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무역 총액 격차 거의 2천 배로 벌어져

한국 파주에 서울과 평양 까지의 거리를 각각 표시한 이정표가 세워져있다.

남북한의 무역 총액 격차가 거의 2천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한 전문가는 북한 주민들의 그 이유를 반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주에 발표한 연간 수출입 동향에서 지난해 무역 총액이 전년보다 12.4% 증가한 1조 4천 151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수출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6천 839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하루 평균 25억 1천만 달러어치의 물품을 해외에 수출했다는 것입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에 따라 세계 수출 순위도 전년 7위에서 6위(1~9월 기준)로 한 단계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입액은 전년보다 18.9% 증가한 7천 31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 물가·금리·환율의 3고 현상 속에서 선전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한국의 이런 기록적인 무역 총액을 북한과 비교하면 무려 2천 배가량 격차가 납니다.

한국 통계청이 최근 한국은행 등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 북한의 2021년 무역액은 7억 1천만 달러입니다.

수출은 8천 200만 달러, 수입은 6억 3천만 달러로 한국은행이 1990년부터 북한의 무역액을 조사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홈페이지에서 2021년 기준 남북한 무역 총액 차이를 1천 765배라고 밝혔는데, 이번에 발표된 지난해 한국의 무역 총액과 비교하면 격차는 1천993배 차이로 더 벌어집니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 총액이 전년보다 1~2억 달러 정도 소폭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남북간 무역 총액 격차 역시 2천 배가량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남북한 무역 총액 격차는 과거에도 큰 차이를 보였지만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이후 훨씬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2017년에 189배였던 무역 총액 격차가 2018년 322배, 2020년 1천 135배, 지난해 1천 765배로 벌어진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의 이런 엄청난 경제 격차를 보여주는 통계가 새삼스럽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미국의 북한 경제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메릴랜드대 교수는 4일 VOA에 남북간 격차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that's something we all know, South Korea is a huge trading country. Exports and Imports both. And North Korea is just the opposite. So it's a tiny trading company but it is sort of more self-reliant. It’s not just no surprise to that. And actually, it's sort of pointless to talk about the number of times bigger.”

브라운 교수는 한국은 수출과 수입 모두 거대한 무역국이지만 북한은 정반대로 아주 무역회사와 같다며, 다만 북한이 좀 더 자립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 통계를 두고 한국이 얼마나 다른 세계에 의존적인지를 보여준다고 선전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이 그것으로부터 많은 이점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1960년대 중국의 저우언라이 총리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 압록강 건너편의 환한 불빛을 보며 놀라워했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Zhou Enlai says we can look across the Yalu river. And we're just so amazed because on the North Korean side, you never have to turn off your lights you have so much electricity. You never have to turn off your lights. And then of course in China, it's very very poor then there's no lights. So my point is and it in 1960s totally opposite of today.”

당시 중국은 매우 가난해 전력 사정이 열악했던 반면 북한은 일제 강점기 때 설치된 수력발전소 등의 영향으로 전기가 매우 많아 불을 끌 필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당시 북한은 한국보다도 전력 사정이 나았다면서,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상황이 완전히 역전돼 한국은 말할 것도 없고 단둥도 불빛이 환한 반면 건너편 북한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기소장(indictment)과 같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왜 북한은 3대 세습으로 이어지면서 한국과 중국에 뒤처져 거꾸로 갔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