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습니다. 미국이 필리핀에서 군사기지 4곳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비롯한 EU 집행위원 대표단이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를 방문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크이우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후 이번이 네 번째인데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위터에 “다시 크이우에 오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에는 집행위원회 동료들과 같이 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EU 지도자들이 크이우를 방문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다음 날인 3일 EU와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이 있습니다. 이에 앞서 하루 전 도착한 건데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크이우 도착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EU가 언제나 우크라이나를 확고히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방문을 통해 EU의 지지와 협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기자) 네. 보렐 대표도 트위터에 “자신의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EU의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크이우에 왔다”고 적었습니다. 보렐 대표는 또, 지난해 2월 24일 전쟁이 시작된 이래 EU가 지원한 자금이 500억 유로(미화 55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유럽은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와 함께했고, 앞으로도 당신들이 승리하고 재건하는 데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양측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어떤 것이 예상됩니까?
기자) EU 지도자들의 도착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인도적 지원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문제가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는 EU 가입을 원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 침공 나흘 후인 2월 28일 EU 가입을 공식 신청했고요. 넉 달 만에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습니다. 통상적으로 후보국 지위를 얻는 데도 몇 년씩 걸리기도 하는데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등 EU 집행부의 적극적인 권고 속에 EU 27개 회원국은 지난해 6월, 만장일치로 우크라이나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정식 회원국이 되기까지 또 어려운 관문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우크라이나가 EU 법을 수용,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검증도 해야 하고요. 그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사법·행정· 경제 등의 측면 등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법치, 정의, 부정부패 척결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단계를 모두 통과한 후에도 각 회원국 의회의 개별 비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얼마 전 우크라이나에서 고위 인사들의 부패 의혹이 불거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부패 의혹이 불거진 국방부 차관을 비롯해 5개 주의 지사 등 고위 관리 10명을 물갈이했는데요. 국방 차관과 대통령실 차장 등은 사임 형식을 취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1일에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과 전직 내무장관 등에 대한 가택수사를 단행했는데요. EU 가입을 염두에 둔 우크라이나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또 발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일 밤,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져 적어도 3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다쳤습니다. 현지 경찰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1일 밤 9시 45분, 러시아군의 이스칸다르-K 순항미사일이 아파트 주거 단지를 타격해 최소한 8개 동이 파손됐고, 그 가운데 1동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에도 러시아 미사일이 동부 드니프로시에 있는 아파트 건물을 타격해 적어도 4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아파트 건물을 종종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있지만 주거용 건물을 겨냥한 공격은 하지 않는다고 줄곧 부인해왔고요. 이번 공격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밤 화상 연설에서 “이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고 개탄했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1일, 러시아와 키프로스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기거래상 이고르 지멘코프 씨 등이 러시아 국영기업과 방산업체에 첨단 기술 장치를 공급했다며 지멘코프 씨와 그의 아들 등 22명의 개인과 기관들을 추가 제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필리핀으로 가봅니다. 미국과 필리핀이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일 필리핀을 방문했는데요. 칼리토 갈베즈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미군이 필리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군사기지 4곳을 추가하기로 양국 간 합의가 이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양국 장관은 이번 조처는 두 나라 간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군의 접근이 가능한 필리핀의 기존 군사기지는 몇 곳인가요?
기자) 현재는 5곳입니다. EDCA에 따라 미군은 필리핀의 공군기지 4곳과 육군기지 1곳에 병력을 순환배치해왔는데요. 이번에 4곳을 추가하기로 합의하면서 총 9곳이 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새로 추가된 군사기지는 어디 있습니까?
기자) 양국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새 군사기지의 위치를 언급하지 않았고요. 또 공동성명에서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전 필리핀군 총사령관은 미국이 타이완과 가장 가까운 필리핀 북부 ‘루손’섬과 남중국해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 군도와 가까운 ‘팔라완’섬에 대한 기지 접근을 요청했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모두 중국과 연관된 지역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루손섬은 타이완과 불과 200마일(약32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이론상으로는 유사시 미군 병력 투입이 쉬운 곳입니다. 미국 정부는 1979년 제정한 ‘타이완관계법’을 근거로 타이완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하되, 중국의 무력 침공 시, 직접 개입 여부는 분명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는데요.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몇 차례, 중국이 타이완에 전례 없는 공격을 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과 필리핀 등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해역에 있죠?
기자) 맞습니다. 남중국해 남쪽에 있는, 약 70개의 암초로 이뤄진 군도입니다. 중국에서는 ‘난사군도’라고 하는데요. 중국은 적어도 3개의 암초를 사실상 군사기지로 만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가 자기들의 해역이라고 주장하는데요.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갈등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필리핀, 양국의 발표 내용 좀 더 들어 보죠.
기자) 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이러한 새 EDCA 지역의 추가는 필리핀 내 인도주의적 상황과 기후 관련 재난에 대해 보다 신속한 지원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다른 공통의 과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현재 운용 중인 5개 군사기지의 인프라 개선을 위해 8천200만 달러를 투자할 방침입니다.
진행자) 양국이 체결한 EDCA, 즉 ‘방위협력확대협정’은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미국과 필리핀 간의 합동 군사 훈련, 장비 사전 배치, 활주로와 연료 저장고 사용, 군용 주택 같은 시설 건설 등을 위해 미군이 필리핀 군사기지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구 주둔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필리핀 헌법은 외국 군대의 영구 주둔과 전투 참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필리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조짐이 보이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반미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친중국 행보를 걸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6월 취임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자국의 이해관계를 따지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2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필리핀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는 강력한 파트너십에 따라 항상 미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CB는 2일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조처는 오는 8일부터 적용되는데요. 이로써 일반은행이 ECB에서 단기간 돈을 빌릴 때 적용하는 ‘MRO’ 금리는 3.00%, 일반은행이 ECB로부터 하루만 돈을 빌릴 때 매기는 ‘한계대출금리’는 3.25%, 그리고 은행이 ECB에 하루만 돈을 맡길 때 주는 ‘수신금리’는 2.50%가 됐습니다. ECB가 결정하는 세 가지 금리 가운데 기준금리라고 하면 바로 MRO 금리를 말합니다.
진행자) ECB가 지난해에도 여러 번 기준금리를 올렸죠?
기자) 네. 모두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이를 통해 유로화를 쓰는 20개 나라의 기준금리는 지난 2014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대를 탈피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의 배경을 ECB는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ECB는 꾸준한 속도로 금리를 크게 인상하고 인플레이션 중기 목표인 2%로 적절한 시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ECB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수요을 위축시켜서 한동안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킬 것이고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상승세가 가져오는 위험에서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네. 지난 1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8.5%, 그리고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은 5.2%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석 달 연속 감소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ECB 발표에서 앞으로의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ECB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서 오는 3월에 있을 차기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다시 0.50%P 올리고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제 금융시장은 각국 중앙은행이 언제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 인상 폭을 줄일지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번 ECB 발표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몇몇 전문가는 이번 ECB 발표를 보고 금리가 최고치에 다다를 시점이 임박했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2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해석을 반박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다뤄야 할 일이 있고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 말은 아직 금리 인상을 중단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분적으로 높은 에너지 비용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압박이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 경제를 어떻게 전망했습니까?
기자) 네. 그는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0.1%로 둔화하였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지속과 긴축적 금융 여건 때문에 유로존 경제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최근 금리를 인상했죠?
기자) 네. 미국 연준도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1일 발표했는데요. 하지만 인상률을 0.25%P로 이전보다 축소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