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한국 핵무장 논의가 더 이상 금기가 아니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미한동맹을 훼손하고 한국의 국제적 입지 또한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전통적 반대 기류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미국이 한국의 안보 우려에 더욱 귀 기울이고 억제력 제공을 서두르는 분위는 이전과 달라졌지만, 공개적 핵무장 논의에 대한 거부감은 여전히 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8일 영상으로 공개된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서는 주류 담론이 돼 가는 한국 핵무장론에 대한 워싱턴 일각의 부정적 시각과 잠재적 위험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연대를 맺고 미국 등 서방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역내 역할과 동맹과의 공조 방향도 함께 짚어봤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한국의 자체 핵무장 관련 사안을 자주 듣습니다. 이 방안은 지난 수십 년간 워싱턴 조야에서 지지받지 못했는데요. 그런데 최근엔 미국의 반응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 절대 안 된다고 못 박는 게 아니라 한국을 안심시키는 데 중점을 두죠. 어떻게 보십니까?
마크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지금 하신 말씀이 전적으로 맞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한국 핵무장은 절대 안 된다고 했죠. 미국 행정부는 모두 보편적인 비확산 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동맹의 핵무기 획득도 반대하면서요. 타이완, 일본, 한국 등에서 그런 사례를 볼 수 있죠. 지금은 그런 태도가 조금 바뀐 게 맞습니다. 한국에서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 됐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한 반응을 보여야 했던 겁니다. 한국 정부의 뺨을 때리며 안 된다고 말하진 않을 것입니다. 소중한 동맹을 그렇게 다뤄선 안 되니까요. 조용히 처리하면서 한국 스스로 그것이 나쁜 생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신속히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절대적으로 준수할 것이고 미국의 확장억제를 가치있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것을 봤습니다. 몇몇 예외는 있겠지만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좋은 방안으로 여기는 미 정부 관리나 안보 전문가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미미한 이익만 줄 것입니다. 그런 게 있다면요. 그리고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핵무기 배치에 따르는 대가입니다.
진행자) 어떤 대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을 표적으로 삼게 될 것입니다. 북한은 한국이 핵무기를 생산하기 전에 공격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고요. 한국의 핵무장은 미국에 모욕이 될 것입니다. 미국을 동맹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니까요. 경제적으로도 큰 비용이 들 것입니다. 한국에서 가동 중인 25개 원자력발전소에 어떤 나라도 연료를 공급하지 않을 테니까요. 한국의 국제적 위상도 바꿀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은 좋은 나라로 통합니다. 많은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요. 그런 한국이 NPT에서 탈퇴하면 불량국가까진 아니라도 국제사회에서 덜 환영받는 국가가 될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안전보장에 대한 의구심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보호하려고 로스앤젤레스와 같은 도시를 과연 희생하겠느냐는 의문이죠.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미국은 한국의 우려를 이해합니다. 확장억제 강화에 더 전념하는 이유죠. 한국과 논의를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확장억제 논의를 위한 다양한 장을 통해서 말입니다. 미국이 서울을 위해 시애틀을 희생할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흥미로운 말이긴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봐야 할까요? 미국의 유럽 동맹들은 40여 년간 소련이라는 훨씬 더 강력한 위협을 마주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핵무기를 말입니다. 그런데 독일이 핵무장을 했나요? 폴란드는요? 이탈리아는 어떻습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억지력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런 위협 때문에 동맹을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
진행자) 영국과 프랑스는 결국 핵무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영국과 프랑스는 애초부터 상황이 매우 다릅니다. 모두 2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들이죠. 영국은 초기부터 미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동참했습니다. 우리는 영국과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이죠. 그러다 몇 년 후 미국 의회는 그것을 홀로 하길 원했습니다. 영국엔 따로 가자고 한 것이고요. 그러나 영국은 이미 시작한 상태였습니다. 프랑스는 항상 독자적으로 행동하고자 합니다. 자체적인 억제력을 갖길 원하죠. 그래서 일찌감치 자체 핵무기를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을 영국, 프랑스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이탈리아와 더 유사하지 않나요?
