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미 관리들 “미한동맹 70년, 상호방위에서 경제∙가치 동맹으로 확대…북한 비핵화 과제 남아”

지난 2015년 12월 미군과 한국 군인들이 한탄강에서 합동 도강훈련을 했다.

전직 미국 관리들은 70주년을 맞은 미한동맹이 안보 중심에서 경제협력과 민주주의 가치 증진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두 나라가 전 세계를 무대로 협력을 펼칠 것을 기대하는 가운데 북한 핵 위협은 여전한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전직 미국 관리들은 미국과 한국이 지난 70년간 성공적인 안보 협력을 중심으로 경제와 가치 동맹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육군 대장 출신으로 2011년에서 2013년 한미연합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서먼 전 사령관은 VOA에 “70년을 맞은 미한 동맹은 내가 목격한 가장 성공적인 상호방위조약”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먼 전 사령관] “After 70 years, the ROK-US Alliance is the most successful Mutual Defense Alliance that I have seen. It has prevented war and preserved peace with only an Armistice in effect since the Korean War. It has been the glue that has held the ROK and US together throughout the 70 year period of existence and it has helped manage many tense and volatile challenges situations without going to War.”

서먼 전 사령관은 “한국전쟁 이후 정전협정만 발효된 상태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해왔다”며 “미한 군사동맹은 70년의 기간 동안 두 나라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였고, 많은 긴장되고 불안정한 도전 상황이 전쟁으로 가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에서 2021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를 지낸 하이노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5일 VOA에 미한 군사동맹이 미국의 안보에도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클링크 전 부차관보] “Since 1953, the ROK has gone from a net security recipient to a net security provider. The ROK is a trusted defense partner to the United States across the region, and as we look beyond Northeast Asia to the new challenges of the future, we expect South Korea to be a major source of stability and security. The ROK-US Alliance has a critical role to play in deterrence. The reality is that our shared interests and values go beyond the peninsula.”

클링크 전 부차관보는 “1953년 이래 한국은 안보 수혜국에서 안보 제공국으로 바뀌었다”며 “한국은 역내 전 지역에 걸쳐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국방 협력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북아를 넘어 미래의 새로운 도전을 바라볼 때 한국이 안정과 안보의 주요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한 동맹은 억지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두 나라가 공유하는 이익과 가치가 한반도를 넘어서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5월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시장 경제∙민주주의 가치 추구…호혜적 관계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5일 VOA에 “한국은 수십 년에 걸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의 지혜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라면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한국 경제 성장을 도운 것은 옳은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Having a partner like the Republic of Korea, a democratic market capitalist, very advanced, very impressive democracy as our partner I think has contributed to America's interests as well. Korea is living proof of the wisdom of American policymakers over several decades that the policies that we have pursued in propping up democracy and helping grow the Korean economy were the right thing to do.”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민주적 시장 경제국가, 매우 인상적인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과 같은 파트너가 있다는 사실은 미국의 이익에도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미국이 한국 국민들과의 협력관계를 통해 혜택을 받았다”라며 양국 간 군사와 정보는 물론 경제와 문화 협력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정책기획실장] “I think that we have benefited in terms of improving our quality of life from all the South Korean products that we have purchased, but also culturally especially in recent years with K-Pop and the movie industry and the television industry. Korea has really stepped out on the world stage and the U.S. certainly benefited from that development.”

리스 전 정책기획실장은 “우리는 한국 제품들을 구매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시켰다”라며 “특히 최근 몇 년 간은 K-pop과 한국 영화, 텔레비전 산업 등 문화적 혜택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은 세계 무대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미국도 한국의 발전을 통해 혜택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향후 도전…비핵화∙무역관계 이견 해소

2021년까지 재임한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는 “미국 외교관으로서 한반도 문제를 다뤘다”며 “현재 동맹관계가 강력하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종합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의 협력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미한 동맹이 도전 과제들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미한 정상이 제시한 야심찬 비전과 협력 목표의 실질적인 이행, 2024년 한국 국회의원 총선거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두 행정부가 직면할 국내 정치적 압력을 꼽았습니다.

