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외교당국, 북한 억류 한국인 즉각 석방 촉구…외교 노력 강조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씨. 김정욱 씨는 지난 2014년 5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는 지난 2015년 3월 기자회견 모습이다. 📷AP(왼쪽), Reuters(가운데, 오른쪽).

미국 국무부가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등 전 세계 모든 정치범의 즉각적인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한국인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가 한국인 등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19일 국무부가 최근 전 세계 정치범 석방 캠페인을 시작하며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김국기 목사를 소개한 것과 한국 통일부가 억류자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제기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세계인권선언이 명시하듯이 전 세계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 그리고 다른 인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 “As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makes clear, every person worldwide is entitled to exercise the rights of freedom of opinion and expression, peaceful assembly and association, and other human rights. The United States calls for the immediate release of all political prisoners and urges all countries and people who believe in the universality of human rights and fundamental freedoms to support the Without Just Cause initiative.”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정치범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며 인권의 보편성과 기본적인 자유를 믿는 모든 국가와 국민에 국무부의 '정당한 이유 없이(Without Just Cause)’ 캠페인을 지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11일 전 세계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새 캠페인 ‘정당한 이유 없이-Without Just Cause’ 계획을 시작하면서 전 세계 상징적인 정치범 16명 중 하나로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김국기 목사를 소개했었습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을 조명하고 책임규명을 촉진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며 “김국기 목사를 비롯한 모든 정치범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습니다.

국무부는 그러나 억류자를 포함한 북한 내 정치범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와 어떤 협력을 할지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도 “북한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19일 VOA의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 지난 11.13 한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미일 정상은 북한에 억류된 대한민국 국민이 즉각 석방되어야 한다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한다’ 는 문구가 최초로 반영됐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 12월 9일 유엔 안보리 토의 전 미국이 낭독한 31개국 공동 발언문에도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들의 인권 상황에 대한 우려’와 억류자 문제 해결을 북한에 촉구하는 문안이 포함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2017년 이후 유엔 북한인권결의에도 관련 문안이 포함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인권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인권은 보편적 가치라는 입장 하에 북한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 EU 등과의 양자협의 등 유사입장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심각한 북한인권 실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과의 구체적 협력에 관해서는 “지난달 5일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이 미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 부차관보와 북한인권 개선 방안을 협의하는 등 한미 간에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펼칠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 시점에서는 공유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앞서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새해 업무 보고 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 인권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는 노력에 대해 강조했다며 외교부가 이런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녹취: 박진 장관] “(윤 대통령은)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북한 인권의 정확한 실상을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그간 등한시되었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와 연대해 나가겠습니다.”

지난 2012년 11월 북한 당국에 체포돼 734일 동안 억류됐었던 케네스 배 NK 릴리프(NK Relief) 대표 등 과거 북한에 억류됐었던 인사들은 앞서 VOA에 한국 정부의 자국민 구출 노력과 더불어 미국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대표] “미국 정부가 협력 차원에서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정보 확인이라든지. 그래서 한국인들이지만 한국 국민과 미국 시민 모두 이들을 안타까움으로, 특히 오토 웜비어 사건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을 위한 온정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북한 인권 활동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또 미한 정부가 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며 향후 미한 정상회담에서 억류자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거나 주한 미국대사가 억류자와 납북자 가족을 만나 이 사안의 중요성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현재 김국기 목사를 비롯해 김정욱, 최춘길 목사 등 개신교 선교사 3명, 그리고 한국에서 국적을 취득한 탈북민 출신 한국인 3명 등 6명이 억류돼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