진행자) 미국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돼 온 주제인데요. 그런데 요즘엔 꽤 많은 전문가가 관련 논의를 하고 있고 제안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확실히 논의 주제가 된 건 맞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책에서 실질적 태도 변화는 없었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한국에선 미국 전술핵무기 재도입이나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 혹은 핵공유 관련 논의가 있었죠. 주로 비주류에서 옹호됐었는데 이제는 주류 논의 주제로 편입됐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면서 미국이 서울을 위해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를 희생하겠느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또 많은 일본·한국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 재선이 미군 철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했죠. 한국의 민족적 자존심도 한몫했습니다. 프랑스와 영국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는 것이죠. 한국 핵무장 논의가 주류가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역대 한국 정부는 핵개발에 관심 없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그것을 옹호했다가 곧바로 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당국자들에게 철회를 지시했겠죠.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님 말처럼 미국은 그런 행동의 대가를 물밑에서 언급했을 것입니다. 언론 등이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미국은 반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전까진 논의할 만한 주제가 아니었고요. 미국은 한국을 지금까지 안심시키기 위해 취한 모든 조치뿐 아니라 물리적 행동까지 보여주려 애쓰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이 원하는 걸 다 할 순 없지만 지금처럼 조용히 처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은 한국인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확장억제 논의를 가속화하는 게 과거와 다른데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미국은 한국 방위를 서약한 조약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확장억제 약속도 있고요. 대통령과 고위 관리들이 수년간 우리의 공약을 언급했습니다.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새겨진 3만 6천 명의 미군 장병의 이름이 한국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보여줍니다. 물론 한국에 배치된 미군 장병 2만 8천500명도 그런 약속의 징표입니다. 미국이 한국과 운용 중인 연합방위사령부도 그렇죠. 대규모 군사 훈련도 재개했습니다. 2018년 취소된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 배치도 재개됐고요. 미국과 한국 군은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고 올해 분명히 확대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말뿐 아니라 전략자산 재배치와 같은 가시적 의지를 통해 한국을 안심시키려 합니다. 우리가 핵계획그룹을 신설하거나 물밑 협상을 통해 다른 양자 메커니즘을 만들지는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런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합니다. 블링컨 장관이 중국 측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당신들이 북한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것이고 일본도 그럴 것이다’라고요. 이것이 중국을 압박하는 방안이고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라는 제안도 있는데요.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과거에도 그런 발언이 나온 적이 있죠.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딕 체니 부통령은 중국에 그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체니 전 부통령의 그런 발언이 어리석다고 봤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변국들이 북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중국은 잘 알고 있습니다. 굳이 말해줄 필요가 없는 것이죠. 또 블링컨 장관이나 다른 미국 관리가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 일본과 한국의 핵무기 개발에 청신호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까지 그런 신호를 줘선 안 됩니다. 중국과의 협상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 핵무기 문제를 우선시하지 않습니다. 그게 문제라고 봅니다. 이에 관해 중국과 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나 한국의 ‘핵 카드’는 전혀 도움되지 않을 것입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해 보죠.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개인과 기관을 제재했는데요. 바그너 그룹은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제재도 받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제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러시아, 중국 같은 나라와 전략적, 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죠. 하지만 미국은 인도태평양에서 한국이 전략적 파트너가 되길 원하는데요.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물론 미국은 이런 골치 아픈 나라를 다루는 데 있어 한국이 같은 편이 되길 원합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는 경우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 상황에 적용하면 더욱 그렇죠. 러시아는 국제질서를 엄청나게 위반하고 있습니다. 이유 없이 이웃 국가를 침공하고 전쟁범죄를 계속 저지르고 있죠. 한국은 분명 러시아에 대항하는 국제적 연맹에 합류해 러시아를 제재해야 합니다. 한국이 다른 나라들만큼 하지 못한 건 유감입니다. 중국은 상황이 다릅니다. 중국의 위반은 교묘합니다. 세계 질서에 대한 위반까지는 아닙니다. 또 한국은 중국의 주요 무역국입니다. 우리는 그런 점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중국과 관련해선 편향된 말을 한국에 합니다. 러시아와는 다르게 말이죠.
진행자) 클링너 선임연구원님, 덧붙일 말씀이 있나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우선 백악관이 공개한 위성사진을 짚어보고 싶은데요. 일각에선 열차가 찍힌 위성사진 한 장만으론 북한과 러시아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 사진을 보고 웃음이 났습니다. 제가 위성사진 분석가로 처음 정보기관에 입문했을 때와 같은 글꼴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사진 속에 작게 표시된 지도도 1980년대 제가 있을 때 사용하던 것과 같았죠. 사진 한장이 모든 정보를 보여주진 않습니다. 2007년 미국은 시리아 원자로를 촬영한 저화질 위성사진을 공개했는데요. 당시 우리에겐 훨씬 더 많은 사진과 다양한 정보가 있었을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늑장 대응했습니다. 어떤 면에선 제재와 국제사회 대응 때문에 수치를 당하는 듯한 상황이었죠. 이제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하는 다른 나라의 노력을 따라잡고 있습니다. 중국의 위반 행위에 대해선 한국 역대 정부는 중국을 비난하는 것을 꺼려왔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중국을 단 한 번 언급하는데 그마저도 긍정적 관점입니다. 반면 일본의 안보 문건과 방위 전략은 훨씬 더 명료합니다. 중국의 잘못을 지적할 뿐 아니라 중국을 가해자로 지목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이 역내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바라고 수용할 만한 내용이죠. 그 역할은 민주국가들이 공유하는 원칙과 가치를 옹호하는 것이어야 했는데 한국이 이를 꺼려왔죠. 중국은 일본과 호주에게도 최대 무역국이지만 두 나라는 한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유엔군사령부는 한국과 북한 모두 무인기를 날리면서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서방 기구인 유엔사가 양쪽 모두를 비판한 것을 흥미롭게 봤습니다. 특이할 정도로 공정했죠. 북한이 먼저 무인기를 보낸 건 누구나 압니다. 한국은 대응 차원이었고 그래서 정당화될 수 있었죠. 양쪽 모두 위반했다고 지적한 건 유엔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여줍니다. 국제적 입지를 강화한 것이죠.
