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 6일 터키 남동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40여개 나라 외교관들에게 중국 ‘정찰 풍선’의 위험성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6일 중국에 들어오거나 나간 사람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터키와 시리아 지진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AFP통신은 사망자가 터키와 시리아에서 1만 1천 200명을 넘었다고 8일 보도했습니다. 관리들과 의료진들은 터키에서 약 8천 500명, 그리고 시리아에서 약 2천 60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는 반군이 장악한 지역의 피해도 상당하다고 들었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알레포와 이들리브 등 반군 지역은 12년 넘는 내전에 병원 등 의료시설을 비롯해 대부분 기간시설이 이미 파괴된 채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는데요. 시리아 내전에서 민간인 구조활동을 해온 비정부기구 ‘화이트헬멧’은 반군 지역에서만 적어도 1천400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지진은 최근 몇 년 새 발생한 지진 피해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4월 규모 8.1의 강진이 네팔을 덮쳐 8천800명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이번 지진의 인명 피해는 이미 네팔을 넘어섰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악의 경우 터키-시리아 지진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이번 지진이 최대 2천3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구조활동은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지진 발생 초기 터키 정부는 2만 명의 전문 구조인력을 피해 지역에 급파했는데요. 현재는 약 6만 명이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 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여전히 대부분 지역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피해 지역 주민들은 “가스도, 전기도, 물도 다 끊겼고 천막도 없는 상태인데 아무도 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서 거의 폐허처럼 보이는 곳도 많은데요. 막상 현지에 도착해도 구조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피해 지역은 지진으로 도로가 파괴되거나 무너진 건물 더미에 막혀 중장비 접근이 어렵고요. 또 자칫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크레인 같은 것을 사용하지 못하고 손으로 잔해 더미를 치우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는 눈과 비까지 오면서 야간 수색작업이 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터키 재난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6천 채 이상의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진행자) 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됐는데 생존 가능한 이른바 ‘골든 타임’이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상 지진으로 무너진 잔해 속의 생존자는 72시간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하의 온도 속에서는 저체온증 때문에 버틸 수 있는 시간이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번 지진 피해가 난 터키 남동부는 따뜻한 지역으로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별로 없었다고 하는데요. 2월 들어 이례적으로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터키 정부는 이 재난 국면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진이 강타한 10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터키 정부는 또 일주일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13일까지 전국에 휴교령을 내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 지역과 가까운 곳을 시작으로 재난 피해자들이 머물 수 있는 호텔이나 숙소를 제공하는 등 필수적인 조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터키는 오는 5월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요. 이번 지진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큰 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가 지금 한 마음으로 터키와 시리아 돕기에 나서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전 세계 70여개 나라가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미국은 각각 80명으로 구성된 2개 수색 구조팀을 급파했고요. 유럽연합(EU)도 27개 수색 구조팀과 의료팀을 지원했습니다. 일본은 70여 명의 구조요원과 이동용 발전기, 의료품 등을 보냈고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도 긴급 항공편 제공 등 지원에 나섰습니다. 그런가 하면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구조활동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는데요. 우크라이나는 모든 필요한 지원을 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고, 러시아는 시리아에 배치된 자국 군이 수색과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이 6일 워싱턴에 주재하는 약 40개 나라 외교관 150명을 초청해 최근 논란이 된 중국의 정찰 풍선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도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중국 주재 동맹국 외교관들을 불러 풍선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워싱턴 포스트’ ‘로이터’ ‘BBC’ 등 주요 매체들이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주 미국 상공에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이 출현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 국방부가 지난 2일, 미국 상공에 중국의 정찰 풍선이 떠다니고 있다고 발표하면서 미국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미군 당국은 문제의 풍선이 중국을 출발해 알래스카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 영공에 진입하는 과정을 파악하고 있었고요. 1일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 출현했을 때 격추를 검토했었습니다.
진행자) 몬태나주에는 주요 미군시설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고 유지하는 미 공군기지 3곳 가운데 1곳이 몬태나주에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중국 정찰 풍선에 대해 보고를 받고 국방부에 격추를 지시했는데요. 하지만 국방부 관리들의 권고에 따라 격추를 연기했습니다.
