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개 비행체, 상업∙연구용일 수도"...중국, 18일부터 한국인 단기 비자 발급 재개

지난 4일 미 공군 F-22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에 맞은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안 해상에 추락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북미 상공에서 격추된 3개의 비행 물체가 중국이나 다른 외국의 스파이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중국이 오는 18일부터 한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합니다. 오는 2035년부터 유럽연합(EU) 안에서 화석연료를 쓰는 신차를 구매할 수 없게 됐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지난주 북미 상공에서 격추한 3개의 비행체에 관해 설명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14일, 3개의 비행 물체가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스파이 프로그램과 연관됐다는 초기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기자들에게, 미 정보 당국은 아직 이 3개의 비행 물체가 중국 정찰 프로그램의 일부였거나, 또는 다른 나라의 정보 수집 활동으로 여길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린 건 아니라는 소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비행체들이 단순히 상업, 또는 연구 단체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것이 미 정보 당국의 가장 유력한 설명이라고 커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아직까지 어떤 단체나 개인, 정부도 이 비행체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언급되고 있는 3개의 비행 물체들은 지난주 사흘 연속 잇따라 북미 상공에 출현한 것들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3개 중 2개는 미국 영공에, 그리고 1개는 캐나다 상공에 떴던 것들입니다. 미군은 지난 10일,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격추했고요.11일에는 캐나다 북부 유콘 영공에서,12일에는 5대호 가운데 하나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일단 초기 조사 결과긴 하지만 상업용이나 연구용 비행체로서 군사적 위협은 없었던 것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가 격추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이 14일 그 점에 관해 설명했는데요. 장피에르 대변인은 해당 비행 물체들이 민간 영공에 있었고, 일종의 저고도 비행을 했기 때문에 민간 항공기의 이동에 잠재적 위협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따라 미국인의 안전과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격추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해당 물체들의 잔해는 수거했습니까?

기자) 아직 진행 중인데요. 장피에르 대변인은 해당 물체들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잔해를 회수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그 전에 미국 본토까지 들어온 중국 ‘정찰 풍선’의 잔해는 수거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 북부사령부는 13일,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 상공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의 주요 부품을 상당량 수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군은 격추 다음 날인 5일, 풍선 천(canopy) 등 일부 잔해를 확보했는데요. 하지만 감시 장비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 하부 구조물은 수거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북부사령부는 현장에서 물체의 큰 부분뿐만 아니라 모든 센서와 전자부품 등 상당한 양의 잔해를 회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이 비행체에 대해서는 ‘중국의 정찰 풍선’으로 보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14일 기자 브리핑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에 대해 “이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충분한 자금을 댄 의도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한 첫 번째 풍선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전에도 더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커비 조정관은 적어도 4번 이상 이런 정찰 비행이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그 가운데 3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그리고 1번은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일어났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중국도 최근 비슷한 주장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도 지난해부터 10대가 넘는 고고도 풍선을 중국에 날려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왕 대변인은 해당 풍선들이 중국 당국의 승인 없이 중국 영공을 비행했다면서 미국의 풍선이 다른 나라에 불법 침입하는 건 흔한 일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풍선들이 ‘정찰용’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중국의 이런 주장에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즉각 부인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13일, 중국의 영공 위를 날아다니는 미국의 정찰 풍선은 없다며 중국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중국 정부는 계속해서 항의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왕원빈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는 미국 정부의 최근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도 미국 기관과 개인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습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중국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5개 중국 기업과 연구소 1곳을 수출 통제 명단에 올렸는데요. 왕 대변인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해친 미국의 개인과 기관에 대해 법에 따라 대응 조처를 함으로써 국가의 주권과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14일 한국 인천공항에 도착한 중국발 여행객들이 코로나 검사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중국이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오는 18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중국의 단기 비자 발급이 재개됩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15일 홈페이지에 “2월 18일부터 주한중국대사관 및 총영사관은 한국 국민 중국 단기 비자(방문, 상업 무역 및 일반 개인 사정 포함) 발급 재개를 알려드린다”고 공지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한국 정부도 중국 국민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1일부로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중국 내 코로나 재확산 등의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2일부터 외교와 공무, 인도주의적 사유 등 일부 목적을 제외한 중국인들의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고요. 지난달 말 이를 한 차례 연장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방역 조처도 강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출발 전 코로나 음성 결과를 요구하고, 또 입국한 후에도 다시 코로나 검사를 받도록 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과민 반응을 보인다고 반발했고요. 이어 지난달 10일 중국도 한국인의 중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하고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한국인들의 자국 경유도 제한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다음 날인 14일에는 자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외국인에게 일정 시간 체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배제했고요. 또 한국민에 대한 ‘도착 비자’ 발급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도착 비자란 인도주의적 사유로 급하게 입국하거나 기타 긴급 사유가 있을 때 특정 공항이나 항구에 도착한 후 발급받는 비자를 말합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제 중국 경유 프로그램이나 도착 비자 발급도 정상화하는 겁니까?