진행자) 유엔사는 북한에 대해선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했고 한국엔 ‘정전협정 위반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선 두 표현 모두 위반으로 정의됐는데요. 두 용어 사이에 뉘앙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클링너 선임연구원) 두 용어 사이에 법적인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유엔사는 많은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정전협정을 집행하고 위반 행위를 식별하는 것이죠. 군사분계선을 넘은 어떤 것도 위반으로 보는 일종의 변호사적인 접근을 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 군은 무인기 대응에 앞서 주한미군사령관과 공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이기도 한데요. 유엔사 결론에 모순이 있다고 보시나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한국 군은 이후 무인기 사태를
긴급 사안으로 보진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일상적이었다고 했죠. 한국 군 병력에 대한 임박한 위협으로 간주한 대응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 유엔군사령관은 모두 한 사람이 겸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사령부의 사령관으로서 각기 다른 역할과 책임, 임무를 갖고 있죠. 이 역할은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유엔사는 당시 한국의 조치를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순수한 군사적 관점에선 비례적 대응으로 볼 수 있죠.
진행자)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은 최근 저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한미군을 중국의 지배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중국을 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건데요. 북한 당국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보시나요?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4년이 지나서야 이런 내용을 밝힌 건 매우 흥미롭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죠. 북한 지도자가 이런 말을 한 게 처음은 아닙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김정일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비슷한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통일 후에도 주한미군이 한국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평화유지군으로 유용할 것이라면서요. ‘우리는 중국이 두렵다’는 말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정은도 같은 말을 했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좀 더 직접적인 표현이었습니다. 최고 지도자와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폼페오 전 장관이 북한에 가서 그런 대화를 한 사실에 박수를 보냅니다. 아무 소득도 없었던 건 유감이지만요. 북한의 공식 성명이 최고 지도자의 실제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진행자) 클링너 연구원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클링너 선임연구원) 확실히 흥미로운 언급입니다. 두 가지를 짚고 싶은데요. 김정일의 말처럼 북한의 인식이 실제로 그렇다면 왜 주한미군을 비핵화 대화 진전의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했느냐는 점입니다.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하도록 양쪽 측면을 모두 내세웠다고 봅니다. 동시에 북한 지도자 3대의 중국에 대한 우려는 한결같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각에선 중국이 북한을 통제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북한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중국이 북한에 점프하라고 말하면 북한은 ‘얼마나 높이서 뛸까’라고 묻는다는 것입니다. 그건 분명 사실이 아닙니다. 한반도 5천 년 역사를 잘못 해석한 것이죠. 북중 관계는 복잡합니다. 더 이상 ‘순망치한’ 관계가 아니라는 거죠. 북한은 미국보단 중국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고 자주 말합니다. 미국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복잡한 북중 관계를 반영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미국 협상가의 관심을 끌려고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가 마침내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했습니다. 6년 만인데요. 왜 이렇게 늦어진 걸까요?
클링너 선임연구원) 우선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번 지명은 북한인권 문제를 미국의 전반적 대북 정책의 한 부분으로 승격시킬 것입니다. 지명이 지연된 이유와 관련해 관료적, 행정적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몇몇 사람에게서 들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인권특사 지명이 진작 이뤄지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이 자리는 트럼프 행정부 4년 내내 공석이었죠. 인권 문제의 우선순위를 낮게 봤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히 당시 북한과 협상과 대화를 했다는 걸 고려하면 더욱 그렇죠. 따라서 매우 환영할 만한 소식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인권 침해와 반인륜 범죄에 대한 집중과 비판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신호이기를 바랍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자신의 정책에서 인권 문제를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인권 침해를 고의로 경시했습니다. 북한에 손을 내미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과 한국 모두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노력을 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의 대담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