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중국이 해외 입국자들에게 요구하던 시설격리 조처를 해제할 예정입니다. 우크라이나가 내년 2월 유엔에서 평화회의를 열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습니다. 타이완이 군 의무복무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한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 정부가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마침표를 찍는 조처를 내놨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등 중국 방역 당국은 26일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시설격리 조처를 다음달 8일부터 폐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외 입국자들은 대신 출발 전 48시간 이내에 나온 코로나 PCR 검사 음성 결과만 제시하면 됩니다. 방역 당국은 또 외국에서 들어오는 항공편과 탑승객 수를 제한하는 것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사실상 국경을 봉쇄하는 정책을 폈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규정으로는 해외 입국자는 정부가 지정한 시설에서 5일, 그리고 집에서 3일 격리해야 하는데요. 그 전에는 외국에서 중국에 오면 사실상 3주 동안 격리해야 했습니다. 거기에 중국에 들어오는 항공편 수도 크게 줄이는 등 제한적인 가족 방문이나 사업 방문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외국인들 입국을 막아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 역시 제로 코로나 완화책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오래 계속된 강력한 방역정책으로 경제적 피해와 내부 반발이 커지자 이번 달 초에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전격적으로 완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집단봉쇄나 코로나 전수검사 등을 없앴습니다. 또 코로나 감염자도 집에서 격리할 수 있게 하고 감염자 접촉 경로 추적을 중단했는데요. 이번에 외국에서 중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격리를 없앤 것도 이런 조처의 일환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로 외국인들의 중국 방문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죠?
기자) 네. 그런데 중국에 들어오는 사람뿐 아니라 나가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방역 당국은 학업이나 사업을 위해 중국에 오는 외국인들을 위한 조처가 개선될 것이고, 필요한 입국사증(비자) 역시 발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공항과 항구에서 출입국이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면서 중국인들의 외국 여행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여행사의 웹사이트에서는 이번 발표가 나오고 몇 시간 만에 해외여행 검색 건수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를 보니까 중국 방역 당국은 코로나 관리 수준도 조정했더군요?
기자) 네. 중국 정부는 코로나에 대한 이른바 '갑'류 관리를 해제하는 동시에 '을'류 관리시스템을 적용키로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코로나를 '을류' 감염병으로 규정하면서도 방역 조치는 '갑류'에 맞춰왔었는데요. 내년 1월 8일부터 감염병 등급 규정과 관리 수준 모두 '을류'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갑류’ 전염병하고 ‘을류’ 전염병이 뭐가 다른 겁니까?
기자) 네. 페스트나 콜레라 등이 갑류 전염병인데, 이런 갑류 전염병이 발생하면 지역 당국이 발병 지역을 봉쇄하거나 기타 제한을 둘 수 있습니다. 반면 을류 전염병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나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것들이 해당됩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가 덜 치명적이 됐고, 점점 통상적인 호흡기 감염증으로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를 ‘을류’ 전염병에 준해 관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제로 코비드를 완화한 후에 처음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관련 상황에 대해서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 주석은 관리들에게 생명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시 주석이 전염병 통제와 관련해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목표가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일본은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규제 조처를 발표했군요?
기자) 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에서 최근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하는 상황에 대응해 중국 본토에서 일본에 들어오는 사람들 전원에게 코로나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습니다. 이 조처는 오는 30일부터 적용되는데요. 중국에서 오는 사람 가운데 입국 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은 7일 동안 격리됩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중국행 항공편을 늘려달라는 항공사들 요청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건 기존 제한을 강화한 거죠?
기자) 맞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월 국경을 다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개방하면서 이들에게 백신 접종증명서와 출발 전에 나온 코로나 음성 결과를 제출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제 평화회의에 대해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26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중재자로 두 달 안에 유엔에서 평화회의를 열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엔이 특정 국가에 혜택을 주지 않기 때문에 유엔이야말로 평화회의를 열기 가장 좋은 장소”라면서 “이것은 정말 모두를 참여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도 여기에 참여하는 겁니까?
