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년 벽두에도 우크라이나 공습 이어가...룰라 브라질 대통령 공식 취임

1일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한 어린이 병원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폭격으로 파괴돼 있다.(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군이 신년 벽두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습니다. 중남미 좌파의 상징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 공식 취임했습니다.지난달 31일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로마 가톨릭 교황에 대한 일반 조문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새해 벽두부터 또다시 포화에 휩싸여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군이 2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일대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밝혔습니다.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달 31일에 이어 새해 첫날인 1일에도 우크라이나 곳곳에 미사일과 자폭 드론을 동원해 무더기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는 확인됐습니까?

기자) 네. 비탈리 클리치코 크이우 시장은 시내 일부 에너지 기반 시설이 파손되고,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은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19세 남성 1명이 다쳐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는데요. 이 남성은 드론 파편에 맞아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지난 이틀간의 공습에서도 인명 피해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틀간 적어도 4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년 새해가 시작됐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계속되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공포 속에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크이우의 한 경찰은 ‘로이터’ 통신에 전쟁터가 아닌 아이들 놀이터에도 드론이 떨어졌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자국의 방공시스템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걸쳐 이란제 샤히드 드론 39대뿐만 아니라, 러시아제 올란 무인기 2대, X-59 미사일 1발을 모두 격추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가운데 22대는 크이우 상공에서 격추됐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런 일련의 공습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이 아니라 무인기 생산시설과 발사장 등 군사시설을 목표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도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요. 국경 도시 벨고로드의 한 마을에 포탄이 떨어졌고,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한 병원도 우크라이나군의 공습을 받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확인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전쟁이 해를 넘기고 있지만 휴전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신년사에 어떤 내용을 담았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은 선동가들의 주장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전쟁도 아니고,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나 역사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한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특히 러시아어로 “당신들의 지도자는 지금 군대와 미사일, 대통령궁, 당신들의 뒤에 숨어서 나라와 국민의 미래를 불태우고 있다”는 말도 했는데요. 그러면서 “테러 국가와 이런 공격을 지시한 자, 수행한 자 모두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드론, 미사일, 그 어떤 것도 그들을 돕지 못할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우리는 단결하고 있지만, 그들은 단지 두려움으로 단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연례 내외신 기자회견도 건너뛰었는데요. 푸틴 대통령의 신년사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1일 0시를 기해 국영 TV를 통해 사전 녹화된 신년사를 공개했는데요. 크렘린궁의 축제 장식 앞이 아니라, 한 무리의 군인들을 배경으로 약 9분간 진행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의 대부분을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서방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는데요. “지난 한 해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러시아의 온전한 주권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지금 우리는 우리의 역사적 영토에서 사람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이른바 ‘특별군사작전’을 단행하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일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보호와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 비무장화를 내세운 바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서방이 러시아를 약화시키고 분열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전쟁은 서방과의 대결이고, 러시아가 이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신임 대통령이 1일 의회에서 취임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브라질에서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군요?

기자) 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 취임 선서를 하고 4년간의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전 세계 약 70개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희망과 재건으로 단합된 브라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를 약속했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 브라질의 첫 3선 대통령이죠?

기자) 맞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1.8%P 차로 물리치고 브라질 역사상 첫 3선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003년부터 2006년, 그리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재임했었습니다.

진행자) 룰라 대통령의 취임 연설 좀 더 들어보죠.

기자) 네. 룰라 대통령의 취임사는 크게 브라질의 경제 회복과 국민 단합으로 귀결됐는데요. 룰라 대통령은 특히 자신이 집권했던 당시 이룩한 브라질의 양적, 질적 성장이 전임자 때문에 무너졌다면서 브라질은 세계 경제에서 선두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아마존의 생태계 보전을 통한 이른바 녹색 경제 성장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전임 보우소나루 대통령과는 다른 기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19년 취임 후 브라질의 농업 발전을 명목으로 아마존 열대우림 개발을 촉진하는 정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에 타고 삼림 훼손 면적이 커지면서,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생태계를 우려하는 환경운동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룰라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아마존 삼림 벌채 없이도 농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은 대선을 치르면서 이념 갈등으로 극도의 분열상을 드러냈는데, 룰라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하나의 나라라고 강조하면서 분열된 국가를 치유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여된 중대한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또 개인적인 사상과 목적으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했던 사람들에 대해 어떤 복수의 정신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법치주의를 보장할 것이라면서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그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얘기하는 건가요?

