데요. 그는 트위터에 “경기. 왕. 영원”이란 글을 올렸습니다. 한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펠레는 위대한 시민이자 애국자로 어디를 가든 브라질의 이름을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네이마르, 음바페, 메시, 호날두 등 현역으로 뛰고 있는 유명 선수들도 펠레가 위대한 선수였다면서 그를 추모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