기자)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는 우선 국제법정에서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것이 그들이 평화회의에 초대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자신들의 ‘평화 공식’을 설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성 회복, 러시아 군 철수, 모든 수감자 석방, 침략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재판, 그리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등 10개 항에 달하는 평화 공식을 설명한 바 있었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AP’통신에 “모든 전쟁은 외교적 방식으로 끝난다”며 “모든 전쟁은 전장과 협상 테이블에서 취해진 행동들의 결과로 끝이 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내년에 열기를 희망하는 평화회의와 관련해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중재자 역할을 요구했군요?
기자) 네. 쿨레바 장관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자신이 효율적인 중재자요 협상가임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칙과 통합성을 가진 인물임을 증명했다”면서 “우리는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을 원한다는 등 협상에 대해 연이어 언급했는데요. 이런 발언에 대한 반응도 나왔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쿨레바 장관은 이런 발언을 평가절하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주기적으로 자신들이 협상에 준비돼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왜냐하면 그들이 전장에서 하는 모든 짓이 이와 반대되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깜짝 방문했는데요. 이 방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나요?
기자) 네. 쿨레바 장관은 이번 방문 결과에 절대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미국이 6개월 안에 패트리엇 미사일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실전배치할 특별한 계획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에 때맞춰 우크라이나에 대한 18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여기에 지대공 미사일 체제인 패트리엇 포대가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쿨레바 장관 회견 내용에 대해서 러시아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러시아는 다른 이들이 만든 조건을 절대 따르지 않았고, 오직 우리 조건과 상식에만 따른다”고 강조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지난주 “무시할 수 없는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는 우크라이나 평화 방안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무시할 수 없는 현 상황이라면 구체적으로 뭘 의미할까요?
기자) 네.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름반도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라는 겁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크름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했고요. 이번에 전쟁으로 빼앗은 우크라이나 내 4개 점령지역도 러시아에 병합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26일 전쟁을 끝내려면 러시아 요구를 수용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 군이 전장에서 이를 실현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듣겠습니다. 타이완이 군 의무복무 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군요?
기자) 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은 군 의무복무 기간을 기존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다고 27일 발표했습니다. 이 조처는 오는 2024년 1월부터 적용되는데요. 지난 2005년 이후에 태어난 남성들이 적용 대상입니다.
진행자) 과거 타이완은 장기간에 걸쳐 군 의무복무 기간을 줄였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8세 이상 남성은 최장 3년을 군에 복무해야 했었는데요. 이후 점차 1년, 그리고 10개월로 단축했다가 마지막으로 4개월로 조정한 바 있었습니다.
진행자) 장기간에 걸쳐 단축한 의무복무 기간을 다시 늘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간단하게 말하면 커지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입니다. 차이 총통은 이날(27일) 기자회견에서 4개월 복무가 “타이완 방어에 필요한 것들을 더 이상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의무복무 기간 연장이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타이완의 민주적 생활 방식을 지키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 4개월 복무로는 중국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는 말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차이 총통은 예비군 훈련을 포함해 현행 군사 체제로는 중국의 점증하는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기에 비효율적이며 불충분한데, 특히 중국이 타이완섬을 기습하는 경우 더 그렇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들어 중국의 군사적 위협이 한층 커진 것이 사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지난 8월에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한 전후로 두 나라 사이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바로 중국군이 타이완섬 주변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훈련을 진행했기 때문인데요. 차이 총통도 지난 8월의 대규모 군사훈련 이후 중국군의 공격성이 점점 더 분명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중국이 타이완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에 진행된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개막 연설에서 타이완을 통일하기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중국이 타이완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에는 중국이 군용기들을 대거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타이완 국방부는 26일, 지난 24시간 동안 중국 군용기 71대가 ADIZ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지금까지 최대 규모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로 징집병 의무복무 기간이 늘어나면서 훈련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기자) 네. 차이 총통은 징집병들이 사격 훈련이나 미군이 사용하는 전투 교리 습득, 그리고 스팅어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이나 대전차 미사일 운용 등을 포함해 더 강한 훈련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타이완 국방부는 새 체제 아래 신병들이 8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이후 44주간 지상 훈련을 받는다고 전했는데요. 여기에 병사 월급도 기존 195달러에서 650달러 이상으로 대폭 인상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대해서 미국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사실상 타이완에서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타이완협회(AIT)’는 징집제도 개혁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AIT는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약속과 자위 능력 강화를 위해 타이완 정부가 취한 조처들은 타이완 해협과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