기자) 그렇게 들립니다. 룰라 대통령은 연설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발생한 코로나 피해에 대해 ‘집단학살(genocide)’이라는 강력한 표현을 사용하며 전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브라질은 코로나 피해가 가장 큰 나라의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 기준 브라질의 코로나 사망자는 2일 현재 69만4천 명에 달합니다.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행정부가 코로나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68만 명 이상의 브라질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집단학살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조사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초기 백신이 개발되기 전, 독감 정도로 치부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이제 룰라 대통령을 다시 맞이한 브라질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수도 브라질리아,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브라질 곳곳은 룰라 대통령의 재집권을 환영하는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시위로 양분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폭발물과 흉기를 소지한 채 취임식장에 가려던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1일) 취임식에 참석했습니까?

기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취임식 전날인 12월 31일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향하면서 취임식에는 불참했습니다. 이로써 퇴임하는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신임 대통령에게 대통령 띠를 매어주는 전통은 깨졌습니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비행기 안에서 곧 돌아오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부 매체는 브라질 정부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일부 관리들의 대동을 허용한 조처로 볼 때,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미국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시신이 2일 일반에 공개된 가운데 추모객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 로마 가톨릭 교황에 대한 일반인 조문이 시작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안치된 고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시신이 2일 일반인들에게 공개됐습니다. 교황청은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대성당의 문을 활짝 열었는데요.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마지막으로 알현하려는 수많은 조문객이 이른 아침 동트기 전부터 몰려들었습니다.

진행자)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지난주 선종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2022년을 마감하는 12월 31일, 95세를 일기로 타계했는데요. 앞서 교황청은 고령의 베네딕토 16세가 최근 건강이 급속히 나빠져 의사들이 계속 건강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주 신자들에게,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베네딕토 16세는 재위 기간이 길지 않은 교황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로마 가톨릭교의 교황직은 종신제입니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는 생전에 스스로 퇴위했습니다.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 태생으로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를 이어 265대 로마 가톨릭 교황 자리에 올랐는데요. 하지만 8년 만인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더는 직무를 수행할 힘이 없다며 사임을 선언했습니다. 살아 있는 교황이 사임한 일은 1415년 그레고리 12세 이후 약 6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8년 재위 기간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베네딕토 16세는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처럼 대중적 인기나 영향력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유능한 신학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교황청 보수파의 핵심이었던 베네딕토 16세는 낙태, 동성애, 이혼, 여성 사제 서품 등에 강하게 반대하며 보수적 시각을 견지했고요. 환경 보호를 주창하고 신자유주의를 단호히 배격했습니다. 재위 기간 사제들의 성 추문 사건이 잇달아 폭로되면서 교회를 쇄신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퇴위한 후에는 어떻게 지냈습니까?

기자) 베네딕토 16세는 사임하면서 스스로 ‘명예 교황’이라는 칭호를 부여했고요. 선종하기 전까지 바티칸 경내에 있는 수도원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냈습니다. 선종한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연단에 모관을 쓰고 제의를 입은 모습으로 누워있는데요. 한 미국 여학생은 로이터 통신에 베네딕토 16세가 “우리에게는 마치 할아버지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조문 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2일부터 사흘간 계속됩니다. 첫날 조문 행사는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10시간 진행되고요. 둘째 날과 셋째 날에는 12시간씩 공개될 예정입니다. 보안 관계자들은 첫날에 2만5천 명 정도 조문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미 6만5천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진행자) 장례식은 언제 있습니까?

기자) 일반 조문이 끝나고 5일 오전 장례 미사를 거행할 예정입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장례 미사를 집전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전 교황의 장례를 현 교황이 집전하는 것은 로마 가톨릭 역사상 유례없는 일입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