기자) 네. 중국 이민관리국은 18일부로 한국 국민이 중국 내 경유지에서 72시간 또는 144시간 동안 체류할 수 있는 정책을 복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한국 국민에 대한 도착 비자 발급도 재개합니다.

진행자) 이로써 비자 발급을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좀 진정되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지난 11일 중국 국민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은 재개하되, 입국 전후 검사와 항공 증편 제한 등 나머지 조처는 일단 유지하며 단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도 자국민들의 단체 여행이 가능한 나라들에 한국을 포함하지 않고 있어 양국 국민의 왕래가 본격화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일본도 중국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본도 지난달 초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습니다. 일본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항공기 탑승 전 72시간 이내에 검사를 받고, 음성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했고요. 공항 도착 즉시 입국자들은 모두 코로나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과는 달리 중국인에 대한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일본에는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중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비자 발급을 중단했었습니다. 그에 따라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 상용 비자 등 비자 발급 절차가 중단됐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 28일부로 일본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달 말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처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수소충전소에서 트럭들이 연료를 충전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럽연합(EU) 내 차량 탄소 배출 감축과 관련해서 중요한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유럽의회는 14일 오는 2035년부터 화석연료를 쓰는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EU 회원국들은 이미 이 법안을 승인한 바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EU 집행위원회는 대형 차량 탄소 배출 절감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이 법은 EU가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죠?

기자) 그렇습니다. EU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0’으로 하는 이른바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는데요. 이번 법은 이런 목표를 성사하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재 EU 안에서 일반 차량이 배출하는 탄소량은 전체 배출량 가운데 15% 정도를 차지한다는데요. 트럭이나 시내버스, 그리고 장거리 운행 버스 같은 대형차량은 이 비율이 6% 정도 됩니다.

진행자) 이번 조처에 따라 2035년부터 새 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전기차나 수소차같이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차량을 살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새 법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이 법이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생산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명확한 시간표를 줬고, 중국이나 미국과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를 진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중국이 성능이 좋고 더 저렴한 전기차를 시장에 대거 내놓고 있다면서 이런 핵심 산업을 역외 국가에 내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이 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반대 진영에서는 자동차 산업과 일반 차량 운행자들이 내연기관 차의 갑작스러운 종말에 준비돼 있지 않고, 또 이번 조처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탄소배출 규제법에 반대해온 옌스 기세케 유럽의회 의원은 “우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가장 좋은지 시장이 결정하게 하자”며 “전기차가 운행하기에 더 저렴하다는 주장은 치솟는 에너지 비용의 위기로 효력을 잃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EU가 대형 차량에서 나오는 탄소 절감 방안도 공개했다고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EU 집행위는 오는 2030부터 5t 이상 트럭과 7.5t 이상 장거리 운행 버스의 탄소 배출 기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이 방안에 따르면 2030년 1월부터 새 트럭의 탄소 배출량은 2019년 수준과 비교해서 최소한 45%를 줄여야 합니다. 또 2035년부터는 역시 2019년 수준과 비교해 65%, 그리고 2040년부터는 90%를 줄이도록 했습니다. 거기에 시내 운행 버스는 2030년부터는 아예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를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