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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EU 방문 '전투기 지원' 촉구...터키·시리아 지진, '골든타임'은 이미 넘어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기 전 예를 갖추고 있다.
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기 전 예를 갖추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하고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전투기와 무기를 제공해 달라고 EU 지도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터키와 시리아 지진 발생 나흘째를 맞아 사망자 수가 2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가 국방 관련 시설에서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철거하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우크라이나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유럽을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와 유럽연합(EU) 본부를 찾았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9일) 유럽의회를 방문하고 EU 특별정상회의에도 참석했는데요. 두 곳에서 모두 연설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에서 어떤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먼저 유럽의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럽 동부 국경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고 묘사하며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EU 가입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현대 세계에서 가장 반유럽적인 세력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EU 회원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EU 정상회의 연설에서는 무슨 말을 했나요?

기자) 네. 그는 먼저 “우크라이나와 통합되고 자유로운 유럽에 살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의 열망에 대한 유럽의 확고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EU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가 위험한 공세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침략자들보다 더 빨리 야포와 탄약, 현대적 전차, 장거리 미사일, 그리고 전투기들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 연설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시 전투기 제공 문제를 언급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9일) 기자회견에서 몇몇 EU 나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할 준비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들었다는 약속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았고요. 어떤 나라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해 주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8일)에는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했는데요. 영국에서는 어떤 일정을 소화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영국에 도착해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회담하고 영국 의회에서 연설도 했습니다. 그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면 세계는 변화할 것이며 앞으로 침략자들은 다른 침략을 주저하게 될 것이라면서 전투기 등 군사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에 영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영국은 젤렌스키 대통령 방문에 맞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군 훈련 대상을 조종사와 해병대로 확대하는 방안도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리고 프랑스로 이동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파리 방문 역시 사전에 알려지지 않고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 저녁 늦게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만났습니다.

진행자) 숄츠 독일 총리도 함께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숄츠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보다 먼저 파리에 도착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실무 만찬에 앞서 공동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가 중화기를 더 빨리 얻을수록 러시아의 침략이 더 빨리 끝나고 유럽은 평화로 돌아갈 수 있다”며 신속한 전투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는 결코 이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이겨서도 안 된다”면서 우크라이나는 프랑스를 신뢰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계속 공격하는 한 프랑스는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 채택하고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숄츠 총리의 주요 발언 내용도 전해주시죠.

기자)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의 일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인도적,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필요한 만큼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는데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총리 모두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투기 지원에 관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9일 터키 남부 하타이에서 생존자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9일 터키 남부 하타이에서 생존자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터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사망자 수가 계속 빠른 속도로 늘고 있군요?

기자) 네. APF 통신은 거의 2만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9일 전했습니다. 통신은 현지 관리들과 의료진을 인용해 터키에서 약 1만 6천 명, 그리고 시리아에서 3천100명 이상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 6일 지진이 발생했으니까 지금 나흘째가 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재난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른바 ‘72시간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습니다. 영국 노팅엄렌트대학교 자연재해 전문가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2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고드비 박사는 통상 지진 발생 후 첫 24시간 내 생존율은 74%, 72시간 후 생존율은 22%로 떨어지고, 닷새째 되는 날은 생존율이 6%로 급격히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기적 같은 소식도 간간이 들려오는 것 같아요?

기자) 맞습니다. 현지 언론과 주요 매체는 지진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들을 통해 구조 소식을 잇달아 전하고 있습니다.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은 9일 오전 6시 30분경, 카흐라만마라슈의 무너진 아파트 건물 잔해에 갇혀 있던 5살 소녀와 부모가 73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하는 등 곳곳에서 기적적인 생환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각국의 구조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하죠?

기자) 터키와 시리아 지원 의사를 밝힌 나라는 70여 개국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현재 20여 개국에서 급파한 긴급 구조·수색팀이 피해 지역에서 생존자 구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은 80명으로 구성된 2개 팀이 8일 도착해 구조 작업 중이고요. 한국 긴급 구호팀도 9일부터 구조 활동에 들어갔는데요. 오전에 생존자 5명을 구했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지금 터키에서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피해 지역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피할 곳도, 마실 물도 제대로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늦장 대응하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8일) 특히 피해가 큰 지역인 카흐라만마라슈와 하타이를 방문해 생존자들을 위로했는데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 “이런 재앙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그 누구도 돌보지 않고 내버려 두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행동에 대해 거짓말과 비방하는 자들이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상황도 전해주시죠?

기자) 터키의 피해 지역이 워낙 넓고 인명 피해가 더 큰 것도 있지만, 시리아는 지금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고 서방 언론의 접근이 쉽지 않기 때문에 피해 상황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는 상황인데요. 시리아 민간 구호단체 ‘화이트헬멧’에 따르면 이들리브와 알레포 등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반군 지역은 더 참혹한 형편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는 지난 7일, 서방의 제재 때문에 수색과 구조활동이 지연되고 있다며 제재 해제와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는데요. 하지만 시리아 정부가 반군 지역 포함, 국제 사회가 지원하는 구호물자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호주 의회 건물 담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자료사진)
호주 의회 건물 담장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호주 정부가 정부 시설에 설치된 중국산 감시카메라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결정을 했군요?

기자) 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정부가 국방 관련 시설에 설치돼 있는 중국산 카메라를 찾아서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9일 밝혔습니다.

진행자) 국방 관련 시설에서 중국산 감시카메라를 모두 철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보안 우려 때문입니다. 감시카메라로 수집된 정보가 중국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겁니다. 중국산 카메라 문제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던 야당인 자유당의 제임스 페터슨 상원의원은 8일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문제가 된 감시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들이 중국 공산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필요하면 모든 회사나 개인이 정보기관과 협력하도록 규정한 중국 국가정보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페터슨 의원은 수집된 정보가 중국 정보기관에 넘어갔는지 알 길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 시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만든 중국 회사들이 어디입니까?

기자) 네. ‘하이크비전’과 ‘저장다후아기술’이라는 회사입니다. 두 회사는 모두 중국 정부가 부분적으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두 회사가 만든 감시카메라가 호주 정부 시설에 몇 개나 설치된 건가요?

기자) 네. 패터슨 상원의원은 두 회사가 만든 감시카메라, 건물 내부에 설치하는 구내전화기인 인터콤, 전자출입 체제, 그리고 영상 녹화기 913개가 설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들 장비는 거의 모든 정부 부서의 200개 이상 건물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호주 정부가 일단 국방 관련 시설에서 카메라를 철거한다고 했는데, 이 조처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마크 드레퓌스 호주 법무부 장관은 다른 정부 부서에 있는 카메라도 철거가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조처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우리는 국익에 따라 행동하고 계속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호주 외에 몇몇 다른 나라도 비슷한 조처를 했죠?

기자) 네. 지난해 11월에 영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이유로 하이크비전과 다후아가 만든 감시카메라를 새로 설치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또 이미 설치된 카메라도 제거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영국 정부 발표가 나오고 며칠 뒤에는 미국이 하이크비전과 다후아를 포함해 다섯 개 중국 회사가 만든 새 통신장비를 판매하거나 수입하는 것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이크비전과 저장다후아기술은 이번 조처에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네. 하이크비전은 호주 정부의 우려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회사 대변인은 자신들이 영상 정보에 접근할 수 없고, 그래서 이런 정보를 삼자에게 넘길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또 다른 회사인 다후아 측에서는 아직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 정부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나요?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국가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장하고, 중국 기업들을 억누르고 차별하기 위해 국가 권한을 남용한 잘못된 조처”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호주가 중국 기업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한 공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환경을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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