진행자) 국방부는 왜 격추 계획을 반대했던 거죠?
기자) 몬태나 상공에서 격추하면 지상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국방부는 문제의 풍선이 바다로 나가길 기다렸다가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연안 해역 상공에서 풍선을 격추했는데요. 해당 풍선은 미 F-22 전투기가 발사한 공대공 미사일 1발에 명중돼 바다로 떨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각국 정부 외교관들에게 풍선과 관련해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국무부는 해당 설명회에 관한 확인이나 공식 보도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이 익명을 전제로 전한 바에 따르면, 셔먼 부장관은 중국의 정찰 풍선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용하는 대규모 감시·정찰 프로그램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미국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이 정찰 풍선을 운용해왔다는 건가요?
기자) 네. 미국 관리들은 중국이 최근 수년간 하이난 섬 연안에서 정찰 풍선을 띄워왔으며, 일본과 인도,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국가 군사 자원 등 정보를 수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중국 풍선 함대’의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지난 2018년 이래 이 정찰 풍선을 이용해 5개 대륙에서 수십 건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게 미국 정부 관리들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중국은 문제의 풍선이 기상관측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는 미국 국방부 발표가 나온 2일, 외교부 성명을 통해 해당 풍선이 기상관측을 위한 비행기구로, 바람 때문에 계획된 경로를 한참 이탈해 미국의 영공에 들어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요. 미국 정부의 격추 후에는 미국이 국제 관례를 위반하고 과잉반응했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일로 5일과 6일로 예정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이 취소되는 등 양국 관계가 다시 갈등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군이 격추된 풍선을 수거했지요?
기자) 네. 미 해군은 풍선 격추 다음날인 5일 풍선 본체를 수거했습니다. 미군 당국은 7일 폭발물처리반(EOD) 소속 장병들이 풍선을 수거하는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는데요. 수거된 풍선 잔해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으로 보내져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부품 등 잔해 수거 작업에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최근 중국을 드나든 사람의 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매체는 지난 6일 본토 출입국자 수가 67만 6천 명으로 전날(5일)보다 32.8% 늘었고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본토에서 해외로 나가거나 해외에서 중국 본토로 들어오는 사람의 수가 크게 늘었다는 말인데요. 중국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다녀온 곳은 어디였습니까?
기자) 네. 중국 영토인 홍콩과 마카오였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국경을 넘어 홍콩이나 마카오에 간 사람의 수가 지난 6일 56만 8천 명에 달했는데요. 이는 이날(6일) 전체 출입국자 가운데 84%를 차지했고요. 전날(5일)보다 39.2% 증가한 수치입니다.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와 홍콩특별행정구 간 이동이 전면 재개된 것이 홍콩의 전면적인 회복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출입국자 수가 늘어난 건 중국 중앙정부 조치 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 12월 초에 장기간 시행했던 이른바 ‘제로 코로나’ 조처를 대폭 완화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맞춰 지난 1월 8일부터 중국인들의 국외여행을 허용했는데요. 그러면서 점점 더 많은 중국인이 해외여행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제로 코로나 시행 시기 강제했던 여행제한 조처도 풀렸는데요. 그래서 이번 춘제 기간 중국 밖으로 나간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코로나 방역이 완화된 뒤에 처음으로 맞은 춘제 연휴였는데요.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 본토 밖으로 나간 사람의 수가 74만 1천 명으로 2022년보다 93.7%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춘제 연휴 기간에 중국 본토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어디입니까?
기자) 네. 역시 홍콩과 마카오였습니다. 이 기간 두 지역이 목적지인 여행이 49만 8천 건이었는데요.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여행 건수 가운데 81.2%를 차지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여행 건수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회복됐나요?
기자) 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 자료를 보면 중국 본토에서 국경을 넘어 여행한 사람들의 수가 코로나 이전 시기의 36.6% 수준이라고 합니다. 많이 회복하기는 했지만, 아직 당시 수준에 크게 못미칩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가 최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서 논평했군요?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3년 공백 이후 중국이 해외 단체여행을 재개했다”며 “이것이 국제 관광시장을 진흥하고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