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조사국 “미한 전략적 협력 강화…미한일 3자 협력 확대”

미국과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해 10월 한국 동해안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과 한국 정부의 대북 공조가 더욱 강화됐다고 미국 의회조사국이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을 지향하면서 미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더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IRA 등 경제적 갈등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갱신한 '미한 관계' 보고서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군사연습과 미한일 3자 공조 확대를 통해 대북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한 간 전략적 제휴를 더욱 강화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임 문재인 정부는 대북 외교에 중점을 뒀지만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억지'를 강조하고 있다"면서 고위급 확장억제협의체 재가동과 연합 군사훈련 확대를 거론했습니다.

이와 함께 두 정상은 기술 개발과 공급망 복원력을 증진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과 한국 기업을 통합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윤석열 정부는 자신들의 역할을 한반도 너머로 확장하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와 더욱 광범위하게 협력함으로써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더욱 적극적인 파트너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조항에 대한 한국의 불만으로 인해 "미한 간 경제적 마찰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배제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양자 협의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문제와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와 미국 간 '일치'가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의 대중 접근은 미국보다 "덜 대립적"이라고 총평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대중 관계에서 종종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한국의 군사태세와 미한일 안보 협력 확대를 위축시키려는 중국의 시도에는 반대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의 독려와 함께 두 나라가 관계 개선 조치에 나섰다면서, 지난해 미한일 정상회담, 3자 군사훈련 확대, 북한 미사일 관련 실시간 정보 공유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신뢰 심화를 위해 가장 골치 아픈 역사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국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의회조사국은 별도의 '미일 관계' 보고서에서 의회는 미일관계와 관련해 '미일 동맹의 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특히 대중국 전략에서 미일 공조와 한일 안보협력 방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정부 모두 베이징을 불신하며 중국의 부상하는 힘과 영향력이 자신들의 국가안보에 해롭다고 인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지리적 인접성과 두 나라의 해양 영토 분쟁은 일본의 우려를 고조시킨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더욱 첨예해짐에 따라 국가안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하고 있다고 기술했습니다.

일본이 지난해 12월 개정한 국가안보전략 문서 등을 거론하며 "일본의 방위와 미국과의 안보 관계에 대한 접근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청사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들 문서가 국방비 증액 등 제시된 목표의 이행 방안과 이를 이행하면서 미국과 보조를 맞출 방안에 대해선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또 "타이완에 대한 중국의 경제 외교 군사적 강제력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양안 충돌 가능성을 시급한 도전과제로 설정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충돌은 미국의 개입 가능성과 일본, 특히 오키나와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의 병력 자산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의회조사국은 '미중 관계' 보고서에서 중국의 행동과 의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의회에서 중국 관련 입법과 감독 활동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래 세계 질서의 형성을 놓고 중국과 지정학적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를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광범위한 경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미 정부가 자신들을 주요 경쟁자로 지목한 것을 비난하고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정부의 '투쟁'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잘못된 이야기'라고 일축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미중 간 쟁점으로 '타이완', '인권', '러시아·북한 관계', '무역·투자·기술' 등을 꼽았습니다.

대북 문제에 대해선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전례 없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억제하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하라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2022년 러시아와 함께 미국 주도의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을 거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