[녹취:랩슨 전 대사대리] “Of course, there are challenges ahead for the alliance. First is just sustaining the follow through and implementation of the ambitious vision and cooperation frameworks the leaders have laid out. Second are the domestic political pressures both administrations will face as they prepare for contentious, perhaps even existential, national elections in 2024. Lastly, the North Korean threat. Not a new issue, for sure, but one that will test leaders and require skill and seamless coordination by alliance managers to ensure a united posture of resolve to counter Pyongyang’s escalating provocations, while at the same time finding or creating opportunities for diplomacy and tension reduction.”

랩슨 전 대사대리는 ‘북한 위협’도 양국의 도전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위협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양국 지도자들을 시험하고, 양국의 ‘동맹 관리자들’ (실무 당국자들)의 기술과 매끄러운 조율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미한 두 나라가 “북한의 고조되는 도발에 단결된 결의의 자세로 맞서고 동시에 외교와 긴장 완화의 기회를 찾거나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도 북한 위협을 동맹에 대한 도전으로 꼽았습니다.

[해리스 전 미국대사] “The Alliance is as important to the USA as it is to the ROK. Perhaps more important, it is vital for regional and global security. Some things never change. North Korea's belligerent behavior and strident animosity toward the ROK and USA is as crystal clear as ever. What has changed is the North's nuclear program and the PRC's acquiescence, even encouragement, of it. That Alliance must grow and evolve to address growing threats to both countries and the region. I believe both countries are on track to do just this.”

해리스 전 대사는 “미한동맹은 한국에게 중요한 만큼 미국에게도 중요하며 더 중요한 것은 지역과 세계 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떤 것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미한 양국에 대한 북한의 호전적인 행동과 거친 적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달라진 것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증진)과 이에 대한 중국의 묵인, 심지어 격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동맹은 양국과 지역 모두에 대한 점증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며 “두 나라 모두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랐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해 9월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했다.

한국 방위력 강화…미한일 삼각공조 중요

한편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앞으로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앞서 새로운 역량을 증강하고 새로운 군사 자산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s going to be important for South Korea to continue to build up the new capabilities and new assets necessary to carry out the OPCON transfer. I think doing so will obviously enhance south Korea’s own military strength, and also increase Republic of Korea’s own range of capabilities in very interesting dimensions. And that in turn will allow the U.S. to focus even more on the unique assets and special capabilities that the U.S. brings to the table in this very special relationship.”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를 통해 한국의 군사 역량이 증강되고 아주 흥미로운 분야들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결국 미국이 이 매우 특별한 동맹 관계에 기여하는 독특한 자산과 특별한 능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전술, 전략 무기 등을 언급했습니다.

리스 전 정책기획실장은 앞으로 미한 동맹이 미한일 삼각 협력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리스 전 정책기획실장] “For this alliance to realize its full potential, it also has to become more of a trilateral alliance with Japan especially on the military and intel sides of South Korea and Japan.”

“미한 동맹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참여하는 삼각 동맹이 돼야 한다”며 “특히 한일 간 군사와 정보 분야 협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일간 직접 동맹을 맺지 않고서도 합동 군사훈련과 정보 공유 등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중국의 위협을 감안했을 때 미한 동맹이 군사 역량을 계속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방어와 재래식 역량을 강화하고 미한일 삼자 연합훈련을 더 펼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That is very important to show Beijing that the alliances are strong and that Northeast Asia is ready to deter any kind of attack of any kind of military coercion either by the North Koreans or the Chinese.”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은 “동맹들이 강력하며 동북아 지역이 북한 혹은 중국의 군사적 강압과 공격을 억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중국에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 후 미한 동맹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동맹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북한으로 확장되는 통일만을 상정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민주주의 통일 한반도가 중국 국경과 맞닿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더욱 불안해 하며 새로운 통일 한반도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한국 정부가 들어서든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한반도 통일 뒤에도 “한국이 협력국, 동맹, 안보 보장국이 필요하다고 믿는 한 미한 동맹의 필요성은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위협이 없어진다면 미군의 한국 주둔 형태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강력한 협력 관계, 민주적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안보와 안전 공약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